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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정선권 세미르포...운탄고도 썰매 트레킹

글 | 신준범 월간산 기자   사진 | 김영선 월간산 객원기자

트레킹, 눈썰매, 백패킹으로 인기 급상승 중인 정선 백운산~두위봉 1000고지 임도

새로운 트레킹이 인기를 끌고 있다. 눈썰매와 트레킹, 백패킹을 결합한 운탄고도 썰매 트레킹이다. 운탄고도란 정선 고한읍의 백운산(1,426.6m)과 두위봉(1470.8m) 7~8부 능선 해발 1,100m를 따라 이어진 임도를 말한다. 원래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석탄을 캐서 운반하던 트럭이 다니던 길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 석탄산업합리화 조치로 대부분 폐광되었고, 석탄차가 다니던 길은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이후 1998년 강원랜드에서 백운산을 중심으로 ‘하이원 하늘길’을 조성하면서 정선을 대표하는 새로운 걷기길로 다시 태어났다. 중국의 차마고도와 비교는 어렵지만 실로 석탄을 나르던 고산준령의 도로가 ‘운탄고도運炭古道’이니 과장이 아닌 사실 그대로의 이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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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운탄고도의 가장 큰 즐거움은 내리막에서 썰매 타기다. 속도감과 스릴은 추위를 잊을 정도로 짜릿하다.

해발 1,330m의 만항재에서 시작해 백운산과 두위봉을 거쳐 새비재(850m)로 연결되는 40km가 풀코스. 하지만 1박2일을 걸어야 하는 긴 코스라 대부분 화절령을 거쳐 강원랜드호텔 폭포주차장으로 내려오는 17km 코스를 택한다. 더 짧은 트레킹을 원할 경우 백운산 정상 부근의 하이원리조트나 하이원CC에서 트레킹을 마칠 수 있다. 역방향으로 갈 경우 하이원리조트 곤돌라를 타고 백운산 정상마운틴탑까지 올라와 새비재나 만항재로 갈 수도 있다.

운탄고도 종점인 새비재는 산세가 새가 날아가는 형상이라 해서 조비치鳥飛峙라고도 불린다. 광활한 고랭지 배추밭이 장관이며,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전지현이 차태현과 함께 타임캡슐을 묻었던 곳이다. 당시 영화에 등장했던 소나무는 지금도 ‘전지현 소나무’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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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항재에서 약 2km 들어간 지점에 혜선사 갈림길이 있어, 여기까지는 제설 작업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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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이 오르막이 있지만 가파르지 않아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다.

운탄고도가 겨울에 더 인기를 끄는 건 썰매 트레킹이 가능하기 때문. 적설량이 많고 춥기로 소문난 지역이라 마치 극지탐험가처럼 썰매에 배낭을 올려 끌고 가거나, 내리막에선 짜릿한 스피드를 즐길 수도 있어,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여기에 텐트를 칠 수 있는 너른 평지도 간간이 있어 백패커들의 성지라 불릴 만큼 만족도 높은 적설기 야영지로 손꼽힌다.

우리나라에서 차를 이용해 오를 수 있는 곳 중 가장 높은 고개인 만항재에 닿자 등산객으로 붐빈다. 다행히 대부분 함백산을 오르는 산악회원들이다. 정선 고한읍과 영월 상동읍, 태백시가 만나는 고개가 만항재다. 고려 말 개성에 살던 주민들이 정선으로 옮겨와 살면서 고향을 그리는 망향望鄕이 되었고, 후에 만항晩項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시작부터 평평한 눈길이 고속도로처럼 뻗어 있어 희희낙락이다. 썰매에 배낭을 올려놓고 끄는 것은 전통적인 산행에 익숙한 산꾼에게는 꽤 신선한 경험이다. 얼어붙은 눈길은 미끄러워 과장을 살짝 보태면 썰매의 무게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산책하듯 눈길을 걸으며 썰매를 탈 수 있는 내리막이 나타나기만 호시탐탐 노린다.

제무시가 달리던 길, 이젠 웃음소리로 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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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탄고도를 떠나 하이원CC로 내려서고 있다. 배낭을 썰매에 실어 끄는 것이라, 산행보다 훨씬 힘이 덜 든다.
하지만 초반엔 예상과 달리 큰 재미는 없다. 풍력발전기 건설현장의 중장비와, 재설작업을 하는 포크레인까지 합세해 어수선하다. 허나 처음 만난 내리막에 썰매를 한번 경험하자, 표정이 바뀐다. 생각보다 빠른 속도감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어느덧 아이처럼 소리를 지르게 된다. 1,000고지의 강원도 첩첩산중에서 중년남녀가 환성을 지르며 썰매를 타고 동심으로 돌아가는 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상고대나 눈꽃은 없지만 며칠간 추웠던 탓에 하늘이 한없이 맑다. 낙엽송과 활엽수가 섞인 숲의 공기는 상쾌하고,  길은 순하다. 혜선사 입구를 지나면 오르막이 나오지만 호흡이 거칠어질 정도로 모진 오르막은 아니다.

그 옛날 광부들이 목숨 걸고 피땀 흘렸던 이곳, 제무시GMC 트럭가 천둥소리를 내며 달리던 이 길이 환상적인 썰매 트레킹 코스로 변했음은, 시대에 따른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난 석탄은 연탄이 되었을 테고, 얼마나 많은 서민들의 등을 덥혀주고, 밥 짓고 국 끓이는 소중한 온기였을까? 지금은 골프장과 스키장과 카지노가 생겼으니, 시대에 따라 백운산은 다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보통의 임도는 나무가 높아 시야가 막혀 금방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운탄고도의 또다른 매력은 열린 시야, 남서쪽으로 선달산과 소백산이 미인의 눈썹 같은 실루엣으로 일렁이는 모습은 여간한 산행 못지않은 풍경의 쾌락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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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탄고도는 다른 임도와 달리 시야가 트인 곳이 꾸준히 나와, 지루하지 않게 걸을 수 있다.

운탄고도는 봄에도 많은 이들이 찾는데, 야생화의 천국으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봄부터 온갖 야생화가 산길을 수놓아 야생화 동호인과 사진 동호인, 등산인, 일반인들까지 찾아드는 떠오르는 인기 트레일이다.

짧게 마치고자 한다면 8km 지점에서 골프장인 하이원CC로 하산할 수 있다. 도로까지 500m로 가까워 콜택시를 부르면 금방 고한이나 사북으로 나갈 수 있다. 더 진행하면 백운산 정상부에 닿는데 여기서 임도를 버리고 산길로 들어 정상으로 가면, 하이원스키장 꼭대기인 마운틴탑에 닿는다. 관광객들 사이에 섞여 곤돌라를 타고 편안하게 하산하는 방법도 있다. 임도를 따라 화절령을 지나 내리막에서 신나게 썰매의 스피드를 즐기다 보면 강원랜드호텔 폭포주차장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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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아 함박눈이 내린 다음날 찾으면, 신설에 발자국을 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다만 러셀을 해야 하기에 체력 안배에 주의해야 한다.

교통

만항재까지 운행하는 버스편은 없다. 만항재에서 정선 방면으로 2km 아래인 만항마을 버스회차 지점에서 걸어서 올라야 한다. 고한사북공용버스터미널에서 만항마을까지 1일 4회(07:30, 09:50, 14:10, 19:00) 버스가 운행한다.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이나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수월하다. 고한사북터미널에서 12km 거리이며 차로 20분이면 닿는다.

문의 정선콜택시(033-591-8767, 592-7979, 592-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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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지도 제공

숙식(지역번호 033)

만항재에는 민박이 없으며 태백이나 고한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것이 좋다. 태백시에서 운영하는 태백고원자연휴양림(582-7440)이 있다. 주말기준 7평형 4만 원, 10평형 5만 원, 14평형 8만 원이다.

사북읍내의 정선한우마을 식육실비식당(591-9393)은 한돈모듬이 별미다. 돼지고기 삼겹살, 갈매기살, 목살, 항정상, 가브리살 등 국내산 7가지 고기를 섞어 1kg(4인분 5만5,000원)을 내어준다. 이외에 한우된장찌개(7,000원)와 육개장(8,000원) 등의 메뉴가 있다.

만항재 인근에는 백숙전문 만항할매닭집 (591-3136), 밥상머리(591-2030), 산골닭집(591-5007), 만항식당(591-5196), 웰빙한방마을 (592-1380) 등이 있다.
출처 | 월간산 580호
등록일 : 2018-02-09 16:12   |  수정일 : 2018-02-0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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