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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여행기 #2. 이슬람의 오늘과 기독교의 어제

글 | 유슬기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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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 문화의 교차로’, 터키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설명이다. 지리상으로도 유럽과 아시아의 중간에 있는 이 나라의 도시 이스탄불에는, 실제로 1100년 간 기독교 문화의 중심인 비잔티움 제국의 콘스탄티노플이 있었고 이후 500년은 이슬람 오스만 제국의 중심이었다. 이스탄불의 심장에 성소피아 성당(아야소피아)과 술탄 아흐메트(블루모스크)의 사원이 함께 있는 것은 그 상징적인 장면이다.
 
친숙하고 낯선 나라 터키
 
전국역사교사모임이 함께 쓴 <처음 읽는 터키사>를 보면 터키인들의 조상은 몽골 초원에서 살던 튀르크 족이며, 이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서쪽으로 이동해서 세운 셀주크 제국과 오스만 제국이 그들의 공식 역사라고 한다. 실제 이곳은 튀르크 족이 이동해 오기 훨씬 전부터 수천 년 동안 유럽인들이 그리스, 로마 제국, 비잔티움 제국을 세우고 살았고, 그래서 세계에서 그리스와 로마의 옛 유적과 유물들이 본 모습 그대로 가장 잘 남아 있기도 하다. 가는 곳마다 모스크가 있고 하루에도 몇 차례 아잔이 울려 퍼지는 이슬람 국가이지만, 동시에 기독교 초대 일곱 교회가 있는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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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르에 위치한 성폴리캅 교회

성경의 마지막,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일곱 교회가 자리 잡은 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두아디아, 빌라델비아, 사데, 라오디게아는 터키의 남서쪽에 있다. 사도 바울이 소아시아로 건너와 세운 교회이지만 건물보다는 터 정도만 남아있다. 당시에도 기독교에 대한 박해가 있었기 때문에 가정이나 비밀스런 공간에서 집회를 가졌기 때문이다. 서머나 교회는 당시 순교했던 주교 폴리캅을 기리는 폴리캅 교회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고, 에베소 교회의 경우 계시록을 쓴 요한을 기리는 성 요한 교회가 남아있다.
 
가장 흥미로운 공간은 가파도기아의 데린구유에 있는 지하도시다. 깊이 85m, 지하 8층 깊이의 이 공간은 로마제국의 종교박해를 피해 온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은신처다. ‘깊은 우물이라는 의미처럼 입구에 서면 끝을 가늠하기 어려운 어둡고 좁은 길이 나온다. 터키인 가이드는 자신의 손으로 벽을 긁어 보이며 토질이 무르기 때문에 땅을 파고 들어가는 게 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외에 이 안에서 어떻게 먹고, 자고, 생활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은 부분이 많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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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도시 데린구유로 들어가는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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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린구유의 유래를 설명하는 터키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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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 그려진 벽화

이슬람의 오늘과 기독교의 어제
 
지금은 관광객을 위한 조명시설이 갖춰져 있지만 그때만 해도 칠흑같은 어둠속이었을 지하 도시에는 초를 놓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촛대, 먹을 것을 보관했을 것으로 보이는 저장고 등의 공간이 나뉘어 있다. 그 안에는 예배당은 물론 학교, 마구간, 창고 등도 보인다. 예배당 안에는 벽 위에 그림이 그려져 있다. 예수의 수난과 부활을 상징하는 그림이다.
 
지하 도시의 규모는 3000명에서 많게는 5만 명 가량을 수용했을 정도로 넓고 깊다. 종교 박해가 시작되면 이곳으로 숨어 들었다고 한다. 공기도, 물도 부족했을 이곳에서 초기 그리스도 인들은 이름도, 빛도 없이 모여 살았다. 오스만 제국이 세워진 후 터키는 99% 이슬람 국가가 됐다. 지금은 종교와 정치가 분리된 세속 이슬람을 따른다. 터키에는 오늘도 땅 위로는 이슬람이, 땅 아래에는 기독교의 어제가 흐르고 있다.
 
 
등록일 : 2018-01-11 10:06   |  수정일 : 2018-01-1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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