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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바다알프스를 아시나요? 미치노쿠 시오카제 트레일

글·사진 | 신준범 월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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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리쿠부흥국립공원 해안선 따르는 700km 장거리 걷기길 맛보기
 
한국에 해파랑길이 있다면 일본에 미치노쿠 시오카제 트레일이 있다. 해파랑길이 동해안 절경의 해안선을 이은 걷기길이라면, 시오카제 트레일은 일본 최고의 해안 풍경으로 꼽히는 미치노쿠 해안선을 잇는 700km의 장거리 걷기길이다.

미치노쿠陸奥란 일본 동북 해안지역을 부르는 옛 이름이다. 본토인 혼슈 북부에서도 태평양에 접해 있는 아오모리,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 지역을 말한다. 시오카제潮風란 바닷바람이란 뜻으로, 미치노쿠해안선을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길이란 뜻을 담고 있다. 영문으로는 ‘Michinoku Coastal Trail미치노쿠 코스탈 트레일’이라 표기한다.

미치노쿠해안은 예부터 일본 최고의 해안선으로 손꼽혔다. 1955년 180km의 해안선을 리쿠추카이간국립공원陸中海岸國立公園으로 지정했으며, 이후 국립공원은 그 구역을 조금씩 확장해 현재 220km의 장대한 해안선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일본 환경성은 2013년 명칭을 산리쿠부흥국립공원三陸復興国立公園으로 바꾸어 새로운 국립공원을 출범시켰다.

기존 국립공원과 접한 국정공원·현립공원을 포함해 새로운 해안국립공원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산리쿠三陸復는 일본 혼슈 동북지방 중에서도 태평양 연안의 미야기현, 이와테현, 아오모리현 3개 현을 말하는데, 동일본 대지진으로 무너진 이곳의 부흥을 위해 이름을 바꾸고 면적을 넓혀 재창설했다.

산리쿠부흥국립공원 북부는 전형적인 융기 해안으로 높이 50~200m에 이르는 절벽과 기암괴석의 연속이다. 남부는 침수해안으로 깊이 들어간 만과 돌출된 반도가 복잡하게 해안선을 이루고 있어, 화려한 경치를 보여 준다. 일본에서는 이곳의 호화로운 대절벽을 ‘바다의 알프스’라고 부를 정도로 최고의 해안 경치라 꼽는다. 일본 최고의 산 풍경이 북알프스라면, 최고의 바다 풍경은 산리쿠해안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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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깎아지른 절벽과 바다가 조화로운 기타야마자키. 2기타야마자키의 해안 동굴 속을 걷는 독특한 트레킹 코스.

미치노쿠 시오카제 트레일은 일본 환경성의 산리쿠 부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된 트레일 개설 사업이다. 국립공원 개설과 함께 트레일 추진 작업이 시작되어 700km의 트레일 중 절반인 370km가 정비를 마친 상태다. 본 기사는 전체 트레일 중에서 아오모리현 하치노헤시 구간, 이와테현 구간의 핵심 볼거리 위주로 소개한다.
 
아오모리현 하치노헤시는 미치노쿠 시오카제 트레일이 시작되는 곳이다. 해안 트레일답게 그 시작도 바닷가다. 트레일 시작 기점인 카부시마는 갈매기 서식지로 유명한 작은 봉우리다. 과거에는 무인도였으나 바다가 매립되면서 지금은 해안가의 전망대가 되었다. 전망대 꼭대기에는 신사가 있었으나 화재로 소실되어 공사 중이다. 카부시마는 괭이갈매기들의 서식지로 유명하다.

일본 어촌에서는 괭이갈매기를 신의 전령이라 여겨 신성한 존재라 믿었다고 한다. 또 갈매기가 모인 것을 보고 낚시하거나 그물을 드리워 고기를 잡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때문에 갈매기 똥이 머리에 떨어지더라도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속설이 있다.
 
해안을 이어가면 아시게자키가 나타난다. 성벽 포대처럼 생긴 바닷가 전망대다. 이곳에 서면 속 시원한 바다와 감미로운 해안선이 드러난다. 바다 풍경은 제주 올레와 비슷하다. 트레일은 남쪽을 향한다. 초록 수풀 사이로 난 트레일이 싱그런 풀 향기로 발길을 이끈다. 동북 지방은 일본에서도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개발이 미치지 않은 곳으로 통한다. 덕분에 곳곳에 핀 들꽃을 마주한다. 250종류의 들꽃이 피는데 겨울을 제외한 7개월 동안 매일 한 종류의 꽃이 핀다.

이곳 해안길을 타네사시해안이라 하는데 트레일의 백미로 손꼽히는 구간이다. 때문에 이 코스만 당일로 걷는 이들이 많다. 카부시마를 출발해 아시게자키전망대, 나가스카해안, 오스카해변, 시라하마해수욕장, 시라이와항구, 요도노 마츠바라해안, 다네사시 천연잔디밭, 다카이와전망대, 바닷가 오두막인 하마고야, 오쿠키역까지 총 12km, 6시간 정도 걸린다.

해당화와 패랭이꽃, 서양 민들레와 으아리가 피어 풍부한 색감의 경치를 만들어낸다. 길은 약간의 높낮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평평해 별로 힘들지 않다. 해변에는 미역이 한가득 밀려와 있다. 국립공원 지역이라 허가받은 주민에 한해 채취할 수 있다. 작은 언덕을 넘으면 넓은 모래해변이 펼쳐진다. 백사장 길이만 2.3km에 이르는 오스카해변이다. 항상 높은 파도가 있어 서퍼들의 사랑을 받는 해변으로 모래를 밟을 때 “뽀드득” 소리가 난다. 덕분에 보기엔 아름답지만 걸을 땐 제법 힘든 구간이다.

오스카해변보다 작지만 깨끗하고 파도가 잔잔하다. 모래와 풍성한 소나무로 둘러싸인 시라하마해수욕장이다. 하치노헤시 최대의 해수욕장으로 7~8월에는 많은 피서객으로 북적인다. 일본 환경성 지정 해수욕장 100선으로 뽑혔을 정도로 인기 있는 피서지다. 해수욕장을 빠져나와 다시 해안선 걷기길로 접어들 때 차단기를 지나면 노부부가 운영하는 히라하마요코상회를 만난다. 작은 해산물 간식 판매점이며 주인 할아버지가 배를 타고 나가 잡은 해산물을 할머니가 구워서 판다. 삶은 게 100엔, 구운 물오징어 300엔 등 저렴한 가격에 싱싱한 해산물을 맛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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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시게자키전망대. 인근 바다와 해안선을 솔직하게 풀어놓는다. 2 바다와 천연 잔디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는 다네사시.

일본 해안 풍경 중 유일한 특A 등급

잘생긴 소나무가 지키는 길을 몇 굽이 돌아든다. 수령 몇 백 년에 이르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숲을 이뤄 걷는 것만으로 힐링된다. 문득 깜짝 쇼처럼 드러나는 특별한 경치, 다네사시 천연잔디밭이다. 산리쿠부흥국립공원을 홍보하는 팸플릿에 단골 사진으로 실릴 정도로 정평이 난 명소다. 다네사시해안 일대는 예부터 말 방목장이었기에 천연 잔디밭이 생겼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험한 암초와 푸른 잔디의 대비가 아름다워 마치 스코틀랜드의 해안 같은 이국적 정서를 느낄 수 있다.

주차장 옆에는 다네사시해안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어, 트레일과 지역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향나무로 지은 목조건물이라 들어서는 순간 상쾌한 향기를 전해준다. 가이드의 해설을 들으며 걷는 산책을 신청할 수 있고, 해안 잔디밭 캠핑장 예약도 할 수 있다. 어린 자녀를 위한 조개껍질 공예 체험도 가능하다.

미치노쿠 시오카제 트레일은 내륙으로 방향을 틀어 산 정상에 이르기도 한다. 740m 높이의 하시카미다케산이다. 트레일이 내륙으로 잠깐 경로를 옮길 정도로 인근 해안이 시원하게 드러나는 산 전망대다. 전망대 이름은 ‘오오비라키타이’ 이곳 사투리로 ‘전부 다 보인다’는 뜻이다. 전망대는 6월이 가장 화려하다. 산철쭉이 피어 일대가 분홍색으로 물든다.

팔부능선까지 산간도로가 있어 차로 오를 수 있어, 일반 관광객들도 어렵지 않게 경치를 즐길 수 있다. 하시카미다케는 소가 누워 있는 산세라 ‘와우산’이라고도 불린다. 소가 바다의 신을 모시고 이곳 산으로 들어왔다는 전설이 있다. 전망대 인근에는 무인산장격의 레스트하우스가 있다. 옛날 산장과 신형 산장 두 채가 함께 있는 것이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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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거대한 코끼리들이 바다로 가는 듯한 기타야마자키해안선. 2 풍경의 극락정토라 불리는 조도가하마.

트레일은 곧장 기타야마자키해안으로 이어진다. 기타야마자키는 산리쿠부흥국립공원의 백미로 ‘바다 알프스’란 별명의 주인공이다. 200m 높이의 절벽이 장대한 스케일로 뻗은, 섬세하고 웅장한 해안선이다. 트레일은 절벽 위와 아래를 걸으며 다양한 경치를 볼 수 있게 이어져 있다. 특히 해안동굴을 통과하는 30km 구간이 인기 있다. 기암 해변을 돌아들어 깜깜한 동굴을 100m 걸으면 눈부신 햇살과 함께 늘어선 기암해변의 신비가 기다린다. 제주 올레보다 스케일이 큰 경치를 피부로 느끼며 걸을 수 있다. 기타야마자키해변 트레일은 자연 그대로인 것 같지만, 11년 동안 정비해 완성한 심혈을 기울인 해안 트레일이다.

산리쿠 지오파크는 기타야마자키해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 공원이다. 일본 정부가 발표한 관광자원평가 해안 부문에서 유일하게 특 A급에 오른, 실로 일본 제1의 바다 전망대다. 200m 높이의 기암절벽이 40km에 이어진 놀라운 풍경은 단연 압권이다. 융기해안과 파도의 침식으로 빚어진 호쾌한 단애절벽의 연속이다. 코끼리를 닮은 거대한 기암 구멍 사이로 배를 타고 지나는 해안관광도 할 수 있다.

이와테현 중부 해안선에 이르면 그 유명한 조도가하마에 닿는다. 기묘한 모양의 바위섬 7~8개가 연이어 늘어선 것이 마치 동양화 속 그림 같다. 조도가하마淨土浜는 극락정토極樂淨土를 의미하는데 300년 전 이곳을 방문한 어느 스님이 “여기야말로 풍경의 천국”이라며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근심 없는 극락정토”라 한 데서 유래한다.
 
기묘한 흰색 화강암은 마치 바다를 바둑판으로 착수한 신선의 흰 돌 같다. 기묘한 모양새가 바다 위에 떠 있어 보는 방향에 따라 풍경을 달리한다. 비범한 풍경답게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가만히 앉아 풍경을 바라보는 부부, 물에 발을 담그고 장난치는 아이들, 돗자리를 깔고 음식을 먹는 가족들,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서 경치를 즐기는 사람들, 저마다의 방식으로 조도가하마를 즐긴다.

짧았던 미치노쿠 시오카제 트레일 둘러보기는 여기까지다. 소설의 스토리가 절정으로 치달았는데 결말 없이 끝나는 것마냥 아쉽다. 발길은 이미 뒤돌아섰는데 묘한 운율처럼 놓인 극락정토의 풍경을 마음이 놓지 못한다.

아오모리현 하치노헤시·이와테현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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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41년 역사의 양조 명가 하치노헤 주조

하치노헤의 첫 번째 명소는 사케 양조장인 하치노헤 주조다. 1740년에 시작된 이곳은 9대에 걸쳐 술을 만든 241년 전통의 사케 명가다. 여러 건물이 붙어 있는데, 목조 건물과 벽돌 건물 모두 20세기 초에 지어졌을 정도로 양조장 자체가 유형문화재이자 무형문화재이다.

양조장의 불문율은 ‘술은 남자가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유는 술의 신이 여자라서 여자가 만들면 질투를 해서 술맛이 시큼해진다고 한다. 일본에서 사케는 ‘술’을 뜻한다. 맥주, 양주, 소주, 막걸리 등 모든 술이 포함되는 것이다. 때문에 사케를 주문할 때는 니혼슈(일본술)를 달라고 해야 한다.

2. 일본의 활기가 있는 하치노헤 아침시장

수산물 어획량이 풍부한 만큼 하치노헤는 해산물 시장이 발달되어 있다. 특히 아침시장이 유명해 일본 전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하치노헤시市에만 10곳의 아침시장이 운영 중이며, 이 중 일본 최대의 아침시장인 다테하나 안벽 아침시장과 무츠미나토역 앞 아침시장은 지역의 명물이다.

무츠미나토역 앞 아침시장은 하치노헤의 주방이라고도 불리며, 바다에서 갓 잡은 어패류와 인근 농가에서 수확된 신선한 야채가 많아 활기 넘친다. 1953년 개장한 하치노헤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이며 현지 주민들이 즐겨 이용한다. 일요일을 제외한 요일에 항상 문을 열고 새벽 3시부터 정오까지 영업한다. 다테하나 안벽 아침시장은 3월 중순부터 12월까지 일요일만 오전 9시까지 문을 연다.

3. 싱싱한 해산물 직접 구워 먹는 핫쇼쿠센터

하치노헤시의 현대식 시장이다. 하치노헤항에서 막 올린 신선한 어패류와 야채를 비롯 일본 기념품과 생필품 등을 파는 거대 시장이다. 건물 전체 길이만 170m에 이르며 60개 점포가 빽빽이 들어서 있다. 시장에서 구입한 해산물을 풍로에서 직접 구워서 먹는 시치린무라(풍로촌)가 인기 있는 명소다. 350엔을 내면 풍로와 젓가락, 간장 등을 전부 빌려 준다.

4. 하치노헤역의 상징, 마치리 장식 수레

하치노헤를 대표하는 축제(마츠리)인 ‘하치노헤 3사 대제’에 사용되는 장식수레이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이자 일본 중요 무형 민속 문화재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다. 전시된 수레는 1994년 일본 왕에게 보여 주기 위해 특별 제작한 덴란 수레다. 국가가 길이 풍요롭게 번영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하치노헤 3사 대제는 매년 7월 31일부터 8월 4일까지 5일간 열리는 지역의 대축제다.
5. 도심에 자리 잡은 선술집 골목, 요코초

요코초(골목)는 하치노헤를 대표하는 선술집 골목이다. 옛날부터 항구 도시로 번창했던 하치노헤는 어부를 대접하는 음식점이 발전해 지금에 이르렀다. 화려한 도심의 허를 찌르는 서민적인 밤 풍경을 보여 준다. 요코초는 모두 8개의 골목이 있다. 각기 다른 독특한 분위기가 있어 향토요리를 맛볼 수 있는 선술집, 단골손님이 모이는 일품 요릿집, 오래된 스낵바나 바, 이스닉 요리점 등 다양한 가게가 모여 있다. 구멍가게라 할 수 있는 작은 크기이며, 가게주인과 옆 손님과 거리가 가까워 금방 친해지는 것도 요코초의 매력이다. 한국 남성들이 좋아할 만한 저녁 관광지다.
 
6. 리아스식 해안 구경에 안성맞춤, 산리쿠 철도

이와테현의 리아스식 해안을 운행하는 철도.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어 운영이 중단되었으나 복구해 2014년부터 운행 재개되었다. 시골 해안을 연결한 철도라 ‘적자 철도’, ‘경치 외에 내세울 것이 없다’는 평을 받았으나, 철도 종점인 구지시를 배경으로 한 NHK 드라마 아마짱あまちゃん이 대히트를 친 덕분에 관광객들이 산리쿠 철도를 꾸준히 찾고 있다.

7. 신비로운 푸른 물빛 동굴, 류센도

이와테현의 자연 동굴 류센도는 일본 3대 석회동굴 중 하나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현재 조사된 곳만 3,600m이며 현재 700m 구간이 관람 가능하다. 류센도의 매력은 맑은 물이다. 동굴 안쪽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맑은 물이 여러 개의 동굴 호수를 형성하고 있다. 120m로 일본에서 수심이 가장 깊은 동굴 호수이며, 세계적으로도 손꼽힐 만큼의 투명도를 자랑한다. 조명을 받아 푸르게 빛나는 모습이 아름다워 ‘드래곤 블루’라고 불린다.
출처 | 월간산 576호
등록일 : 2017-11-13 08:43   |  수정일 : 2017-11-1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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