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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만 걸어도 치유효과...21세기는 산림이 대세다

산림청 개청 50주년 특집, 왜 숲힐링인가?

글 | 박정원 월간산 부장대우   사진 |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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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나오면서 각종 질병 발병… 국민 가장 선호 휴양지 “숲과 계곡”
 
숲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다시 숲으로 돌아가자는 주장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왜 그럴까?

인간은 원래 숲에서 살았다. 매우 안정적인 생활을 했다. 한자를 봐도 알 수 있다. 쉴 ‘휴(休)’자를 파자(破字)해 보면, 인간이 나무에 기대 있는 모습이다. 휴식은 인간이 나무에 기대어 쉰다는 의미다. 그만큼 인간과 숲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사바나이론(Savana theory)’이 있다. 과학자들은 인간이 약 700만 년 전부터 숲에서 수렵 채취생활로 살아왔다고 주장한다. 숲에서 탈출한 시기가 대략 1만 년에서 5,000년 전부터라고 추정한다. 수렵채취에서 정착생활이 시작되는 농경사회로 바뀌는 시기와 일치한다. 농경사회로 바뀌면서 숲에서 뛰쳐나와 공동체생활을 시작했다. 결국 인류역사에서 인간이 숲을 탈출한 지 불과 1%의 시간도 안 된다는 얘기다.

인간이 숲에서 탈출하면서 잘사는 줄 알았다. 그런데 숲에서 뛰쳐나온 지 5,000년도 안 돼 갈수록 스트레스·우울증·피부병·주의력 결핍 등 원인을 파악할 수 없는 희한한 질병이 증가하고, 급기야 자살률까지 늘고 있다. 환경론자와 숲 학자들은 이같은 질병은 전부 인간이 숲에서 뛰쳐나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인간이 숲 속에서 생활하면 각종 질병 수치가 호전될 뿐만 아니라 모든 질병의 예방효과까지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지난 2009년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일반국민 82%, 만성질환자 79%가 숲치유 효과를 인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만성질환자 77%는 장기체류를 위한 산림치유시설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숲 치유효과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는 많다.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는 주성분이 테르펜(Terpens)이라는 유기화합물로서 흡입하면 심신의 쾌적감을 주며 피로회복을 촉진시킨다. 숲이 호흡작용을 할 때 내뿜는 음이온은 일상생활에서 산성화되기 쉬운 인간의 신체를 중성화하는 기능을 한다. 음이온은 산림이 호흡작용을 하거나 산림 내 토양의 증산작용, 계곡 또는 폭포 주변과 같은 쾌적한 자연환경에 훨씬 많은 양을 내포한다. 또 뇌파의 알파파를 증가시켜 마음을 안정시킨다.

일반적으로 숲에서의 산소량은 도시의 공기 중 산소농도인 20.9%보다 1~2%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소농도가 짙으면 신진대사와 뇌활동을 더욱 촉진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래서 숲에서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시면 소화가 잘되고 잘 취하지 않는 것이다.

반면 지하나 밀폐된 공간에서 산소농도는 이보다 1~2%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산림을 이루는 녹색의 숲의 색깔은 눈의 피로를 풀어 주며 마음을 안정시킨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산림의 계절감은 인간의 주의력을 자연스럽게 집중시켜 피로감을 풀어 주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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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찾고 이용하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다. 숲의 다양한 효과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숲 속 산소량 도시보다 1~2% 높아

산림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인간을 편안하게 하며,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비교적 넓은 음폭의 백색음(White sound)의 특성을 띤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의 산림소리는 인간 신체에 가장 안정감을 주는 소리라고 평가한다. 숲속에서 부는 바람과 나뭇잎·계곡물소리 등은 쾌적감과 평안함을 제공한다. 나뭇잎이 필터역할을 한 간접 햇빛은 뼈를 튼튼하게 하고 세포의 분화를 돕는 비타민D 합성에 필수적이다.

산림에서는 도심보다 피부암, 백내장과 면역학적으로 인체에 해로운 자외선(UVB) 차단효과가 뛰어나 오랜 시간 야외활동이 가능하다. 햇빛은 세로토닌을 촉진시켜 우울증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방법으로 넓게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숲속을 거니는 행위만으로도 스트레스나 우울증·고혈압·아토피·주의력 결핍 등의 질환예방과 치유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통계로 국내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가 해마다 50만~60만 명이 늘고, 아토피나 비염 등 환경성질환자는 최근 5년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만성질환자의 진료비는 연간 2조 원으로 전체 건강보험진료비의 35%에 해당한다. 또 초·중·고생 762만 명 중 5.7%인 43만 명이 아토피 피부염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실에서 숲에서의 치유효과를 기대하는 사람들은 더욱 늘고 있다.

숲에서 걸었을 때의 변화만 보더라도 숲 치유효과를 알 수 있다. 숲길 산책은 우선 인지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숲길 2km를 걸었을 때 인간의 기분 중 긴장, 우울, 분노, 피로, 혼란의 부정적 감정은 감소하고, 지식의 획득 및 사용방법인 인지능력은 매우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둘째, 숲을 바라만 봐도 심리적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숲 경관에서는 뇌에서 발생하는 알파파가 증가했으며,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회복하는 환경으로 인지했다. 또한 숲에서 긍정적 감정이 증가하고 부정적 감정은 감소했다.

셋째, 숲에서의 운동이 실내보다 훨씬 효율이 있었다. 숲과 실내에서 중년여성을 대상으로 10주간 동일한 강도의 운동을 실시한 결과, 숲에서 운동한 집단에서 혈관질환 등 성인병을 일으키는 중성지방 글루코스가 감소했으며,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HDL-C와 노화를 억제하는 항산화효소(SOD), 면역력 향상 및 항암을 지연시키는 멜라토닌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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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림청은 7단계로 나눠 생애주기별 산림복지를 실시하고 있다. 숲태교 프로그램은 산모의 정서적 안정감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숲태교 프로그램에 참가한 산모와 가족이 따라하고 있다. 2 숲유치원 어린이들이 숲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신기한 듯 나무와 풀을 살피고 있다.

넷째, 숲태교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12주에서 30주 이하의 임산부를 대상으로 숲태교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임산부의 정서가 안정됐으며, 모성 정체성도 크게 증가했다. 숲태교 프로그램을 경험한 10~30대 미혼모의 우울감과 불안감이 감소했으며, 자아존중감과 삶에 대한 만족도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섯째, 소아천식과 소아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는 기관지 내 염증과 아토피 발진이 호전됐다. 여섯째, 직장인들은 숲을 가까이할수록 스트레스가 적게 나왔다. 교육직 공무원 2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소 숲을 이용하는 직장인의 경우 숲을 이용하지 않은 직장인보다 직무만족도는 높고 직무스트레스는 낮게 나왔다.

일곱째, 알코올 의존자들은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경험한 뒤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사회수용도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덟째, 중년남성은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보였다.

선진국은 이미 다양한 숲 프로그램 운영

우리 인간의 정신과 육체는 아직도 숲과 조화로운 교류를 하던 생활을 잊지 못하고 있다. 현대인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인간 근원적인 바탕이 현재 도시 생활과의 부조화와 부적합에서 일어나는 갈등이다. 이러한 현상을 하버드대학의 월슨(Wilson, Edward) 교수는 ‘바이오필리아(Bio philia, 일명 생명사랑)’ 가설로 설명했다. 미국 임상심리학자 브로드는 ‘테크노스트레스(techno-stress)’로 표현했다.

바이오필리아 가설은 인간이 자연과 접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정서, 인지, 신체적으로 달라져 학습이나 치료, 정신집중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테크로스트레스는 인간이 첨단기술사회에 적응하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말한다. 현대인이면 누구나 겪는 스트레스다.

도시생활에서의 부적응과 부조화는 결국 숲으로 갈 수밖에 없게 만든다. 자연스레 인간이 숲으로 발길을 돌리게 한다. 외국에서는 이미 숲 관련 프로그램이 매우 활성화돼 있다. 산림 선진국인 독일에서는 1800년대 중반부터 숲과 온천 중심의 자연치유를 전 국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의료보험과 연계해서 운영한다.

일본에서도 국가프로젝트로 숲의 건강효과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지난 2010년에 이미 삼림테라피기지를 42개소나 운영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삼림테라피기지에서는 음식요법과 호흡법, 걷기요법 등의 상시 프로그램을 운영, 이용자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과 숲 관련 현황은 어떤가? 국민들은 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기록할 정도로 다양한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의학에서 많은 처방을 내놓고 있지만 별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실정이다. 반면 숲을 찾는 사람은 해마다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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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치유의숲 117만 명 찾아

산림청에서 조성한 치유의 숲을 찾는 인구는 2013년에 79만 명, 2014년 100만 명을 처음 돌파한 데 이어 2015년 110만 명, 2016년 117만여 명을 기록했다. 2009년 산음 치유의 숲을 처음 개장한 이래 불과 5년 만에 100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치유의 숲은 전국 9개소를 운영 중이고, 2021년까지 47개소(국립 10개소, 공유 36개소, 사유 1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2016년 기준, 치유의 숲 연간 방문자 117만 명 중 9.5%에 해당하는 약 11만 명이 치유의 숲에서 운영 중인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했다.

산림청은 산림복지법이 시행된 2016년 4월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을 개원해 국민 누구나 생애주기에 맞춰 산림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생애주기별 산림복지는 출생기(산모 숲태교 프로그램 운영)→유아기(유아숲체원 운영)→아동·청소년기(산림교육 프로그램 확대)→청년기(산악레포츠 시설 운영)→중·장년층(자연휴양림, 산림치유 공간 조성·운영)→노년기(산림요양 서비스 및 자원봉사)→회년기(수목장림 확충)으로 이어진다.

지난 2001년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야외 휴양지는 “숲과 계곡”이라고 한 응답자가 56%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21세기에 산림청이 추진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정책 중 하나로 산림휴양 정책을 들기도 했다. 자연휴양림 이용자 역시 1997년 261만 명에서 2001년에는 382만 명으로 증가했다. 2015년에는 연간 이용객수 1,500만 명을 돌파하며, 대표적인 국민 여가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산림청은 이에 부응하기 위해 전국 자연휴양림을 165개소로 확대 조성했다.

이제 산림복지는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대세가 됐다. 2016년 3월 시행된 산림복지법에 따르면, 산림복지는 ‘국민에게 산림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 휴양, 교육 및 치유 등의 산림복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복리 증진에 기여하기 위한 경제적·사회적·정서적 지원’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림복지서비스는 ‘산림문화·휴양, 산림교육 및 치유 등 산림을 기반으로 하여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고 규정한다.

산림청은 산림복지로 국민행복 시대 실현을 위해 1인당 산림복지 수혜일을 연 4일에서 8일로 확대,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을 현재 7.95㎡에서 8.6㎡로 확충하고, 산림복지 전문인력을 2013년 4,545명에서 1만5,000명까지 증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숲 프로그램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단순히 숲으로 돌아가자는 차원이 아닌 숲에서 힐링도 하고 치유도 하는 산림치유를 위해서다. 산림치유는 산림의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해서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이다. 이에 따라서 인간과 숲의 관계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다. 산림치유가 단순히 인체의 건강만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정신적 치유효과까지 속속 입증되고 있어 ‘21세기 새로운 통합대체의학’으로 각광받는 현실이다.

2021년이 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령 국가의 대열에 올라서게 된다. 정부의 노년층 의료비 부담은 더욱 증대할 것이다. 이에 대한 돌파구는 산림을 통한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고 비용도 적게 든다. 고령화사회에서는 공공복지를 산림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민간부문의 산림복지 분야 활성화와 더불어 관계부처 간의 긴밀한 협조를 통한 국가적인 관심을 지속적으로 쏟는다면 산림을 통한 국민들의 삶의 질은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심에는 산림청이 있다.
출처 | 월간산 570호
등록일 : 2017-05-08 18:13   |  수정일 : 2017-05-0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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