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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기획사'가 된 서점 이야기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글 | 시정민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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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최대 서점 츠타야는 단순한 ‘서점’이 아니다.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된 모든 것을 콜렉팅하고 제안하는 ‘문화 기획사’다. 츠타야를 소유하고 있는 지주회사 ‘컬처컨비니언스클럽(CCC)’에 ‘컬처’가 들어가는 것 역시 그런 회사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

츠타야 서점은 34년 전 35평 규모의 작은 서점으로 시작해 현재 일본 내 1500개의 점포와 6000만 명에 이르는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초기 서적, 음반, DVD의 단순 대여업에만 집중하다 점차 각종 문구, 소품,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활용품을 접할 수 있도록 영역을 넓혔다. 최근에는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등과 제휴를 맺고 카페, 여행, 숙박 등의 카테고리 확장에 나서며 글로벌 기업을 위협하는 ‘대항마’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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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는 마스다 무네아키회장이 지난 10년간 사내 블로그를 운영하며 사원들과 공유했던 경영 일기 1500편 중 100여 편을 추려 엮었다. CCC의 초창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마스다 회장의 가치관과 경영철학, 비전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마스다 회장은 서문에서 자신이 좋아하던 일을 창업으로 연결한 1982년 청년 시절부터 찬찬히 회상한다. 대학시절 포크 밴드 활동을 하며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그는 오사카 히라카타 역 주변에서 음악 대여업에 도전한다. 당시 주변에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서점이 없던 탓에 책 대여도 겸한 공간으로 만들어 보기로 한 것. 대여업 운영 노하우는 전무했지만 그는 자신이 좋아하던 것을 고객의 니즈와 접목하면 결국 성공하게 될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1983년 3월 히라카타 역 근처에 입점한 ‘츠타야’의 시작이었다.
 
개점일부터 츠타야는 근처 고교생들과 쇼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고 오후에는 퇴근길 회사원들로 북적였다. 비싼 임대료 탓에 영업시간을 밤 11시까지 늘린 전략도 주효했다. 마스다 회장은 선 채로 눈 깜박할 새 하루를 보내는 날들이 허다했고 츠타야 1호점은 대박이 났다.
 
이후 에사카, 도쿄, 가고시마 등 다른 지역으로 매장을 확장했고, 철저히 그 지역의 고객 취향을 아는데서 부터 출발했다. 특히 2011년 도쿄 다이칸야마에 자리한 티사이트(T-SITE)점은 그가 고객을 대하는 자세가 잘 드러나는 매장이다. 공간은 처음부터 60세 이상의 시니어들이 ‘내 공간’처럼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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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

미에 관심이 많은 실버 세대 여성을 위한 에스테 살롱과 반려동물 병원이 딸린 숍을 운영하고 택시를 쉽게 잡을 수 있는 택시 승강장도 별도로 만들었다. 서점도 건강과 종교, 철학, 여행 등 시니어들의 관심사와 관련된 책으로 구성해 그들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츠타야가 단순한 서점을 넘어 음식, 주거, 패션 등 라이프 스타일을 기획하고 제안하는 ‘미래 서점’으로 불리게 된 것은 이때부터였다.
 
“고객의 기분으로 기획하기 위해 마스다는 몇 번이고 매장을 바라본다. 같은 매장이라도 아침의 기분, 점심의 기분, 저녁의 기분으로.”
 
고객의 취향을 기획의 재료로 삼는 마스다 회장의 성공 레시피는 책 곳곳에 현실감 있게 드러난다. 티사이트점을 만들기 위해 바로 앞에 위치한 카페에서 사람들을 지켜보거나 역에서 매장까지 20대 여성의 기분으로, 대학생의 기분으로 때론 노인의 기분으로 수차례 걷기도 했다. 회장의 노력을 보고 배운 직원들 역시 도쿄 에비스가든 플레이스와 롯폰기 힐스 매장을 만들 때는 그 지역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근처에서 살기까지 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마스다 회장은 기획의 본질에 대한 나름의 철학을 갖게 됐다. 그는 “기획은 고객 가치, 수익성, 사원 성장, 사회 공헌 네 가지가 결합돼야 한다. 과거에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행위는 결국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함과 동시에 수익, 사회적 가치와 연결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동시에 자신을 포함한 직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위해 도전할 수 있도록 터를 열어주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일의 효율이 떨어지더라도 명령보다는 직원들의 정보와 의견을 경청하고 그들의 실패를 적극 장려하는 그의 자세는 기획에 관한 그런 신념과 맞닿아 있다.
 
마스다 회장은 “기획회사로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고 결의한 날부터 모두가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며 “그런 기업은 경쟁사의 움직임에 둔감해져 고객에게 외면 당하지 않고 고객이 기뻐할 기술이나 서비스를 스스로 기획하고 실현한다”고 말한다.
 
등록일 : 2017-12-11 17:14   |  수정일 : 2017-12-1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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