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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물건을 구매하지 않고 ‘고용’한다...<일의 언어>

글 | 신용관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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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에서 사용하는 분석 개념 중에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라고 있다. 단순하고 저렴한 제품이나 서비스로 시장의 밑바닥을 공략한 후 빠르게 시장 전체를 장악하는 방식의 혁신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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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일의 언어>
 
이 용어는 세계적 경영학자인 미국의 클레이턴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창시한 것으로 1997년 저서 <혁신 기업의 딜레마>를 통해 처음 소개됐다. 이 책은 10개 언어로 번역돼 25개국에서 출판된 경영학 분야 스테디셀러 중 하나다.
 
<일의 언어>(알에이치코리아 발간, 원제 ‘Competing Against Luck’)는 크리스텐슨이 공저자 3명과 함께 낸 신작이다. 크리스텐슨은 ‘파괴적 혁신’ 이론의 미비점에서부터 출발한다. 이 이론이 후발업체의 등장은 잘 설명하는 반면 기존 회사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로드맵은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의 언어>에서 성공적인 이노베이션과 소비자 행동의 인과관계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인식의 틀로 ‘할 일 이론(Jobs Theory)’을 제시한다. 이 이론의 핵심은 “소비자는 물건을 구매하지 않고 고용한다”는 문장에 있다.
 
크리스텐슨에 의하면 소비자는 어떤 제품을 단순히 사들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해내기 위해 그것을 ‘고용’한다. 만약 그 일을 해내지 못한다면 그 제품을 해고하고 문제를 해결해줄 또 다른 제품을 고용한다. 따라서 소비자의 ‘해야 할 일’을 파악할 수 있다면 사업의 성장 방법에 대해 전혀 다른 시각을 갖게 되고 이노베이션에 성공할 수 있다.
 
크리스텐슨은 동료 마케팅 교수의 통찰을 인용한다. “소비자는 4분의 1인치짜리 드릴을 사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4분의 1인치 구멍을 원한다.” 하지만 회사 관리자는 제품을 사는 소비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을 쉽게 잊어버린다고 그는 지적한다. 해야 할 일에 바탕을 둔 접근 방법은 아마존, 인튜이트, 에어비앤비 등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일반 회사들에는 불필요한 관료주의가 형성되고 관리자는 스스로를 감독하는 역할로 규정한다. “관리자는 소비자가 자사 제품을 고용한 이유를 집요하기 묻는 대신에 스프레드시트의 오차 없는 정확성 아래 굴복하고 만다. 그 결과 관리자는 소비자의 할 일보다 제품과 서비스로 회사의 업무를 규정하려 든다.”
 
소비자의 할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제품 브랜드는 해야 할 일과 동의어가 된다. 이른바 ‘목적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된다. 목적 브랜드란 소비자가 어떤 중요한 일을 성공적으로 해결하려 할 때 저절로 떠올리는 제품을 말한다. 구글, 스타벅스, 에어비앤비, 우버, 디즈니 등이 대표적인 목적 브랜드다.
 
이들은 강력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고 “그냥 구글하세요”에서처럼 동사로 사용되기도 한다. 기존의 경쟁 기준에 순응하지 않고 소비자의 핵심적인 ‘할 일’ 위주로 통합되어 있는 목적 브랜드는 업계 구조를 재편하고 경쟁 기준을 바꾸며 프리미엄 가격을 요구한다. 아울러 회사가 하는 일을 외부 세계에 알리는 길잡이가 되고 직원들에게 명확한 의사결정과 행동 지침을 제공한다.
 
<일의 언어>는 크리스텐슨의 경영사상가로서의 면모가 잘 드러나는 책이다. 경영의 이론적 측면이 깊게 탐구되고 있다. 동시에 책은 아마존, 에어비앤비, 이케아, 메이요클리닉, 유니레버 등 성공기업 사례들을 통해 이론이 현실과 어떻게 접목되는 지를 적절하게 제시하고 있다.
등록일 : 2017-04-19 15:25   |  수정일 : 2017-04-1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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