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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길이 만든 꽃길, 워너원 옹성우

글 | 이루신 자유기고가   사진 | 워너원 공식 SNS, 판타지오 2018-12-26 09:51

ⓒ NEWSIS
‘옹씨 성을 가진 연예인이 또 있나요?’ 2017년 8월 포털에 올라온 질문이다. 이에 한 누리꾼은 “없습니다. 옹성우는 연예계 최초 옹씨 아이돌입니다”라고 답했다. 워너원으로 데뷔 후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그는 자신은 “옥천 옹씨”이며 “전국에 723명 정도 된다”고 말했다. 723명 중에 최초의 연예인이 된 옹성우는,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도 독보적인 팬덤을 갖고 데뷔했다. 종합순위 5등, 98만 4756표를 받아 상위권에 안착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한 번도 10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어, ‘로열 길’을 걸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옹성우의 여정이 늘 꽃길이었던 건 아니다. 옹성우는 데뷔 전 예고를 졸업하고 실용음악과에 진학했다. 소속사의 연습생 시절,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섭렵해 ‘알바왕’으로도 불렸다. 쇼핑몰 모델부터 웨딩 모델, 헤어 모델까지 다양한 활동을 한 터라 과거의 기록이 인터넷에 고스란하다.
 

옹성우는 이를 ‘흑역사’라 부르지만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다. 처음 캐스팅되어 들어간 소속사의 사정이 나빠져 데뷔는 요원했다. 계약 기간은 한참 남아있었다. 기약 없는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당시 그가 쓴 일기에는 “잡초처럼 살아남아 꼭 데뷔할 것이다”라는 문장이 꼭꼭 눌러 쓰여 있다. 춤과 노래, 연기를 연마하는 시간이기도 하면서 ‘쇼비즈니스’ 세계의 엄혹함을 체감하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연습생 생활 10년 만에 ‘매력도 있고 실력도 있는’ 멤버라는 바람을 이루며 워너원이 됐다.

“연예인을 꿈꾼 기간이 10년 정도 돼요. 그 기간 열심히 한 적도 있고, 마음 놓고 놀아본 적도 있고, 좌절을 겪고 또 열심히 한 적도 있는데 ‘나는 그래도 잘할 수 있어, 나는 잘될 거야, 나는 가능성 있어, 크게 될 거야’라는 작은 희망이 늘 있었던 것 같아요.”


연습생 10년, 포텐이 터지다


그의 잡초 같은 생명력은 정글에서도 빛을 발했다. 지난 7월 방송된 〈정글의 법칙〉 사바 편에 옹성우는 워너원 멤버인 하성운과 함께 출연했다. 옹성우는 출연하게 된 이유로 “지난 연예대상에서 병만 족장님과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했다.

당시 김병만은 정글에 오면 ‘호강시켜주겠다’고 장담했다고 하는데, 이들 눈앞에 펼쳐진 곳은 악어 떼가 득실거리는 야생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금방 적응했다. 하성운은 “보통 정글에 오면 못 먹는 것도 있다고 하는데, 성우는 다 싹싹싹 잘 긁어 먹어서, ‘옹냠냠’”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실제로 옹성우는 정글에서도 싹싹한 모습을 보이며, 먹잇감을 찾아다녔다. 이들이 18시간의 굶주림 끝에 바다낚시로 갑오징어와 꽃게를 잡아 올려 폭풍 먹방을 선보이는 장면은 최고 시청률(수도권 가구 시청률 2부 기준)인 12.2%를 기록하기도 했다. 무대에서와는 다른 야생의 모습이 보는 이들을 사로잡았다.

옹성우가 가진 매력은 다양하다. 팬들은 그를 ‘써리원 인간’이라고 부른다.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처럼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서다. 대기실이나 멤버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옹성우는 잔망스럽다. 웃음을 터뜨리기 위해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경쟁이 일상이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미션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상생’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별평가에서 “저희가 사공이 너무 많아서 산으로 갔습니다. 그 산을 넘어버리려고 크게 노를 저었습니다”라고 했던 그의 멘트는 지금도 회자한다. 5위로 데뷔 조 안에 들었을 때도 어떤 포지션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워너원에서 웃음을 주는 사람이고 싶다”고 답했다.


하지만 무대에 올라가면 다르다. 연기자 출신다운 카리스마가 있다. 〈프로듀스 101〉 트레이너들은 “무대 연기가 되는” 멤버로 옹성우를 꼽기도 했다. 부족한 노래와 춤은 연습으로 채웠다. 4일 동안 4시간만 자고 연습해 ‘나야 나’를 마스터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비보잉에 특화된 춤선은 칼군무에 맞도록 조율했다. 그를 ‘노력형 재능부자’라고 부르는 이유다.

〈워너원고〉를 연출했던 김신영 PD는 옹성우를 ‘바른 친구’로 기억한다. 그는 옹성우를 “굉장히 젠틀하고 가정교육을 잘 받고 자란 듯한 예의 바른 친구”라고 말한 뒤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심과 애정도 크다”고 덧붙였다. 옹성우는 워너원의 포토에세이 〈우리 기억 잃어버리지 않게〉에서 “멤버들에게 힘든 일이 생기면 고민 상담을 해주는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다. 남자들끼리라 잘 표현하지 못하지만, 내가 항상 생각하고 위한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배려는 멤버들에게 그치지 않는다. 팬들의 성원에 대한 피드백도 활발하다. 그는 팬카페에 “매일 사랑한다고 말해도 부족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멤버들은 옹성우가, 평소 시집을 자주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7 프리미어 팬콘 서울 마지막 공연에서는 안재동 시인의 〈내 안의 우주〉를 낭독하기도 했다. 팬들에게 자기 마음을 전하기 위한 노력이다. 무대에서도 자신에게 손을 흔드는 팬들에게 일대일로 눈 맞춤을 해준다. 퇴근길에도 차 주위에 몰려든 팬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넨다. 그가 워너원 열한 명의 멤버 중 가장 바쁜 이유다.


노력형 재능부자


“재미있는 모습도, 진지한 모습도 둘 다 저 맞아요.”

옹성우는 자신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자주 찾아 본다고 했다. 워너원이 음원 차트와 CF, 브랜드 평판 순위를 줄 세우기 하던 지난해, 한 패션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가장 바쁘고 가장 혼란스럽던 시기,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기보다 더 나은 내가 되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 패션지 에디터는 그를 ‘화보 장인’이라고 표현했다. 옹성우에게는 잊고 싶은 기억이었던 전천후 모델 경험이 지금 그를 장인으로 만들어준 셈이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땐 ‘애매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했다. 배우 하기엔 애매하다…, 아이돌 하기엔 애매하다… 등의 말들이 그를 괴롭혔다. 지금은 그를 조각 같다, 완벽하다며 ‘옹비드’라 부른다.

ⓒ NEWSIS
옹성우는 연습생 시절 단편영화 〈성우는 괜찮아〉를 찍었다. 영화 속에서 “두려워요. 나는 미치지 않았기 때문에, 들킬까 봐 겁나요”라는 대사가 그의 마음에 오랫동안 씁쓸함을 남겼다고 했다. 진심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뷔 후 그 영화를 봤을 때는 기뻤다고 했다. “지금은 미쳐있는 것 같아서”다.

“나는 지금 미쳐있는 것 같아요. 미치게 해주는 존재는 팬들이고, 무대에 미쳐있고, 음악에 미쳐있고, 그래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는 팬들과 거리를 두지 않는다. 사인회에서도 먼저 인사를 건네고 악수를 한다. 팬클럽에서도 팬들이 보낸 모든 글을 읽는다. 읽고 나면 어떤 답장을 보낼지를 고민한다. 팬들이 보낸 진심만큼, 진심을 담아 보내고 싶어 한다. 아이돌도 고된 일에 시달리면, 감사함을 잊기 쉽다. 옹성우가 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면서도 팬의 존재에 여전히 감격하는 이유는, 10년이라는 담금질의 시간이 있어서다. 바라봐주는 사람이 있어야 피어날 수 있다는 걸, 그는 이제 안다. 스타인 그는, 그래서 팬들을 우주라 부른다. 지난봄, 옹성우는 자작시를 팬들에게 건넸다. 제목은 〈너에게〉다.
톱클래스 2018년 11월호
등록일 : 2018-12-26 09:51   |  수정일 : 2018-12-2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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