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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배의 나무와 숲

함박도를 아십니까?

대한민국 서해에 함박도라는 섬이 있다. 행정구역으로는 강화군에 속해 있는 대한민국 땅인데, 국방부는 북한 땅이라고 설명한다. 군사정전협정에 해당 조항을 봐도 북한 땅으로 보기 어렵다. 그런데 함박도에 북한군의 해안포 기지가 구축되어 대한민국 수도를 위협하고 있다. 명확한 9.19군사합의 위반이다. 속히 정부는 함박도의 군사시설 철수를 북한에게 요구해야 한다.

글 |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9-02 18:32

▲ 함박도의 해안포 기지는 대한민국 수도에 치명적 위협을 가할 수 있다
대한민국 서해에는 이상한 섬이 하나 있다.
모양이 함지박 같아서 이름은 함박도, 크기는 19971(6000)로 축구장 세 개 정도의 면적이다.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78미등록도서 및 비정 위치도서 등록사업’ 때 문서상으로 대한민국 영토로 인천 강화군 서도면 말도리 산 97’라는 주소를 갖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최근인 201811월에도 해양수산부 장관 고시에 따라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고,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국가지정문화재구역(천연기념물 제419-강화 갯벌 및 저어새 번식지)’으로 소중하게 여겨졌던 곳이다.
서해 인근 섬 주민들이 1980년대까지 드나들며 조개를 캐곤 했던 삶의 터전이기도 했다. 함박도를 중심으로 남쪽으로 8km 밑에는 우도가 위치해 있으며, 동쪽으로 6km로 가면 말도가 있다. 썰물 때면 이 두 섬에서 갯벌로 연결되어 있어서 걸어서 건너갈 수도 있다. 함박도 앞바다는 수심이 3m밖에 되지 않아 썰물 때는 갯벌로 인근 유인섬과 바로 연결된다.

영토 수호 임무를 지닌 국방부가 외면하는 함박도
그런데 함박도에 대해 대한민국 영토를 외부 적으로부터 수호할 임무를 가진 국방 당국 해병대가 함박도는 북한 땅이고 주소상 소재는 대한민국 인천광역시로 되어 있을지라도 NLL 이북이기 때문에 북한 관할 지역이라고 설명한다. 주소등록에 오류가 있는 것이라며 국토교통부의 행정착오를 탓한다. 이렇게 대한민국 정부 두 부처가 함박도를 두고 한 쪽은 소중하게 보존해야 할 섬으로 여기고, 다른 한 쪽은 우리 땅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가 함박도를 북한 땅으로 보는 근거는 정전협정문 213항 서해 도서의 관할권에 관한 조항이다. 정전협정문에 의하면 황해도와 경기도의 도계선 북쪽과 서쪽에 있는 모든 섬 중에서 백령도(북위 3758, 동경 12440), 대청도(북위 3750, 동경 12442), 소청도(북위 3746, 동경 12446), 연평도(북위 3738, 동경 12540), 우도(북위 3736, 동경 12558)의 도서군들을 국제연합군 총사령관의 군사통제하에 남겨 두는 것을 제외한 기타 섬들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과 중국인민지원군 사령관의 군사통제하에 둔다.’고 되어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우도는 국제연합군 통제로 두어 우리 땅으로 지정하고 있는데, 우도 뿐 아니라 도서군으로 연결된 도서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함박도는 우도와 밀물 시 갯벌로 연결되어 있는 섬이니 당연이 우도의 부속섬으로 우리 땅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 땅으로 관리되어야 할 함박도에 북한군이 주둔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해안포 기지로 보이는 여러 개의 갱도들이 사진으로 확인되었다. 땅굴파기에 수십년간 노하우를 축적한 북한군이 축구장 세 개 크기의 섬을 지하 요새화하는 일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했을 것이다. 2017년까지는 보이지 않던 군사기지들이 2018년에 확인된 것이다. 2017년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격렬한 시위가 있었던 시기이고, 이후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던 시기이다. 이 혼란의 시간에 북한은 함박도에 해안포 기지를 건설한 것으로 분석된다.

함박도의 해안포는 대한민국 수도를 위협
함박도가 북한군의 해안포 기지화 되는 것은 대한민국에게 치명적이다.
첫째, 대한민국 수도권 전체가 위협받게 된다. 함박도에서 우리 주민들이 거주하는 말도와 우도까지의 거리는 8km 정도이고 인천공항까지도 40km이다. 북한의 주력 해안포인 130mm 대구경포의 사거리가 27km이고 성능이 개량된 것은 34km이다. 북한의 구형 240mm 방사포의 경우에는 사거리가 60km이니 인천공항을 능히 공격하고도 남는다. 이러한 북한의 위협이 구형 무기체계를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2014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사거리 200km300mm 신형 방사포가 함박도에 배치된다면, 대한민국 수도권 전체가 위협받게 된다.
둘째, 지형상으로 볼 때, 함박도가 북한군의 군사기지로서 그 위력을 발휘한다면 백령도와 연평도는 해양보급로가 단절되어 고립된다. 북한으로서는 눈에 가시같겠지만, 우리로서는 북한의 기습 공격을 탐지하고 방어하는 전초기지인 이들 섬이 완전히 무력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사진상으로 확인된 함박도의 해안포 기지들은 현재 개방되어 있다. 서해와 동해에서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 포신 덮개 설치 및 포문 폐쇄 조치를 취하기로 한 9.19 남북군사합의에도 명확한 위반사항이다.
정부는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함박도에서 군사시설 철수라도 요구해야 한다. 우리의 주소지인 우리의 땅을 되찾는 것이 최선이지만, 수차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함구하고 있는 정부에게는 과한 요구일 것 같아, 최소한의 조치라도 취해 주길 바라는 것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

‘나무와 숲’은 현안 이슈에 대해 문제의 핵심을 세밀하게 살펴보는 동시에 큰 틀에서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주된 관심사는 남북관계, 외교·안보 문제이며, 그 영역을 정치 현안 등으로 넓혀 나갈 예정이다. 현재 협력안보연구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청와대 대북전략담당 선임행정관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동아시아 갈등을 넘어 협력으로>, <동북아 평화공동체: ‘협력안보’의 모색> 등이 있다.

등록일 : 2019-09-02 18:32   |  수정일 : 2019-09-0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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