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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안나의 똑똑한 독서법

읽지 않아도 매일 책을 펼치는 습관의 힘

글 | 전안나 작가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8-26 17:04

'2,000권을 읽으면 머리가 트인다'는 말을 듣고 그날부터 매일 책을 읽었다. 벌써 7 년 째 하루 한 권 책 읽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하루 한 권 씩 책을 읽는다고 하면 놀라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
“매일 책을 읽을 정도로 시간이 돼요? 애 보기도 바쁘던데…….”
“책 내용이 머릿속에 남긴 해요? 시간이 좀 걸려도 제대로 읽는 게 중요하지 않은가?”
“에이, 거짓말하지 마세요. 어떻게 하루 한 권 씩 책을 읽어요? 그냥 희망 사항이겠죠.”
솔직히 긍정적인 반응보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그런데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대개 평소에 책을 읽지 않는 이들이었다. 그만큼 책이라는 게 우리네 삶과는 거리도 멀고, 오해도 많았다.
 
하루 한 권 씩 책을 읽는다는 것
‘하루 한 권 책 읽기’에 대해 100명이 넘는 주변 사람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조사의 목적은 보통 사람들의 생활 패턴에 걸맞은 실용적인 독서 습관을 찾기 위함이었다. 그 질문 가운데 하나가 ‘하루 한 권 책 읽기’에 대한 것이었다.
‘하루에 한 권 씩 책을 읽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때 하루 한 권 씩 책을 읽는다는 건 어떤 뜻일까요?’사람들의 해석은 정말 다양했다. 의견이 분분했지만 대략 정리하면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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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도 책을 펼치는  습관  사진=전안나

하루에 한 권 씩 책을 읽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때 ‘하루 한 권 씩 책을 읽는다’는 건 어떤 뜻일까요?
해석 1. 하루에 책 한 권을 조금이라도 읽었다.
해석 2. 하루에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다.
해석 3. 하루에 책을 여러 권 읽지 않고 한 권만 읽었다.
해석 4. 한 권의 책을 읽기 시작한 날을 의미한다.
해석 5.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날을 의미한다.
 
처음 독서를 시작했을 때에는 해석 2처럼 하루에 책 한 권을 다 읽는 게 목표였다. 그때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던 시기여서 실제로 매일 책 한 권을 완독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의 결심을 지키기가 어려워졌다. 업무가 밀려서, 아이가 아파서, 가족 행사가 있어서 책 읽는 시간을 내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생겼다.

해석 1처럼 책을 조금만 읽는 날도 있었고, 아예 못 읽는 날도 있었다. 반대로 해석 2처럼 하루에 한 권을 읽는 날도 있었고, 몰아서 여러 권을 읽는 날도 있었다. 매일 한 권을 오롯이 완독하는 ‘하루 한 권 책 읽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하지만 하루도 책을 멀리한 날은 없었다. 아무리 바쁜 날에도 잠자리에 들기 전 무조건 책을 펼쳤다. 한 줄을 채 읽기도 곯아 떨어졌지만.
중요한 건 매일 책을 펼치는 습관의 힘이다.
결국 ‘하루 한 권 책 읽기’는 1번부터 5번까지의 해석이 모두 유효하다. 중요한 건 매일 책을 펼치는 습관의 힘이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기운을 얻기 위해 밥을 챙겨 먹듯 책을 가까이에 두고 펼쳐야 한다.
 
여러 곳에서 동시에 펼쳐라
1000 권 독서를 완수하는데,  정확히 1,362일이 걸렸다. 처음의 계획보다 1년 정도가 더 걸린 셈이다. 햇수로 무려 5년이다.
처음 독서를 시작한 두 달 동안은 매일 한 권의 책을 완독했다. 첫 2개월간 64권의 책을 읽었으니 어느 정도 성공이라 부를 수 있겠다.
 
2년 차에는 하루 평균 1권보다 조금 부족한 0.85권의 책을 읽었다. 잠자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충분한 독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탓이었다.

가장 큰 위기는 3년 차와 4년 차에 찾아왔다. 3년 차에는 독서 권태기가 찾아오면서 책 읽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4년 차에는 대학원 졸업을 준비하느라 충분히 시간을 내지 못했다. 5년 차야 드디어 365권을 읽었고, 올해는 7개월간 243권을 읽어서 하루 한 권 이상 읽고 있다.
 
동시에 책 읽기
앞서 말했듯이 ‘하루 한 권 책 읽기’는 매일 한 권의 책을 완독한다는 뜻이 아니다. 매일 책을 펴고 시간과 몸이 허락하는 선에서 독서를 즐긴다는 뜻이다.
컨디션이 좋을 땐 책을 5권이나 읽은 날도 있다. 5권의 책을 하루에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시간을 내기도 어렵고, 설마 시간을 확보한다 해도 집중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읽으면 하루에 책 5권을 읽는 일도 불가능하진 않다.

나는 마지막 장을 덮어야 독서 기록장에 한 권의 책을 읽었다고 기록한다. 며칠에 걸려 읽은 책도 맨 마지막 장을 덮은 날이 책을 읽은 날이다. 바로 여기에 하루 5권 책을 읽는 비결이 있다. 나는 책을 가까이하기 위해 회사에 2~3권, 가방에 1~2권, 집에 2~3권을 비치해둔다. 회사에서 A라는 책을 읽었다면,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B를, 집에서는 C라는 책을 읽는 셈이다. 이렇게 동시에 읽던 책을 하루에 마무리하면 여러 권의 책을 하루에 읽었다고 기록할 수 있다.

그래서 독서 기록장을 보면 하루에 2~3권 읽은 날은 흔하고, 4권 이상을 읽은 날도 적지 않다. 앞서 5권을 읽었던 날은 연차 휴가를 내고 집에 틀어박혀 읽던 책들을 마무리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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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내 자리에도 책을 쌓아두고 업무전후로 읽는 습관  사진=전안나

책 권태기
물론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날도 많다. 독서 권태기가 찾아왔던 3년 차에는 9월 12일부터 10월 1일 사이에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못했다. 책을 펼쳐도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그해 9월에는 한 달 동안 고작 2권의 책만 읽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반대로 가장 많이 읽은 달은 독서 시작하고 8개월 뒤이다. 한 달 동안 무려 40권을 읽었다. 하루 평균 1.3권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때 나를 일곱 번이나 떨어뜨렸던 대학원에 입학하고,하루 한 권 책 읽기 '스펙' 때문에 1000만원이라는 실무자 장학금까지 받으면서 그 기쁨에 마구 책을 읽었던 것이다.
 
나는 실패했지만 성공했다!
사실 처음 내가 생각했던 목표는 2000 권의 책을 읽는 것이었다. 하지만  직장을 그만두고 책만 읽을 정도로 결단력은 없는 사람이었다. 직장에 다니면서 돈을 벌어야 하고,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자기계발도 해야 하고, 두 아이도 키워야 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조정한 목표가 하루 한 권 씩 1천 권의 책을 읽는 것이었다.

3년 10개월 뒤 1000 권의 독서를 마무리했을 때 나는 스스로에게 자문했다. 도전은 성공인가? 실패인가? 애초의 목표대로 하루 한 권 씩 책을 읽었다면 1,000일이 걸렸을 텐데, 1,362일나 걸렸다. 목표 달성률이 73.4%밖에 되지 않는다. 역시 실패한 건가. 아니다. 그렇지 않다. 나는 실패했지만 성공했다!
 
독서라는 의도적 활동하기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책을 쓴 소냐 류보머스키 교수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에 대한 연구에서 영향을 끼치는 요인 중 50%는 유전 형질, 10%는 환경, 40%는 의도적 활동이라고 한다. 유전은 어쩔 수 없다 치면, 50%를 차지하는 환경과 의도적 활동으로 우리는 나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의도적 활동은 바로 습관을 말한다. 이런 의도적 활동은 최소 3개월 이상 노력을 들여야 하고, 의도적 활동의 효과 극대화를 위해 장소와 시간을 맞추는 것이 좋다. 책 읽는 습관을 들이기도 마찬가지이다.
 
오늘부터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면 책 읽을 시간과 장소를 의도적으로 구분해보자.  나는 일어나면 거실에서 15분, 회사 내 자리에서 업무 전 30분, 점심시간 45분, 업무 후 30분을 독서하고,  저녁 9시 알람이 울리면 거실에서 60분 책을 읽는다. 나를 위해 독서라는 의도적 활동을 하자.
 
오늘도 독서를 한다는 것 자체가 성공이다
하루 한 권 책 읽기를 하겠다고 목표를 잡지 않았다면 나는 매일 책을 펴지 않았을 것이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책을 읽지 않았다면 3년 10개월 동안 1000 권의 책을 완독하지 못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하루 한 권의 책 읽기는 실패했지만, 1000 권을 읽는 데에는 성공했다.

다시 강조하지만, 중요한 건 매일 책을 펼치는 습관의 힘이다. 매일 한 권의 책을 완독하지 않아도, 계획한 시간 내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좋다. 여러분이 매일 책을 읽는다는 것, 독서를 한다는 것 자체가 성공이다.

여러분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순간에도 나는 여전히 책을 읽고 있을 것이다. 1000 권 독서를 완수한 날 곧바로 2000 권 독서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읽다 죽어도 멋져 보일 책을 항상 읽으라 - P. J. 오루크 -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전안나 작가

16년차 직장인이자 11년차 워킹맘으로 <1천권 독서법>, <기적을 만드는 엄마의 책 공부>의 저자다. 극심한 우울증에 빠져 몸과 마음이 무너졌던 찰나, 매일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깨달았다.

등록일 : 2019-08-26 17:04   |  수정일 : 2019-08-2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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