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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헌의 다시 짚어보는 우리 역사

광복절, 제자리를 찾자!

글 |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장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8-02 10:24

▲ 2018년 8월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 에서 700명의 연합합창단과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 회장 함세웅 신부는 행정안전부와 국가보훈처에 공문을 보내 재향군인회(향군) 김진호 회장이 광복절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하였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한 향군은 ‘편향되고 이분법적인 역사인식으로 대한민국과 국군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일탈 행위를 하는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향단연이 이런 공문을 보낸 데는 광복절이 1945년 8월 15일을 기념하는 날이며, 이날은 곧 독립운동에 헌신한 선열을 추모하는 날로 그 주인이 광복회(光復會)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광복회장이 대통령 경축사에 앞서 기념사를 낭독하는 것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하지만, 광복과 광복절의 의미를 제대로 안다면 이 모두가 앞뒤 안 맞는 일임을 알 수 있다.

먼저 광복(光復)은 ‘빼앗겼던 주권을 도로 찾음’이라는 뜻의 단어로 1945년의 8월 15일의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날 우리는 일제로부터 해방되었으나 곧바로 미군정 치하에 들어가 주권을 회복(恢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45년 이후 1948년까지 ‘해방’이라고 하였을 뿐 ‘광복’이라 한 적이 없으며, ‘해방기념일’로 이날을 기리고 ‘해방기념가’를 제정 공포하여 이날을 경축하였다.

다음으로 1949년에 있었던 4대 국경일 제정 과정을 살펴보면 애초 국무회의에서 8월 15일을 ‘독립기념일’이라 하였다가 국회 심의를 거치면서 ‘광복절’로 수정 공포하였다. 이를 근거로 현재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에는 ‘잃었던 국권을 회복하고 대한민국의 정부수립을 경축하며 독립정신의 계승을 통한 국가발전을 다짐하기 위함이다’라는 광복절 제정 이유를 밝히고 있다.

또, 같은 해 10월에 각종 기념일 노래 가사를 공모한 바가 있는데, 그 중 광복절 노래 공모 요강에는 ‘대한민국이 정식으로 독립을 선포하고 발족한 기념일(8월 15일)’이라 하였다. 대한민국이 정식으로 독립을 선포한 날은 1948년 8월 15일이다. 공모 결과 당선작이 없자 전문가에게 위촉하여 제정 발표한 광복절 노래에는 ‘이 날이 사십 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서 ‘사십년’은 국권을 상실한 1910년부터 일제 36년과 미군정 4년을 합한 해수로 1948년을 의미한다. 만약 1945년을 광복의 해라고 한다면 40년을 거슬러 올라가 1905년 무렵에 국권을 상실했다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역사적 사실이 이러함에도 우리는 70년 이상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축하하는 광복절에 엉뚱한 경축행사를 치러왔다. 더구나 현 정부 들어 2017년에는 ‘제72주년 광복절’이라 하여 8.15해방만을 기념하는 명칭을 사용하는가 하면 경축사에는 정부수립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또 2018년 8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수립을 극력으로 반대한 백범 김구의 묘소를 참배하기도 하였다. 광복절의 의미를 제대로 알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해마다 광복절만 되면 일어나는 국가 정체성에 대한 논란은 기본적으로 광복절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이제라도 광복절을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경축하는 날로 바로잡아 더 이상의 논란을 종식(終熄)시켜야 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장

국사교과서연구소장
전 동국대학교 동국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학사/석사/박사수료
동국대학교 대학원 사학과 박사수료

등록일 : 2019-08-02 10:24   |  수정일 : 2019-08-0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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