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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배의 나무와 숲

'한국형 핵공유 정책'을 추진하라

미국의 핵정책이 변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한국과 핵공유 정책 추진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NATO식 핵공유정책을 변형한 한국형 핵공유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북한의 단거리 핵미사일 폐기를 위한 협상을 추진하기 위해서, 상응하는 협상카드 마련을 위해서 필요하다. 최악의 경우에는 말한 것도 없다. 문제는 정부의 의지다. 그리고 한미 정상간의 케미다.

글 |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8-01 09:11

▲ 미국 당국이 한국과의 핵공유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이 기회를 활용하여 북핵 폐기를 위한 외교적 협상 카드를 만들어 보자.

731일 새벽 북한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네번째 이스칸데르형 단거리탄도미사일 KN-23 두발이 발사되었다. 일주일 전에는 600km를 날았던 미사일이 이번에는 250km 날았다. 같은 기종의 미사일로 사거리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실전배치를 앞둔 북한의 신형탄도미사일 KN-23은 비행고도와 비행궤도의 변형으로 우리의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의 허점을 정확하게 파고들었다.

트럼프 정부가 핵공유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높여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미 군사당국이 발간한 두개의 중요한 전략 문서가 주목받고 있다. 그 하나는 미국 합동참모 본부가 지난 6월 작성한 핵운용(Nuclear Operation)이라는 보고서고, 다른 하나는 미국방대학에서 작성한 21세기 핵억지(Twenty First Century's Nuclear Deterrence)이다.

사실 이 두개의 보고서는 갑작스럽게 나온 것이 아니라, 지난해 미국방부가 발표한 핵태세검토보고서(Nuclear Posture Reivew 2018)의 지침에 따라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2018 NPR은 오바마 정부의 핵없는 세상정책을 백지화하고, 저위력(Low-yield) 핵무기를 개발하여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상황에 맞춘 유연한 작전(tailored and flexible operational concepts)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기초로 합참의 핵운영 보고서에서는 핵무기 운영체계와 핵무기 사용 계획 수립을 위한 정보 당국의 역할 등을 구체화 했다

물론 핵무기의 안전한 관리 부분도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그리고 미국방대학에서는 북한의 핵위협을 대응하기 위해 탄도미사일 배치를 늘일 뿐 아니라, 일본이나 한국과 비전략적 핵 능력을 미국의 관리 아래 공유(custodial sharing of nonstrategic nuclear capabilities)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이는 북한에 대한 핵억제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중국이 북한의 핵공격을 제약하도록 압박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미국의 핵전략의 변화는 북한 핵위협에 대응하는 우리의 새로운 전략적 선택(option)으로서 핵공유 정책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NATO의 핵공유정책은 두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유럽의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 등 5개 국에 미국의 전술핵(B-61)을 배치하고, 동 전술핵이 배치된 국가의 이중기능항공기(Dual Capable Aircraft : DCA)로 작전을 수행하도록 한다. 둘째는 핵전략과 핵정책 관련 사항(핵관련 정보 교류 및 기술이전 등)을 협의하기 위해 NATO내에 핵기획그룹(NPG:Nuclear Planning Group)을 운영한다. 이렇게 볼 때, NATO의 핵공유정책은 핵무기 운영에 있어서 전술핵과 투발수단 등 하드웨어공유와 핵전략과 정책 등 소프트웨어를 미국과 NATO 5개국이 공유하도록 만든 협력체계로 볼 수 있다.

한국형 핵공유정책이란

현 상황에서 북한의 핵무력에 대한 대응으로서, 아니면 북한의 핵협상의 압박 수단으로서 한시적으로라도 핵공유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를 본 글에서는 한국형 핵공유정책으로 부르고자 한다.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몇가지 고려사항을 짚어보자.

첫째, NATO식 핵공유정책의 적용에 가장 큰 난점은 전술핵무기의 한국 영내 배치 문제다. 사드 배치 과정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순수 방어형 미사일 배치에도 지역주민들의 반발과 정치적 대립이 발생하는 한국의 정치상황에서 전술핵 무기 배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여기서 한국형의 특징이 나타난다. 전술핵을 한국 영내에 두지 않고 괌 미군 기지에 두고, 이를 2021년까지 40대를 전력화하기로 계획된 우리의 F-35A 전투기를 활용하여 유사시 전술핵무기 운영을 가능토록 하는 것이다. 유럽에서도 F-15, F-16 등의 DAC를 향후 F-35 전투기로 바꿀 계획을 갖고 있다.

둘째 현재 미국이 보유한 전술핵은 폭탄형 B-61 300여개에 불과하고, 이중 180여개가 유럽에 배치되어 있어서, 한국에 지원할 전술핵무기의 여유가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그런데 앞서 살펴본 바처럼 트럼프 행정부는 스마트 핵폭탄으로 불리는 유도기능을 탑재한 B61-122020년까지 개발완료하기로 했을 뿐 아니라, 전량 해체한 순항미사일 탑재 핵탄두도 다시금 개발키로 했다.

셋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의 공유 뿐아니라 핵전략 등 소프트웨어의 공유도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201610월 한미간에 합의한 바 있는 차관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xpended Deterrence Strategy Consulting Group, EDSCG)의 기능과 지위를 격상할 필요가 있다. 즉 핵전략을 기획(planning)하는 확장억제전략기획그룹(Expended Deterrence Strategy Planning Group, EDSPG)으로 기능을 확대하고 장관급 회의체로 지위도 격상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이다.

한국형 핵공유 정책추진은 우리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북한의 단거리 핵미사일을 폐기위한 평화적 협상을 위해 이에 상응하는 우리의 협상 카드 확보 차원에서 필요하다. 북한 핵포기를 유도하기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끌어내기 위해서도 유효하다. 일본과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갈등에서 보여주었던 정부의 결기 정도면 중국의 반발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최악의 경우 북한의 핵포기가 외교적 범위를 넘어설 경우라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필요하다. 문제는 정부의 의지다. 특히 한미정상간의 캐미(chemistry)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북한의 선의를 기대하며 베푸는 우리의 호의가 농락당하는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하기 힘들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

‘나무와 숲’은 현안 이슈에 대해 문제의 핵심을 세밀하게 살펴보는 동시에 큰 틀에서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주된 관심사는 남북관계, 외교·안보 문제이며, 그 영역을 정치 현안 등으로 넓혀 나갈 예정이다. 현재 협력안보연구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청와대 대북전략담당 선임행정관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동아시아 갈등을 넘어 협력으로>, <동북아 평화공동체: ‘협력안보’의 모색> 등이 있다.

등록일 : 2019-08-01 09:11   |  수정일 : 2019-08-0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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