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기사목록 
  2. 글자 작게 하기글자 크게 하기

이인배의 나무와 숲

북한 단거리탄도미사일과 남북경협 딜(Deal)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은 우리에게 직접적인 위협 무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핵실험과 ICBM 발사가 아니면,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결국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북한의 중단거리탄도미사일 위협은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중재자가 아니라 당사자로서, 남북경협카드를 활용하여 단거리핵탄도미사일 제거를 유도해야 한다.

글 |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7-27 11:27

▲ ICBM은 미국이 해결하더라도, 중단거리탄도미사일은 우리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7월 24일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폭격기 4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하고, 러시아의 조기경보통제기 A-50은 대한민국 독도 영공을 침입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가뜩이나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가 반일 민족주의 갈등으로 고조되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청와대는 당혹해 했고, 전선을 확대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였는지 러시아의 행동을 단순 실수로 해석하는 혼선을 빚기도 했다.

그 다음날인 7월 25일 새벽 5시 34분부터 두 차례에 걸쳐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날아올랐다. 지난 5월 4일과 9일 발사되었던 단거리 미사일과 비슷한 비행 궤도를 보였고, 비행 거리는 더 길었다. 지난 5월의 북한 도발에 대해서 우리 정부는 불상의 발사체로 부르며, 비행체의 미사일 여부조차도 규정하지 못한 채 검토중이라는 입장만을 되풀이 했었지만, 이번에는 당일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이후 곧바로 ‘단 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했다.

미국이 신경쓰지 않는 북한 단거리탄도미사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5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어느 나라나 하는 일이라며 크게 신경쓸 필요 없다고 언급했다. 또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지 않고 있다고 되풀이하며 강조함으로써 단거리 탄도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는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현실주의 시각에서 국가는 철저하게 자국의 이익 특히 안보 이익에 초점을 맞춰서 판단하고 행동한다. 따라서 감정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섭섭하기는 하지만, 미국의 태도를 비난하기는 어렵다.

우리 정부의 침묵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대함으로 인하여 북한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제외한 군사 도발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얻은 듯, 5월에 이어 7월에도 단거리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북한이 실전배치했거나 개발중에 있는 탄도미사일은 사정거리 300km의 스커드-B 미사일로부터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사정거리 13,000km의 화성-15형 미사일까지 10여 종류에 이른다. 실제 보유하고 있는 탄도미사일만도 1000여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부지불식간에 우리는 미국이 주로 관심을 두고 있는 ICBM에 주목하면서, 정작 우리 나라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는 중단거리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지 않았다. 사정거리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스커드 계열의 미사일과 2017년부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북극성 계열 그리고 무수단 미사일 등이 있다. 대체로 개발을 마치고 실전배치된 것으로 평가되는 미사일들이다. 또한 이번에 발사한 러시아 이스칸데르급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우리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하게 만들 수 있어 더욱 위험한 무기다.

그러면 우리를 위협하는 북한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 지난해 10월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그리고 6월 판문점에서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53분간의 단독 협상을 통해 약속 받은 북핵실무협상조차 추진되지 못하는 데 미국에게만 맡길 것인가. 미국의 대선 캠페인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북핵 협상의 동력은 약화될 것인 반면,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능력은 더욱 첨단화되어갈 것이다.

이제는 북한의 중단거리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협상해야 할 때가 됐다. 더 이상 미국과 북한간의 핵협상 중재자 역할만을 할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안전에 막대한 위협이 되는 핵탄두 장착 가능한 북한의 중단거리탄도미사일 폐기에 우리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 

그런데 과연 무엇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폐기에 상응하는 협상 카드가 될 수 있을까. 가장 유용하고 효과적인 협상 카드 중 하나가 한미연합군사훈련이었다. 연합훈련의 규모와 성격별로 북한의 양보와 연계한 협상 카드로 매치시키고, 일시 또는 영구 중단으로 구분하여 정교하게 협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초입에서 헐값으로 넘겨버려서 더 이상 활용하기 어렵게 되었다.

남북경협으로 단거리핵미사일 폐기를 유도하라

우리에게 남은 또 하나의 유력한 협상카드는 남북경제협력 사업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 북한간의 북핵 협상의 보조수단으로 남북경협사업이 활용되기를 바라고 있다.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통해 남북경협을 협상에서 활용해 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러한 태도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전략적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과오를 반복하는 것이다. 남북경제협력 사업을 그 규모와 중단가능 여부를 구분하여 북한의 중단거리탄도미사일 포기 협상 절차에 따라 인센티브 조치로 제시해야 한다. 우리도 핵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면 상호 폐기 협상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조건에서 북한의 전략적 결단을 유도할 수 있는 유효한 협상카드는 남북경협 사업뿐이다. 

물론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우리의 경협이 등가성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을 수 있으나,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엄격해 질수록, 남북경협카드의 가치도 그만큼 높아 질 수 있다. 또한 경협카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경제 제제를 통한 북핵 포기 유도 전략에서 우리가 뒷문만 열어주는 과오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정부는 북한도 인정하지 않은 중재자, 촉진자 역할에 미련 둘 것이 아니라, 북핵 위협의 당사자로서 북한의 핵 위협 제거를 위해 우리의 능력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

‘나무와 숲’은 현안 이슈에 대해 문제의 핵심을 세밀하게 살펴보는 동시에 큰 틀에서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주된 관심사는 남북관계, 외교·안보 문제이며, 그 영역을 정치 현안 등으로 넓혀 나갈 예정이다. 현재 협력안보연구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청와대 대북전략담당 선임행정관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동아시아 갈등을 넘어 협력으로>, <동북아 평화공동체: ‘협력안보’의 모색> 등이 있다.

등록일 : 2019-07-27 11:27   |  수정일 : 2019-07-27 11:27
  1. 프린트하기 
  2. 기사목록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NS 로그인
  • 페이스북 로그인
  • 카톡 로그인
  • 조선미디어 통합회원 로그인
  • pub 로그인
댓글을 입력해주세요.

마음챙김 명상 클래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