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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안나의 똑똑한 독서법

인터넷 시대, 책을 왜 읽어야 할까?

글 | 전안나 작가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6-03 17:44

요즘 책읽기를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책을 직접 읽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독서 리뷰 영상을 보는 것으로 독서를 대신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영상만 보고 읽은 척 하는 경우도 있는데 실제로 만나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면 책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 아니라, 2차 가공된 영상 제작자의 생각을 그대로 따라가거나 이에 반대하는 식으로 의견을 개진한다. 원래 책을 집필한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그러고는 본인이 본 인터넷 정보가 옳다고 하고 다른 해석이 가능할 수 있음을 수용하지 않는다.
 
독서 리뷰 영상은 책을 고르는 과정에서 예고편처럼 활용하거나, 책을 읽기 전후 배경지식 차원에서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독서 리뷰 영상은 독서가 아니라 그냥 좋은 콘텐츠 영상일 뿐이다. 먹방이 실제 식사가 아닌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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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독서 리뷰 영상으로 독서 하는 시대!
 
<1천권 독서법>을 집필하면서 사람들이 책 읽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주변 지인 100명에게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를 해보았다. 사람들은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하려고’ 혹은 ‘책을 읽는 시간이 휴식과 힐링을 주어서’라고 긍정적인 대답을 하는 반면 ‘숙제처럼 읽는다’ ‘공부나 일 때문에 강제로 읽는다’ 또는 ‘독서가 싫다’라고 부정적으로 대답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20대 대학생 대부분은 ‘독서가 싫다’고 했다. 한 학생은 나에게 대놓고 말하기를 “인터넷 시대에도 책을 읽는 사람이 있어요? 왜요? 검색창에 넣으면 다 알려주는데?”라고 도리어 질문을 했다. 우리가 인터넷 시대에도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에서 재미있는 실험이 실렸다. 쓰쿠바 대학교 도서관 이쓰무라 히로시 교수가 대학생을 여러 그룹으로 나누어서, 한 그룹은 인터넷 검색으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고, 한 그룹은 도서관에서 가서 책을 활용해 보고서를 내도록 했다. 어떤 결과가 예상되는가?
 
나는 인터넷 검색으로 보고서를 작성한 그룹이 손쉽게 다양한 정보를 찾아서 굉장히 멋진 보고서를 만들고, 도서관에서 책을 활용한 그룹은 책을 읽고 정리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제대로 못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과는 흥미로웠다. 인터넷 검색으로 만든 보고서는 정보를 붙여 넣는 짜깁기식 보고서를 제출했고, 책을 활용한 보고서는 책 속 지식을 조합하여 작성자들이 새로운 주장을 하고, 그에 따른 근거를 제시한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여러분이 대학 교수라면? 직장 상사라면 어떤 보고서를 채택하겠는가?
 
인터넷 시대, 뇌 구조가 물리적으로 변화했다
 
나는 이 실험이 인터넷에 있는 정보와 책에 있는 지식의 차이를 명확히 보여주는 실험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 정보를 많이 접할수록 손쉽게 정보를 파악하게 된다. 그런데 사람들은 손쉽게 찾은 정보 때문에, 집중력 저하와 건망증을 호소하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하기 어려워졌다.
 
단적으로 우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전에는 수백 개의 전화번호를 기억할 수 있었는데, 스마트폰에 서로의 번호를 입력하는 순간부터 더 이상 전화번호를 기억할 수 없게 됐다. 또 내비게이션이 있기 전, 우리는 주소만으로 집을 찾아다녔는데 이제는 내비게이션 없이 우리 집도 못 찾아오는 시대가 됐다.
 
정보가 많고,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인터넷의 장점은 우리의 뇌와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니콜라스 카는 “더 이상 정보를 머릿속에 저장하지 않아도 되는 인터넷 시대에 정보를 따라 흘러 다니는 우리의 사고는 더 이상 깊이 있는 사고를 하지 않게 된다. 그에 따라 뇌 구조까지도 물리적으로 변화했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질문과 답변에 이르는 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에 호기심이 숙성할 시간을 주지 않고, 따라서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새로운 정보를 계속 찾아다니면서 집중력과 사고력을 잃어버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켄 블랜차드도 “정보가 많은 인터넷 시대, 역설적이게도 정보가 너무 많고 지식을 쉽게 얻기 때문에 정작 행동에 변화는 생기지 않는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고 했다. 즉,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세상의 모든 정보를 쉽게 얻는 바람에 오히려 사람들은 더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인터넷 검색과 책을 활동한 보고서 작성 실험’에서도 인터넷을 활용한 그룹은 정보의 양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정보를 짜깁기해서 제출했다. 책을 활용한 그룹은 책을 통해 생각을 했기 때문에 새로운 주장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즉 우리 안에서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나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마중물’이 필요한데 인터넷 정보는 그런 마중물 역할을 해줄 수 없다.
 
사람들은 인터넷 검색으로 나온 정보를 사실상 정확히 읽지 않는다. 인터넷 기사를 읽을 때 사람의 눈동자를 따라가 보니, F자 형으로 눈동자가 움직였다고 한다. 즉 제목과 첫 문장, 단락의 첫 문장 위주로 본 후 다음 기사로 바로 넘어가 버리는데, 이런 식으로 대충 훑고 지나가면서 보는 것은 많이 안다고 착각만 준다. 예일대학 심리학자 그룹은 이 문제를 “아웃소싱한 지식을 내부의 지식으로 착각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인터넷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다. 물론 그렇지 않다.
 
한국 사람들 하루 평균 인터넷 4시간 14분, 독서 10분
 
칼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지만, 일상에서 안전하게 사용하면 맛있는 음식을 만들거나 종이공예를 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되는 것처럼, 인터넷도 사용자의 문제이지 도구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SNS를 활용한 네트워크에는 당연히 도움이 된다. 나도 다양한 SNS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페이스북·페이스북 페이지·인스타그램·카카오톡·블로그·네이버 카페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하루 1시간으로 인터넷 사용시간을 정해놓고 한다. 나는 처음 독서를 시작하고서 스마트폰에서 ‘무제한 음악듣기 앱’ ‘쇼핑 앱’ ‘게임 앱’ 세 가지를 삭제했다. 이 세 가지를 삭제하고 나니 다양한 SNS를 해도 하루 1시간이면, 사회적으로 필요한 활동을 하기에 충분했다. 내가 하루에 얼마나 인터넷을 사용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앱으로 확인해보자. 생각보다 많은 시간에 깜짝 놀랄 것이다.
 
2017년 10월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 사람들은 하루에 평균 4시간 14분 인터넷을 한다. 하지만 한 달에 독서는 1권 이하로 하니, 하루 독서 시간은 고작 10분도 안 된다. 나는 직장도 다니고 아이도 키우는 워킹맘이지만, 하루 3시간 책을 읽고, 1시간 인터넷을 하니, 오히려 다른 사람들보다 24분의 여유시간이 더 있는 셈이다.
 
여러분은 하루 얼마나 책을 읽고, 얼마나 인터넷을 하는가? 인터넷 시대에도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생각하지 않으면 행동하는 대로 살게 되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이 바보상자인 것처럼, 스마트폰도 바보상자다. 속지 말자.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전안나 작가

16년차 직장인이자 11년차 워킹맘으로 <1천권 독서법>, <기적을 만드는 엄마의 책 공부>의 저자다. 극심한 우울증에 빠져 몸과 마음이 무너졌던 찰나, 매일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깨달았다.

등록일 : 2019-06-03 17:44   |  수정일 : 2019-06-0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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