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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의 잃어버린 문화재를 찾아서

불법 반출 문화재 거래금지 리스트 작성 시급하다

불법 취득 유물의 거래 방지 위해 거래금지 요청해야
박물관 국제기구 등에 유물리스트 고지 필요

글 | 이상근 문화재환수국제연대 상임대표
필자의 다른 기사 2016-11-0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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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교포가 한국의 경매에 내 놓은 공혜왕후어보인 ‘휘의신숙공혜왕후지인’(徽懿愼肅恭惠王后之印> 취득 경위의 소명 없이 낙찰되어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연합국과 피식민지국은 식민지배 시기와 전쟁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취득한 문화재의 반환을 요구한다. 한국도 정부수립 이전에 진단학회를 중심으로 일본에 소재하고 있는 한반도기원의 문화재를 조사-반환하라는 요구가 연합국 최고사령부(GHQ)를 통하여 제출되었다. 
 
1945년 로버츠위원회(Roberts Commission)가 작성한 규정 '극동 지역에서의 골동품, 예술품, 서적, 문서 및 기타 문화재의 반환에 관한 원칙' 제3조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1894년 이후 불평등조약 하에서 그리고 극동지역에 대한 일본의 점령 기간 중 일본이 탈취한 모든 문화재는 강박 하에서 양도된 것으로 봐야 하며 따라서 이들 문화재는 약탈물로서 개별적인 반환 청구 또는 소송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1965년 한일협정 과정에서 ‘문화재협정'은 국제사회의 정한 원칙과 한국 측의 요구에 따라 진행되지 않았다. 당시 한국정부는 반환문화재로 4,479점을 일본에 요구하였다. 그 주요 목록은 조선통감 미추 총독의 반출품 1,371점, 조선총독부 반출 고분출토품 689점, 일본 국유의 분묘 출토품 및 체신문화재 758점, 일본 지정문화재 중 오쿠라 개인 소장품 80점, 기타 개인(오쿠라 외 3인) 소장품 1,581점 등이다. 전쟁 직후의 혼란기 등 충분한 조사 등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 등을 고려하면 꼭 필요한 목록을 제시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은 식민지배 과정에서 불법적인 취득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고 1,326점만을 ‘인도’하였다. 이후 일본의 한국 측의 반환 요구에 국제법적으로 청구권소멸 입장을 견지하여 반환 요구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한일문화재협정 그 후 50년
 
그로부터 50여년이 지났다. 그 이후 기증이나 매입, 양도협정 등을 통해 일부의 문화재가 귀환하였지만 여전히 중요 문화재의 상당부분은 일본에 있는 실정이다. 지난 50년 동안 국제사회도 많은 변화가 있고 한일 양국 간에도 변화가 있었다.
 
국제사회는 불법도난문화재의 거래를 금지하는 협약이나 출토유물에 대한 기원 내력 공표 의무 등이 강화되면서 원산지로의 회복이 빨라지고 있다. 즉, “문화재의 반환에 대한 법적 의무의 성립 여부에 관계없이 이를 자발적으로 기원국으로 반환하는 경향이 증대하고 있다.”는 점은 피탈(被奪)국가에는 희망적인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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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2014년 도쿄재판부에서 진행된 한일협정문서 공개소송에서 당시, 일본정부가 한국문화재의 목록을 총체적으로 은폐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협정의 무효화, 재협상 필요 등의 논의가 있다는 점도 새로운 사실이다.
 
무엇보다 유물소장자들의 세대교체가 진행되면서 소장 유물이 경매시장 등에 나오거나 불법적인 거래로 이용당하거나 과거 수집과정과 달리 윤리적, 도덕적 측면에 강조되는 현실에서 은닉과 심지어 파손에 이르기까지 그 실태가 심각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외에 소재하고 있는 불법반출문화재의 목록을 작성하여 거래 등을 금지해야 함은 물론 '신탁재단' 등을 두어 소장자와의 신뢰 형성을 통한 환수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대하여 불법반출문화재의 목록 작성은 물론 환수대상리스트 작성도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 무엇보다 이 문제는 국민적인 공감과 국제사회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인데, 이를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최근 정부가 환수하는 문화재의 대부분은 ‘매입’ 통한 방식이다. 지난 9월 일본에서 사들인 고려불화 ‘수월관음도’는 한 기업인이 25억원을 내고 구매하여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함으로 환수가 마무리되었다. 남아 있는 고려불화 160여점 중 미국 유럽에 20여점과 한국에 10여점이 있고 130여점이 일본에 있다는 비상식적인 상황에 대해 물음을 하였는지 의문이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바로는 고려 말 왜구의 침탈과 임진전젱 시기, 대부분의 고려불화가 약탈당하여 일본으로 반출되었고 그 중 일부가 일본 상인들에 의해 미국, 유럽 등지로 팔려 나갔다는 것이다.

물론 국내에 수월관음도가 단 한 점도 없다는 아쉬움에 마침 매물로 나온 불화를 보고 기업인의 쾌척으로 돌아오게 되었다는 점을 애써 낮추고 싶지는 않지만 국제사회가 “법적 의무의 성립 여부에 관계없이 이를 자발적으로 기원국으로 반환하는 경향이 증대”하고 있는 시점에 소장자에 대해 취득경위 등을 충분히 소명하고자 했는지 궁금하다.
 
이러한 궁금증은 2014년 미국에서 한 게임업체가 후원한 비용으로 구입한  ‘석가삼존도’는 일제강점기에 사찰에서 훔치고, 출처를 감추려고 화기를 뜯어 버린 채 일본으로 밀반출된 것을 고미술거래상 야마나카 상회가 미국으로 가져갔다. 이리저리 떠돌던 불화는 1944년 버지니아 주 허미티지 박물관에 팔렸고. 제대로 된 전시도 못하고 수장고에 방치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터라 마냥 좋아 할 수만은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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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삼존도, 사진출처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부산 범어사 극락암에 봉안되었다가 사라진 ‘칠성도’ 3점은 스위스 취리히 경매장에서 9,400여만 원에 낙찰 받아 본래 자리로 돌아갔다. 이 불화는 1861년 제작된 것으로 한국전쟁시기에 반출된 것으로 추정되며, 범어사가 재원을 조달하고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경매과정에 참여함으로 귀환되었다. 
 
하버드 대학 등에 있는 핸더슨 컬렉션의 경우 당시 문화재보호법으로 반출이 금지된 유물조차 외교행낭에 쓸어 담아 불법 반출하였다. 핸더슨 사후 유물의 일부를 하버드 대학에 기증함으로 유물의 세탁이 이뤄진 셈이다.
 
도쿄국립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오쿠라 컬렉션이나 가루베 컬렉션 경우 65년 한일협정 당시에 한국정부가 요구한 반환대상 이였으나 개인소장품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하였다. 그 후 국립박물관에 기증되어 문화재협정에 의한 반환 대상임에도 일본은 기증 이전의 취득 경위를 알지 못한다고 발뺌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할 때, 정부는 최소 65년 한일협정 당시 반환받지 못한 문화재의 목록이라도 작성하고 거래 금지 등을 국제사회에 알려 취득자로 하여금 보상적 기대감을 상실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이상근 재단법인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대한불교조계종중앙신도회 사무총장
사단법인 날마다좋은날 상임이사
조선왕실의궤환수위 실행위원장
서울시문화재찾기시민위원 등 역임

(현)문화재환수국제연대 상임대표
(현)명원문화재단 이사
(현)재단법인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등록일 : 2016-11-01 10:55   |  수정일 : 2016-11-0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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