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기사목록 
  2. 글자 작게 하기글자 크게 하기

최승노의 통쾌한 경제 이야기

한국경제의 열린 통로 구로공단이 없었다면....

경제발전의 뿌리를 찾아서

글 |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필자의 다른 기사 2015-08-24 09:37

본문이미지

구로공단은 가난에 찌들어 살던 우리 국민이 인간답게 살도록 만들어준 번영의 통로였다. 사람들은 노동을 통해 삶의 가치를 높인다. 구로공단은 일이 없던 시절에 일자리를 제공해준 기회의 땅이었다. 더 나은 세계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해 준 가난으로부터의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준 열린공간이었다.
 
구로공단의 역사적 의미
 
지금은 구로공단은 없다. 더 이상 구로공단으로 불리지 않고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명칭을 변경했다. 성격도 과거 제조업 중심에서 벤처의 중심지로 바뀌었다. 우리는 경제성장을 이룬 성공한 국가다. 우리의 경제 발전 역사 속에서 그 뿌리가 어디 있을까 생각해 보면 바로 '구로공단’에 있다. 산업발전이 이곳에서 처음으로 태동하기 시작했던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농업국가에서 산업공업국가로 발전할 수 있었을까? 당시 80%에 해당하는 국민들이 농업에 종사했었다. 말이 농업이지 실질적으로 생업이 마땅하지 않은 사람이 대다수였다. 그들이 산업 현장으로 옮겨갈 수 있었던 곳이 바로 구로 공단이었다. 당시에 구로공단은 기회의 땅이자 새로운 삶을 제공하는 터전이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67$의 최빈국에 속해 있었는데 제조업 형태의 생산현장에서 새로운 노동방식으로 소득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선진국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당시 우리나라처럼 유휴 노동력이 많고 자본과 기술이 부족했던 국가에서는 섬유, 봉재, 가공 등을 중심으로 보통 산업이 시작된다. 우리나라도 그랬다. 3~6개월 정도의 견습과 수습만 거치면 바로 노동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분야다. 그런 노동을 위한 현장을 제공한 것이 바로 구로공단이며, 당시 박정희 정부는 수출산업단지를 만들어 그 효율성을 높였다.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기술을 축적해 나갔다. 단순한 손재주가 아니라 산업의 기술자로 역량을 키웠으며, 제조업 강국의 길을 걸었다.
 
수출산업단지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정부가 수출을 중심 목표로 하는 공업단지를 조성한 일은 그 자체로 시장에 친화적인 결정이었다. 국제 시장에 파트너로서 참여하고 국제적 분업 사회에 편입해가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선택이었다. 정부주도의 경제활동도 시장친화적이고 국제시장의 개방화에 부합한다면 얼마든지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정부가 시장에 순응하고, 시장의 요구에 부흥한다면 성과는 크다. 국제 분업에 부합하도록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기업이 해외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터전을 제공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었다.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4마리의 용을 비롯한 후발 개도국들은 자유무역에 동참하여 수출 및 개방을 통해 성장한 나라들이다. 후진국이 내수 시장만으로 크게 성장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세계 경제와 맞닥뜨리는 개방과 그 격차를 빨리 쫓아가는 과정을 통해서 급격히 성장하게 된다. 개방화를 받아들이는 국가에게는 국제 사회와의 격차는 오히려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고, 더 빠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된다. 실례로 아프리카의 경우, 국제사회와의 생산성 및 사회 격차가 더 크다는 점에서 성장하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20%정도의 성장률을 20년째 이어오고 있는 나라도 있다. 이러한 면을 고려한다면, 박정희 대통령은 개방화를 통해 국가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한 뛰어난 리더였고, 세계적으로도 그 위대함을 인정받고 있다.
 
박정희 정부는 산업화에 성공한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다. 많은 사람들은 박정희 대통령의 5개년 경제개발계획이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핵심 이유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한국이나 대만의 경우 예외적으로 성공한 경우이고, 그런 계획을 세운 대부분의 나라들은 실패했다. 이 계획 자체가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얼마나 시장 친화적으로 개혁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재화가 제공될 수 있는 시장경제의 발판을 마련했느냐가 중요하다. 5개년 계획을 통해서 전략적으로 자원을 얼마나 활용했느냐의 문제는 '시장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개방화의 측면에서 수출산업단지라는 것은 적절하게 해외시장과 국내 노동력이 서로 연결하여 윈윈의 성과를 내는 연결고리의 역할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경제는 수출을 늘리면서 세계 시장과 교류를 하게 되었고 선순환의 고리를 형성했다.
 
산업의 역군으로써 '공순이’들은 어떻게 조명되는가
 
구로공단에는 당시 젊은 여공들이 중심이 되어 생산이 이루어졌는데, 이에 대해 '20살 이하의 아이들이 공부를 해야지 무슨 공장에 가서 일을 해?’라면서 의문을 품을 수 있다. 그러나 당시 경제 상황에서는 불가피한 일이다. 시대적 여건은 그랬다. 당시 많은 섬유 공장들은 공장 옆에 기숙사 및 학교를 두어 일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도록 했다. 못사는 나라에서 생계 이전에 교육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풍요로운 교육은 잘 살게 된 결과이다. 교육도 나라의 경제적 상황이 개선되어야 질적으로 개선 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어린 아이들이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산업이 발전하고 교육시스템이 마련되고 그에 따라 그들도 고등교육을 받게 된다. 따라서 지금의 관점으로 그 당시의 상황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구로공단 근로자들은 야간에 교육을 받으며 지식에 대한 열정을 해소했다. 우리 경제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내는 그들의 열정이 꽃을 피우고, 그들이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았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더 큰 성취를 이루었다. 성실하게 자신의 인생을 살은 사람들은 지금 중산층이 되어 사회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구로공단은 당시 기회의 땅이었다. 농촌을 벗어나 도시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보금자리였다. 지금 우리나라를 기회의 땅이라 여기며 노동하기 위해 오는 많은 외국인들이 있다. 이처럼 우리는 내부에 이런 기회의 땅을 만들면서 살아왔고 지금도 기회의 땅으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당시 노동을 저임금의 장시간 근로라며 노동을 착취했다고 주장하는 잘못된 시각도 존재한다. 의문스러운 것은 그들은 개성공단을 같은 논리로 비판하지는 않는다. 북한의 노동자들은 우리 노동자에 비해 상당히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데도 말이다. 올바른 시각은 무엇일까. 노동시장에서 공급과 수요를 따져보면 임금이 생산성과 어느 정도 비례하여 결정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구로공단의 노동자들은 생산성에 비해서도 그렇게 낮은 임금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 사회에서 찾기 어려운 좋은 일자리였다. 비슷한 논리가 있다. 제3세계에 있는 어린이 노동자들을 착취하면 안 된다며 노동현장을 폐쇄하게 된다면 그들은 소중한 일자리를 놓치게 되어 일자리를 잃고 길거리로 나와 몸을 팔기도 하는 극단적 상황에 다다를 수도 있다. 가난한 나라가 어린이 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경제성장이다.
 
마찬가지 논리로 구로공단도 당시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많은 사람들이 농촌에서 전전긍긍하며 오히려 더욱 열악한 상황에서 살았을 것이다. 따라서 '착취 현장’이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 그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했으면서 그 사람들이 자신들의 인생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삶의 현장을 제공해 준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영화 <국제시장>에서 우리는 힘들었던 시기 독일로 파견 나가 힘들게 노동을 했던 사람들을 묘사했다. 그렇다면 국제시장 근로자와 구로공단 근로자가 어떻게 다른가? 동일하다! 한마디로 국제시장에 편입된 근로자의 역할을 한 것은 외국 시장에 노동을 제공한 것이고 구로공단은 해외 수요자를 향한 생산을 위한 국내 시장에 노동력을 제공한 것이다. 다시 말해 두 경우 모두 국제 시장의 노동 수요에 부합해서 노동을 제공한 것이고 그러한 것들은 우리나라 경제에 선순환의 고리를 형성해 주었다.
 
국가가 계속 번성하기 위해서는
 
1960년대 초 박정희 대통령은 한국 노동자들이 독일에 팔려 나간 사실에 대해 울분을 토하기는 했지만 이는 지금 새롭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더 많은 노동자들이 해외 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국제시장 원리에 부합하는 일이다. 현재는 과거보다 양질의 일자리에 우리 노동자들이 팔려간다. 류현진 선수도 그렇고 추신수 선수도 국제 시장에 참여한 것이다. 그들은 몇 년간 소득으로 천억원 대의 몸값을 받고 있다. 그런데 '팔린다’는 표현보다는 '교류’를 한다는 표현이 보다 적절하다. 물론 스포츠선수들 중심의 노동 수출에 그쳐서는 안 된다. 서비스업 분야 등에서 국제화된 시장에 나아가야 한다. 물건뿐만이 아닌 문화, 서비스 등을 활발히 교류해야 우리나라가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회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구로공단 관련해서 노동운동적 사고를 하고 있다. 다시 말해, 노동을 해외로 수출하는 것에 대해 적대시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사회에는 지금도 여전히 반세계화에 대한 시각이 존재한다.
 
구로공단은 세계 시장과 접속하는 하나의 해방구, 탈출구 역할을 했으며 그러한 연결통로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 것을 세계와 교류할 수 있었다. 그 와중에 근로자들은 자신의 삶을 개척했고 그들이 성공한 만큼 대한민국은 번성했다. 그들은 개인의 삶을 위해서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던 것이다. 그들은 우리의 선배로써 삶의 귀감이 될 수 있다. 민간경제가 더욱 활성화되면서 나라가 큰다는 것은 그런 과정이다. 국가는 세계 시장과 교류할 수 있는 터를 제공하고 국민 개개인은 그 기반 위에서 자신의 삶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런 개인의 성공이 곧 나라의 성공이다.
 
현재 우리 정부가 할 일은 과거 구로공단이 한 것처럼 세계시장과의 연결통로를 확충하는 일이다. 세계시장에서 떨어져 있는 분야에는 분명 문제덩어리가 있다. 그 괴리를 만들고 있는 칸막이를 제거하는 것이다. 세계 시장과 더욱 활발히 교류할 수 있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 개개인이 성공의 삶을 갈 수 있도록 개방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 바로 미래로 나아가는 일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최승노 이코노미스트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인 자본주의를 지지하며 자유기업주의에 입각한 경제정책을 연구하고 강의하고 있다. 스토리 시장경제 시리즈 10권의 책 저술을 통해 누구나 시장경제원리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였다.

등록일 : 2015-08-24 09:37   |  수정일 : 2015-08-24 09:54
  1. 프린트하기 
  2. 기사목록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NS 로그인
  • 페이스북 로그인
  • 카톡 로그인
  • 조선미디어 통합회원 로그인
  • pub 로그인
댓글을 입력해주세요.

마음챙김 명상 클래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