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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노의 통쾌한 경제 이야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그 후...뉴(New) 삼성을 기대한다

시장 선도자로서 뛰어난 기술력과 전문성으로 혁신적 창조자 역할 수행해야

글 |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필자의 다른 기사 2015-08-13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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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면서 뉴(New) 삼성의 기틀이 만들어졌다.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합병결의안은 69.5%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되었다. 헤지 펀드 엘리엇의 거센 공세도 삼성이 나가가고자 하는 새로운 미래에 대한 공감대 앞에서는 미풍에 불과했다.
 
이제 삼성의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다.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새로운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9월 1일자로 한 회사가 된다. 사명(社名)은 그룹 창업정신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삼성물산을 사용한다. 통합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지배하고 그룹을 이끌어가는 구조다.
 
또 최고경영자의 세대 교체도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이병철 회장, 이건희 회장에 이어 삼성그룹은 이재용 체제로 변신 중이다. 지난 5월 이재용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가지고 있던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직을 물려받은 바 있다. 이번 삼성물산 합병으로 이재용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 지분 16.5%를 보유하게 돼 최대주주가 되었다. 실질적으로 삼성을 이끄는 리더가 된 것이다.
 
삼성은 수년간 뉴(New) 삼성으로의 전환을 준비해 왔다. 2014년 삼성에버랜드와 제일모직의 합병이 있었고, 다시 제일모직은 삼성물산과 합병하여 그룹 출자구조의 핵심 기업이 되었다. 복잡하다고 지적되었던 출자구조도 단순 구조로 바뀌었다. 통합 삼성물산은 그룹의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번 엘리엇의 경영권 위협은 삼성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들이 처해 있는 제도적 환경의 문제점을 잘 드러냈다. 문제는 세계 브랜드가치 7위의 기업이 쉽게 경영권을 공격 받으면서도 이렇다 할 방어 수단이 없었다는 점이다.
 
경영권 위협에서 벗어나 New 삼성으로
 
자사주 취득 이외에는 동원 가능한 합법적 방어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은 앞으로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다. 특히 선진국에서 일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복수의결권 제도, 포이즌 필, 황금주 제도를 제도적으로 허용하는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
 
복수의결권 제도란 보통 1주에 1의결권이 부여되지만 차등의결권 주식은 1주당 복수의 의결권을 부여하여 설립자나 경영진들이 적대적 M&A로부터 경영권을 보호하며 장기적 목표에 따라 안정적으로 경영전략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포이즌 필(poison pill)은 신주인수선택권을 말하는데,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있을 때 기존 주주들에게 시가보다 싼 가격에 지분을 매수할 수 있도록 권리를 부여해 적대적 M&A 시도자의 지분 확보를 어렵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독약을 삼킨다는 의미에서 ‘포이즌 필’이라고 부른다. M&A가 활발했던 1980~9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제도다.
 
황금주(株)는 기업 주요 경영 의사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 주식을 뜻하는 용어다. 보유 주식의 규모나 비율 등에 관계없이 단 1주만 보유하고 있어도 주요 안건에 대해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 가장 강력한 경영권 방어 수단 중 하나로 꼽힌다.
 
황금주 제도는 1984년 영국 공기업 브리티시텔레콤(BT)의 민영화 과정에서 처음 도입됐다. 이후 황금주 제도는 네덜란드와 스페인 등 유럽 주요 국가들과 미국 등으로 확산돼 주로 경영권 보호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됐다.
 
경영권을 공격해 수익률을 높이는 헤지 펀드의 공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엘리엇은 삼성그룹의 계열사 주식을 사 모으며 계속 압박할 전망이다. 한 개의 계열사가 흔들리면 그룹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불안감은 기업으로 하여금 불필요한 비용을 쓰도록 만들며, 이는 기업 가치를 위협한다. 기업이 경영권 방어에 불필요하게 자원을 쓰지 않도록 제도적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또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反)기업적 정서와 대기업 규제가 엘리엇 사태를 악화시키며 기업의 발목을 잡았던 점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대기업에 대한 반감이 높다보니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각종 규제가 중첩되어 만들어지고, 기업 경영의 유연성을 해친 것이다. 순환출자 규제, 총액출자제한 규제 등이 그렇다.
 
이러한 규제로 인해 경영환경이 열악해진 기업들이 외국계 헤지 펀드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의 손실을 막으면서 우리 기업계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도록 규제를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의 새로운 스토리를 기대하며
 
기업은 본질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해 내야 하는 숙명적 존재다. 환경이 어렵다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실제로 삼성은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혁신을 이끈 주역이다. 반도체 신화를 포함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한 과정이 바로 삼성의 역사다.
 
삼성은 다시 한번 새로운 성공의 이야기를 써야 한다. 과거 삼성은 수익성 있는 사업을 빨리 받아들여 빠른 추격자로 사업을 성공시켰다. 뛰어난 기술력과 전문성으로 선도자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
 
이제 삼성은 시장 선도자로서 창조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위치다. 이미 제시된 패러다임이 없는 상태에서 혁신을 통해 수익성을 창출해 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삼성은 더 삼성다워져야 한다.
 
이미 삼성은 삼성만의 경영시스템을 갖고 있다. 이를 더 확고히 하고 더 발전시켜야 한다. 삼성의 인재에 대한 믿음, 최고를 지향하는 자세는 지금의 삼성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의 기업문화와 가치는 다른 기업들이 목표로 삼을 정도로 선진화되어 있다. 지배구조도 최고 수준이다. 삼성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총수인 이건희 회장의 비전과 리더십 그리고 기업의 지배구조가 최고 수준으로 뛰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은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하며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다른 기업에 비해 빠른 구조조정을 실천하는 유연한 경영능력을 보인 것이다. 삼성 경영의 장점이 잘 드러난다. 이미 외환위기 이전에도 발 빠른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성공신화를 이룬 바 있다.
 
뉴 삼성의 미래의 성공 스토리가 궁금하다. 삼성이 잘 되어야 대한민국 경제가 원활히 돌아가고, 삼성이 성공해야 대한민국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최승노 이코노미스트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인 자본주의를 지지하며 자유기업주의에 입각한 경제정책을 연구하고 강의하고 있다. 스토리 시장경제 시리즈 10권의 책 저술을 통해 누구나 시장경제원리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였다.

등록일 : 2015-08-13 07:42   |  수정일 : 2015-08-1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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