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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노의 통쾌한 경제 이야기

"공무원이 마음만 먹으면 안되는 것도 없고 될 것도 안된다."

규제개혁 끝장토론은 계속 되어야 한다

글 | 최승노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필자의 다른 기사 2014-03-25 오전 9:11:00

▲ 2014년 3월 2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규제개혁끝장토론'./청와대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20일 끝장토론으로 진행된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규제개혁이야말로 바로 한국 경제에 특단의 개혁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규제개혁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장관들의 느슨한 답변에는 "잠깐만요" 하면서 그냥 넘어가지 않는 단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통령이 규제개혁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규제개혁이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즉, 돈을 안 들이면서 새로운 투자를 일으키고 경제를 살리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공무원 선의에 의존하기보다는 시스템을 통해야
 
이번 토론을 통해 민관이 함께 모여 규제개혁을 논의했다는 점은 큰 의미를 갖는다. 지금까지 규제개혁은 주로 규제권력을 갖고 있는 공무원 위주로 이루어져 그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민간의 애로사항을 대통령이 직접 듣고 국민 앞에서 논의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기대할 만 하다. 재계는 이번에는 뭔가 될 것 같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소통을 통해 우리경제의 낡은 규제를 혁파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선순환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은 규제개혁이 성공하려면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확한 지적이다. 하지만 공무원 조직은 스스로 자신의 권한과 조직을 늘리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 본질적 속성을 인정한다면 규제개혁을 공무원의 선의에 의존하기보다 시스템을 통해 달성하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이다.
 
실제로 과거 정부에서도 규제개혁의 시도는 늘 있었다. 하지만 실효성이 없었고 오히려 규제는 늘어왔다. 2006년 8천 건 수준이던 규제는 매년 늘어나 2013년에 1만 5천 건을 넘었다. 그 결과로 우리 경제는 점차 활력을 잃었다. 행정편의주의가 낳은 비극이다. 공무원 1명당 규제도 늘었다. 공무원 1천명당 규제건수는 2009년 21.2건에서 2013년 24.8건으로 늘었다. 그야말로 규제공화국으로 전락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OECD 33개 나라 가운데 규제 많기로 4등이다.
 
규제개혁의 가장 근본적인 해법은 작은정부를 만들고 공무원수를 줄이는 것이다. 이것이 정치적으로 어렵다면 공무원을 늘리지 않으면서 규제를 줄이는 현실적 노력이 필요하다. 어떤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할까. 바로 규제의 양과 비용을 줄이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다. 또 규제의 성격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국무조정실은 경제관련 규제 1만1000여건 가운데 우선 올 연말까지 10%를 폐지하고 정부 임기 내에 추가로 같은 건수만큼 줄인다는 방침이다. 모든 신설규제에 네거티브·일몰 원칙을 적용하는 한편 기존 규제에 대해서는 올해까지 30%, 임기내 50%까지 일몰을 설정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실천한다면 그 경제적 성과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1가지 규제가 신설되면 다른 1가지를 폐지하는 규제총량제
 
이번 토론에 참석한 외국인이 있다. 스콧 와이트먼 주한(駐韓) 영국대사는 "영국 정부도 건강한 기업환경을 위해 지난 2010년 규제총량제를 도입했다"며 규제개혁의 방법을 설명했다. 규제총량제는 전체 규제를 늘리지 않는 방식(one-in one-out)이다. 1가지 규제가 신설되면 다른 1가지를 폐지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규제의 내용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비용이 큰 규제가 하나 생기면 아무리 여러 개의 규제를 해소해도 경제에 부담을 늘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래서 규제의 비용까지 고려한 제도가 있다. 바로 규제비용총량제(cost-in, cost-out)다. 규제의 비용을 계산해 그 비용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규제를 신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무조정실은 규제개혁 방안으로 규제 건수가 아닌, 규제 비용을 기준으로 하는 규제비용총량제를 도입할 계획임을 밝혔다.
 
규제는 숨겨진 세금이다. 기업에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 경제에 부담을 주는 부정적 효과가 세금보다 더 심한 경우가 허다하다. 더구나 등록된 규제 이외에도 보이지 않는 규제도 많다. 가격통제처럼 협조 요청을 통한 암묵적 지시, 권고지침을 통한 경영간섭 등은 기업과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기도 한다.
 
 
"공무원이 마음만 먹으면 안되는 것도 없고 될 것도 안된다."
 
규제에 울분을 느낀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다.
"공무원이 마음만 먹으면 안되는 것도 없고 될 것도 안된다."
규제의 심각성을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규제가 중복되어 있어 한 두 개 푼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을 것임을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중앙정부가 어렵게 수립한 사업도 지방 자치단체에서 다시 허가 받아야 하는 경우 과도한 기부를 강요받기도 하고 진입제한 규제나 행정 권고에 걸려 사업추진이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또 부처마다 규제권력을 가지고 있어 이를 모두 충족시키는 것도 상당히 까다로운 일이다. 더구나 환경관련 규제나 노동관련 규제는 지키기 어려운 수준으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이런 과도한 규제들이 기업의 발목을 잡는다. 또 토지관련 규제가 심각해 도시의 경쟁력 향상을 가로막고 있다.
 
우리 경제가 다시 살아나려면 서비스 분야 등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의료·교육·관광·금융 등에서 투자가 일어나고 세계적인 기업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 과거 파주에 LG필립스의 대규모 투자를 허용했던 것처럼 이제 새로운 투자가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끝장토론은 잘 시작됐다. 규제개혁이 성과를 낼 수 있으려면 일회성 행사로 끝나서는 안된다. 규제개혁이 체계적인 방식으로 추진되고 장기적으로 자리잡을 때까지 끝장토론은 계속 되어야 한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최승노 이코노미스트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인 자본주의를 지지하며 자유기업주의에 입각한 경제정책을 연구하고 강의하고 있다. 스토리 시장경제 시리즈 10권의 책 저술을 통해 누구나 시장경제원리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였다.

등록일 : 2014-03-25 오전 9:11:00   |  수정일 : 2014-03-2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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