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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노의 통쾌한 경제 이야기

우리 경제의 어두운 분야로 전락한 공기업

글 | 최승노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필자의 다른 기사 2013-12-17 00:15

정부가 ‘공기업 정상화 대책’을 내놨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점에 모두가 공감하다 보니 좀 더 분명하고 확실한 실천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누적되어온 점을 고려한다면 만시지탄(晩時之歎)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정부가 강도 높은 개혁에 나선 것은 잘한 일이다.

개혁을 미뤄온 데에는 정치적 고려가 컸다. 과거 촛불시위로 인해 이명박 정부의 개혁과제가 실질적으로 좌절되었고, 이를 다시 복원할 정치적 노력이 부족했다. 더구나 정부가 정책 실행을 위한 수단으로 공기업을 활용하면서 공기업은 그야말로 점차 우리 경제의 어두운 분야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금 공기업의 사정은 심각하다. 막대한 부채규모가 가장 큰 걱정거리다. 민간 기업이라면 파산했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다. 그럼에도 공기업 경영진은 종업원의 복지혜택을 무분별하게 늘렸다. 감사결과 외국 유학비용, 여행경비를 주는가 하면, 심지어 종업원 자녀를 뽑는 규정까지 드러났다. 과도한 업무추진비 관행과 이를 잘못 사용한 사례는 공기업에서 얼마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흔히 우리나라 정부규모가 작다고 오해한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 정부의 부채가 공기업을 통해 숨겨져 왔음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정부 부채보다 공기업 부채가 더 크다고 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얘기다. 이렇게 숨겨진 부채는 우리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세계경제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이유도 나라들이 헤프게 쓴 정부지출에 따른 국가부채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국민에게 뭔가 베풀면서 정치를 하고 싶어하지만, 그 후유증은 심각하다. 정부가 씀씀이를 늘리면서 내놓는 이유도 가지가지다. 경기가 어려우니까, 복지를 늘려야 하니까, 하지만 각종 시혜성 지출의 결과는 막대한 국가부채다. 결국 국민이 그 부담을 감당해내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가 대규모 국책사업을 벌이는 것도 공기업 부채의 원인이 되었다. 사업 타당성이 없는데도 선거를 하면서 내놓은 공약을 지켜야겠다며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결과다. 정부 사업은 경제 타당성이 대부분 낮다. 특히 무리한 공약사업은 경제성이 거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 공약을 공기업을 통해 해결해온 것은 정부의 잘못이지만, 공기업도 잘못이 크다. 공기업들은 그런 사업들이 마치 타당성이 있는 것처럼 포장하고 추진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정부는 여러 차례 공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해왔지만, 사실 공기업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 본질적으로 민간에 비해 더 효율적이기 어렵다. 국민을 바라보기보다 자신에게 사업과 예산을 주는 정부와 정치인을 바라보면서 사업을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아무리 야무지게 경영을 잘하는 경영진을 선발한다고 해도 공기업의 한계가 분명한 만큼 공기업 민영화는 불가피한 최종 선택이다. 특히 공공노조의 힘이 지나치게 세다 보니 공기업 경영이 노조에 의해 좌지우지되곤 한다. 최근 철도공사 노조는 자회사 설립까지 반대하고 나섰다. 이는 민영화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잘 보여준다.

사실 모든 경영진 인사는 대부분 낙하산 방식이다. 낙하산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경영을 잘할 수 있는 경영자를 선택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어떻게 만드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사회는 그런 경험을 축적해왔고 점차 나아지고 있다. 일거에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해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제도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경험과 성숙된 문화가 필요한 문제다.

이번 공기업 개혁의 과제는 먼저 분명한 책임 추궁과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만한 경영의 책임을 물어야 하며, 과감하게 구조조정, 사업 축소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정부정책은 정부 예산을 통해 실행하고, 공기업은 본연의 업무에만 충실해야 한다. 만약 공기업보다 민간이 더 잘하는 분야는 신속하게 민영화를 추구하고, 민영화가 어려운 공기업은 가급적 시장원리에 충실할 수 있도록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최승노 이코노미스트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인 자본주의를 지지하며 자유기업주의에 입각한 경제정책을 연구하고 강의하고 있다. 스토리 시장경제 시리즈 10권의 책 저술을 통해 누구나 시장경제원리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였다.

등록일 : 2013-12-17 00:15   |  수정일 : 2013-12-1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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