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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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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 웅천초등학교 4학년 친구들이 영화 ‘말아톤’을 함께 본 이유는?

글 | 허정환 경남 창원 웅천초등학교 교사

▲ / photo by 조선DB
“선생님, 우리 진혁이는 장애아동인 것이 거의 표가 안 나요. 일과 중에는 통합학급에서만 생활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방과 후에 선생님께서 진혁이가 어려워하는 수학과목 좀 개별 지도해주시면 안 될까요?”
   
   지난 4월, 2학년인 지적장애 3급 진혁이가 전학을 왔다. 진혁이 어머니는 등교 첫날 나에게 전화로 부탁을 하셨다. 진혁이는 통합학급에서 반 친구들과의 학습이 가능할 만큼의 지적 수준을 가지고 있었다. 의사소통도 원활했다. 수업 중에 주의가 산만하고 떠들어서 통합학급 담임교사의 지적을 받곤 했지만 2학년 남자아이들에겐 흔히 있는 모습이었다. 진혁이 어머니의 부탁처럼 ‘도움반 친구’(특수교육대상자)라는 정체를 숨긴 채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2학기에 들어서는 친구들과 작은 갈등들이 생겨났다. 특히 협동하여 과제를 수행하는 모둠 학습활동을 할 때 진혁이는 다른 행동을 하거나 학습활동을 하지 않으려 했다. “네가 맡은 부분은 완성해야 해!” “진혁아! 이것도 못 하니! 바보야!” 친구들은 농담처럼 말했지만 진혁이에겐 상처가 되었던 모양이다. 진혁이가 울면서 덤벼드는 바람에 친구들과의 다툼도 잦아졌다. 통합학급 담임교사도 어려움을 호소했다. 반 친구들은 진혁이와 체육시간이면 같은 편을 하지 않으려 했고 수업 중에도 같은 모둠이 되는 것을 싫어했다. 결국 진혁이 어머니와 상담 끝에 진혁이가 도움반 친구임을 반 친구들에게 알리기로 하였다.
   
   진혁이 개인사정으로 학교를 결석한 날, 진혁이네 반 친구들을 대상으로 장애이해 교육을 했다. 진혁이가 느리고, 수업 중 다른 행동을 하고, 친구들의 의도를 다르게 이해하고 우는 것은 진혁이의 생각주머니가 태어날 때부터 작아서라고 설명하였다. 반 친구들은 진혁이가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미안해했다. 눈물을 흘리는 친구도 있었다. 앞으로 진혁이를 잘 이해하고 도와주기로 다짐하며 교육을 마쳤다. 이후 반 친구들이 진혁이를 대하는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이전과 다름없는 진혁이의 행동에 대해 적당히 넘어가주기도 하고 진혁이에게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하며 방법을 알려주거나 함께 해보자고 권유하기도 했다.
   
   지난 12월 다른 지역에서 자폐증을 가진 4학년 민우가 전학을 왔다. 민우는 영화 ‘말아톤’의 주인공인 초원이와 비슷했다. 민우가 전학 오기 전 4학년 친구들을 대상으로 영화 ‘말아톤’을 함께 보았다.
   
   “다음 주면 영화 속의 초원이와 같은 친구, 민우가 전학을 와요! 민우는 한번 들은 말을 잘 기억하기도 하고, 처음 기억이 된 것은 오래 기억을 해요. 우리 민우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이 되고 싶나요? 지금보다 더 예쁜 말을 쓰면서 우리 민우가 예쁜 말, 좋은 친구들만을 기억하며 학교 생활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죠?” 이 말에 4학년 친구들은 우렁차게 대답을 했다. 민우는 현재 친구들의 보살핌과 배려 속에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경도장애학생임을 친구들에게 알리지 않았을 경우 긍정적인 측면도 많지만, 단점도 분명 있다. 또래들과의 상호작용 관계를 잘 살펴가며, 친구들의 협조와 배려가 필요한 순간에는 정체를 밝히는 것도 좋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기적을 일으킬 테니.
   

   
   허정환
   
   경남 창원 웅천초등학교 교사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1-05 09:25   |  수정일 : 2018-01-0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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