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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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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우석이는 어떻게 편식을 고쳤나

글 | 허정환 경남 창원 웅천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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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늘 학교에서 우석이가 반 친구들과 급식하는 모습에 감동받았어요. 집에서는 안 먹으려던 김치며 브로콜리, 버섯도 잘 먹더군요. 우석이가 많이 성장했네요. 감사합니다.”
   
   열 살 우석이는 언어·뇌병변 2급의 선천적 장애아동이다. 입학 당시 말을 하지 못해 의사소통이 어렵고, 유치원생들보다 작고 왜소한 체구로 친구들이 요정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우석이의 인지능력은 만 3세 이하의 수준이었다. 통합교육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문제행동 때문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보호관심대상 1호 학생이었다. 점심시간이면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곤 했다. 식판을 밀어내고, 수저보다 손이 먼저 반응해 옆 친구의 반찬을 손으로 집어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3학년 우석이는 달라졌다. 편식도 사라졌고 좋아하는 반찬은 스스로 가서 더 받아오면서 반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혼자 힘으로 밥 먹기’는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능력이다. 이는 중증 장애아동들이 초등학교 입학 시 ‘특수학교냐?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으로의 진학이냐?’를 고민할 때 기준이 되기도 한다.
   
   편식은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에게는 흔한 문제이며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하지만 장애학생의 경우 고른 영양소 섭취 및 성장을 위해 별도의 지도가 필요하다. 방법은 이렇다. 첫째, 학생이 싫어하는 음식의 종류를 파악한다. 둘째, 편식하는 음식을 잘게 조각 내어 아동이 잘 먹는 반찬과 함께 먹여 싫어하는 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서서히 없앤다. 셋째, 조각의 크기를 점차 키워 지도한다. 학교에서는 물론 가정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지도할 것을 권한다.
   
   수저 사용이 어려운 장애학생은 지도방법이 다르다. 이 경우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신체장애로 인해 팔의 소근육 사용이 어려운 경우와 수저 사용, 특히 젓가락 사용에 어려움이 있다. 젓가락 사용의 경우에는 에디슨젓가락같이 단계별로 젓가락 사용법을 익힐 수 있는 교구들이 효과적이다. 반면 장애로 인한 신체제한이 있는 경우에는 거울을 가지고 지도를 할 수 있다. 식판 앞에 거울을 두고 음식을 담은 수저를 입에 넣기까지 거울을 보며 눈과 손의 협응을 연습하면서 감을 익히는 방법이다. 이때 다른 학생들 앞에서 할 경우 자존심이 상할 수 있으므로 별도의 공간에서 개별연습을 시키고 가정에서도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중증장애학생의 급식지도를 할 때, 현장 교사들이 흔히 저지르는 아쉬운 실수는 음식을 국에 다 말아서 먹이거나, 모든 반찬을 조각 내어 밥과 함께 섞어 먹이는 것이다. 이 경우 밥을 먹이는 입장에서는 편할 수 있지만, 반찬 본연의 맛을 알 수 없게 된다. 식도락(食道樂)이라는 말이 있듯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은 살아가는 데 중요하다. 학생들에게 점심시간은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중요한 교육 활동 시간이며, 장애학생에게 스스로 밥을 먹을 수 있는 능력은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적인 기술이다. 당장은 느리고 힘들겠지만 먼 훗날을 위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9-05 08:45   |  수정일 : 2017-09-05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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