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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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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학력부진 아이들 교육법

글 | 김경원 경기도 성남 풍생중 교사

중3 철이(가명)는 기초학력부진 학생이다. 수업시간에 대부분 잠을 자거나 주변 친구들과 떠들며 보낸다. 공부 자체가 무척 힘들고 재미없다. 책도 떠듬거리며 겨우 읽기 때문에 선생님도 철이를 배려해 친구들 앞에서 책을 읽도록 하지 않는다. 철이는 수업의 그 무엇에도 흥미를 못 느낀다. 그저 병풍처럼 무력하게 교실에 존재한다. 그래서인지 지각과 결석이 잦다. 그래도 정기고사는 꼭 봐야 한다는 습득된 기억 때문에 시험 날은 꼭 온다. 마지못해 한 번호로 쭉 내려쓰고 시험시간 내내 잔다.
   
   그래도 철이는 옆반 기초학력부진 학생 민이(가명)보다 온순하고 밝다. 민이는 어린 시절 폭력적인 가정에서 성장하여 거의 은둔자처럼 행동하고 친구가 없다. 평소에 거의 말을 안 하지만 가끔 문제가 발생하면 매우 거칠게 행동한다. 선생님에게까지 서늘한 눈빛과 냉소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교사들도 그를 감당하기 어려워한다. 성인이 된 후 민이가 걱정된다는 교사가 많다.
   
   기초학력부진 학생은 학기 초에 이루어지는 기초학력진단평가를 통해 결정된다. 초등학교 2학년까지 성취해야 하는 읽기(reading), 쓰기(writing) 및 기초수학(arithmetic)능력이 기초학습능력의 기초가 된다. 학교에서는 기초학습 미달 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에 보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학습에 어떠한 의욕도 없는 학생들에게 정규 수업 외의 시간에 또 공부를 하라니 대상 학생들은 도망가기에 바쁘다.
   
   기초학력부진에는 인지, 정서행동, 환경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학교의 상담교사는 정규 수업의 대체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습 의욕이 저하된 학생들을 부지런히 상담하고,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행복하게 느낄 수 있도록 보살피고, 특별 프로그램을 만들어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철이 같은 학생들의 읽기·쓰기 능력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래도 철이는 온순하니까 학교의 지원을 따라는 온다. 민이는 학교의 어떠한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지 않는다. 한동안 수업 대체 프로그램과 방과 후 수업에 참여했지만 민이를 감당할 수 있는 교사는 없었다.
   
   학교에는 철이나 민이 외에도 다른 형태의 성향을 지닌 기초학습 미달 학생이 여러 명 있다. 그리고 기초학습 미달은 간신히 넘겼으나 그 못지않게 부진한 학생들도 꽤 많다. 학교마다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한 맞춤형 보정교육이 개설되어 운영되고 교육청이나 기업체에서 예산을 지원해주는 특별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대상 학생들의 변화는 미미한 편이다. 모든 학생이 최저 수준의 기초학습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교육청의 목표나 이에 대응하는 학교의 노력에 비해 효과가 너무 적다. 대상 학생이 정해진 문제를 반복적으로 암기하여 어찌 어찌 기준선을 겨우 통과한 경우가 부지기수다.
   
   분명 방법적인 문제가 있다. 교실 현장이 변화하도록 행정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학생 수 감소로 교사가 남는다고 학교를 떠나게 할 것이 아니라 기초 대상 학생들을 위한 정규 수업을 개설하고, 성적 처리방식도 이에 맞게 변경하면 어떨까.
   
김경원
   
   경기도 성남 풍생중 교사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8-31 08:39   |  수정일 : 2017-08-3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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