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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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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생 성열이의 친구 사귀기

글 | 오봉학 서울 동성중학교 상담교사

15년 전 졸업한 제자들한테 연락이 왔다. 저녁식사 자리를 마련했으니 참석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식사하는 내내 그때를 추억하며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성열이(가명)는 한 학년 후배들과 친구를 맺고 생활한 추억을 회상했다. 너무 잘한 선택이었다면서 “선생님 고맙습니다” 하며 나를 꼭 껴안기까지 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식사 후 집으로 돌아오면서 학생들과 함께했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당시 나는 1학년 담임이었다. 영국에 조기유학을 갔던 성열이가 6월 말쯤 우리 반으로 전학왔다. 초등학교 3학년 말에 떠나 그곳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전입한 터였다. 교무실에서 처음 본 성열이는 눈이 맑고 영특해 보였으나 약해 보였다. 성열이 어머니는 “성열이가 마르고 약해 보여도 체력은 나쁘지 않아요. 영국에서 성적도 좋았어요”라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셨다. 영국과 우리나라의 학제가 달라서 한 학년 후배들과 다니게 된 것이 속상하다고 하셨다.
   
   우선 원만한 교우관계를 맺게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교우관계만 해결되면 학업 문제는 무리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성열이에게 이렇게 제안했다. “한 학년 위였다는 생각을 접고, 반 학생들을 친구로 받아들이고 어울리는 것이 어떠니?” 성열이도 흔쾌히 동의했다. 바로 “선생님, 도와주세요”라고 말했다. 용기 있는 결정이었다. 이 또래 학생들은 선후배 관계에 민감하고 서열의식도 강해서 자존심을 접고 후배들을 선뜻 친구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학급에서 성열이를 도와줄 만한 친구 셋을 교무실로 불렀다. “너희들이 성열이를 선배로 대하면, 성열이는 친구도 없고 외톨이가 되어 학교생활이 어려워질 거야. 쑥스럽겠지만 친구로 받아들이고 사귀면 좋겠구나.” 처음에는 아무도 선뜻 말을 못 했다. 종태가 먼저 용기를 내어 손을 내밀고 “그래, 우리 친구 하자”고 했고, 진수와 태진이도 손을 내밀었다.
   
   다른 학생들도 진수, 태진이, 종태처럼 성열이를 자연스럽게 친구로 받아들였다. 학생들이 성열이 주변에 모여 화기애애해졌다. 그때부터 시작된 그들의 친구 관계는 나이를 떠나 잘 유지되고 발전해갔다. 성열이의 성적도 점점 좋아졌다. 네 학생은 각자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했지만, 그들의 우정은 더욱 돈독해졌다. 1년에 한 번 방학이면 가족까지 함께하는 대규모 가족 캠프도 했다고 한다.
   
   학생들이 조기유학을 하다 돌아오면 부모님들은 학업 문제에 먼저 신경 쓴다. 배운 내용도 다르고 교사의 지도법과 평가방법이 다르니 처음에는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학업은 학생들이 조금만 노력하고 시간이 지나면 대개의 경우 해결된다. 정말 중요한 것은 교우관계다. 학생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학급 학생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어울리는가 하는 것이다. 학제의 차이로 인해 한 학년 낮추어 다니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학업보다 교우관계가 먼저다. 전학생의 마음에 상처가 생기면 잘하던 공부도 못하게 된다. 자연히 등교가 꺼려지고 작은 일에도 짜증나고 자존감도 저하되기 쉽다. 반대로 교우관계가 좋아지면 학업 문제는 쉽게 극복할 수 있다.
   
오봉학
   
   서울 동성중학교 상담교사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8-25 13:53   |  수정일 : 2017-08-2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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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뇽  ( 2017-08-26 )  답글보이기 찬성 : 0 반대 : 0
아니 그냥 아빠가 안경환이면 돼 아저씨. 공부 교우관계 천재가 아닌 이상 전부 운이다. 약 팔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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