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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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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영어교육...영어 가르치는 인터넷 클라우드 기반의 인공지능 로봇

글 | 정채관 박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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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의 말동무가 되어주는 인공지능 로봇 파르미 / 「MBC 다큐스페셜 미래인간 AI」캡쳐본
1950년대 말까지도 NASA(미항공우주국)에서는 로켓을 쏘아 올리고 착륙할 때 필요한 수학 연산을 사람이 손으로 계산했다. 영화 <히든 피겨스>에도 등장하는 흑인 여성 전산원들이 주로 '컴퓨터' 역할을 했는데, IBM에서 개발한 진짜 컴퓨터가 NASA에 들어오게 되며 이들의 운명이 위태롭게 되었다. 다시말해 IBM 컴퓨터가 정상 가동되면 흑인 여성 전산원들은 필요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를 예견한 한 흑인 여성은 독학으로 컴퓨터 언어를 배운다.

  훗날 NASA 최고 수재 중 한 명으로 인정받게 된 이 흑인 여성의 이름은 도로시 반이다. 그녀는 컴퓨터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될 다른 흑인 여성 전산원들을 교육하여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탈바꿈시킨다. 그리고 그녀는 때가 되었을 때 필요한 전문인력을 NASA에 제공함으로써 컴퓨터와 흑인 여성이 상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컴퓨터는 흑인 여성 전산원들이 하던 전산처리를 하고, 흑인 여성들은 컴퓨터가 전산처리할 수 있도록 코딩을 하는 것이다.

  큰 변화에 대한 냉철한 진단과 신속한 대응, 선구자적 통찰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얼마 전 「MBC 다큐스페셜 미래인간 AI」에서 '어르신의 말동무가 되어주는 인공지능 로봇'을 봤다. 크기 40cm 남짓한 인공지능 기반의 로봇이 "저는 사람과 대화하기 위해 태어난 로봇입니다"라고 말한다. 자기 좌우명이 "잘 통하는 대화는 활기의 근원"이라고까지 말한다. 이 로봇은 할머니가 청소할 때는 옆에 따라다니며 말을 걸고, 요리할 때는 인터넷 클라우드와 연동하여 할머니에게 미트 소스 스파게티를 어떻게 요리할지 설명해준다.

  A씨는 아들이 태어나기 전에 인형을 하나 사줬다. 어릴 때부터 그 인형과 함께 커온 아들은 그 인형을 '형'이라고 불렀고, 그 '형'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아들이 결혼해서 분가할 때 그 인형을 가져간 건 물론이고, 아이가 생기면 그 아이한테도 인형을 하나 사줄 것이라고 했다. B씨는 딸만 둘인 자기 집에도 인형이 하나 있었고, 그 인형까지 셋이 소꿉장난을 하며 컸다고 한다. 자기 동생은 지금도 그 인형을 '동생'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언어는 많이 자주 사용할수록 늘고, 많이 자주 사용 안 하면 준다. 나 역시 영국에서 영어를 배울 때 집에 돌아와서는 책상 위에 종이컵을 하나 올려놓고, 특정 상황을 설정하고 그 컵과 말하기 연습을 한 적이 있다. 말하기는 실제 입으로 소리를 내어 말을 해야 늘기 때문이다. 영어를 가장 자연스럽게 배우는 방법은 어릴 때 엄마를 통해서 배우거나, 가족 같은 영어 원어민과 함께 사는 것이다. 영어에 최대한 노출될 수 있는 영어권 나라에 사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내가 사용하는 아이폰에도 간단한 질문에 대답하고 동작하는 '시리(음성인식 소프트웨어)'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성능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 하지만 정체된 정보와 지식수준이 아니라, 필요할 때 인터넷 클라우드에 접속하여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불러오고, 딥러닝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인공지능 로봇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런 로봇이 스마트폰처럼 저렴한 가격에 대중화되는 것을 상상해 보라.

  중국의 신제품 복사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어떤 신제품도 단시간에 복제하여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다. 부족한 기술은 시간 걸리는 기술 개발 대신 목표 기업 자체를 인수한다. '대륙의 실수'라 불리는 샤오미가 수백만 원을 호가하던 전동킥보드를 30만 원대에 내놓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중국 기업이 현재 약 4백만 원에 달하는 '어르신의 말동무가 되어주는 인공지능 로봇'을 저가에 내놓는다면 나뿐만이 아니라 내 아이의 외국어 교육을 위해 당장 구입할 용의가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교수학습방법을 검색하여 좋은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활용하여 영어를 가르치는 인터넷 클라우드 기반의 인공지능 로봇을 상상해 보자. 인터넷 클라우드와 연동되는 인공지능 로봇은 더는 말 못하는 단순한 인형이나 장난감이 아니다. 친구이자 선생님도 될 수 있다. 지금의 기술 개발 속도를 보면, 그러한 날이 올 날도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한 편으로 기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마음이 조금 편치 않다.


12 February 2017
정채관 박사(영어교육·응용언어학)
BEng(Hons) Birmingham MSc Warwick EdD Warwiick Cert Oxford
Email: ckj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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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2-14 13:05   |  수정일 : 2017-02-1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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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정채관 박사

⊙ 정채관 박사(교육학). 현역만기제대. 영국 버밍엄대(공학학사), 영국 워릭대(이학석사), 워릭대(교육학박사). 버밍엄대 한인학생회 부회장, 워릭대 한인학생회장, 영국 코벤트리 한인회장. 月刊朝鮮 영국통신원·전문가칼럼니스트.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 선임연구원, 연세대 영어영문과·교육대학원 시간강사, 인하대 영어교육과 강의교수, 버밍엄대 영어과 외부교수.

⊙ 현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육과정·교과서본부 부연구위원. 영국 English Today(Cambridge University Press, SSCI) 편집위원, 한국영어학회 부편집위원장 겸 연구상임이사, 한국영어교육학회 연구이사. 조선뉴스프레스 교육칼럼니스트 [정채관 박사의 영국 & 영어 이야기]. 저서 「한 눈에 들어오는 이공계 영어기술글쓰기(2007)」, 「코퍼스 언어학 입문(2012)」, 「2020 한국초중등교육의 향방과 과제: 교육과정, 교수학습, 교육평가(2013)」, 「김정은 시대 북한의 교육정책, 교육과정, 교과서(2015)」, 「원자력 영어: 핵심 용어 및 실제 용례(2016)」, 「코퍼스 언어학 연구(2017.8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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