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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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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우가 성교육 만화를 본 후...장애학생 성교육의 중요성

글 | 허정환 경남 창원 웅천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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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이철원 / photo by 조선DB
“아! 오지 마세요! 아파요, 아파요!”
   
   병우는 오늘도 교실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소리를 지른다. 지적장애 2급 병우는 초등학교 5학년이지만 남들보다 한 살이 많다. 사춘기가 일찍 찾아온 병우는 예고 없이 발기가 되면 수업 중이든 급식 중이든 하던 일을 내버려두고 고추를 잡고 구석으로 가서 아프다고 소리를 지른다. 병우 또래의 남자 친구들이나 형들은 병우를 가려주기도 하고 모른 척하며 나름의 배려를 한다.
   
   병우의 행동은 수업시간에도 지장을 주었다. 고민 끝에 보건선생님의 추천으로 영국에서 제작된 성교육 만화를 함께 보게 됐다. 남학생이 길을 걷다가 발기가 되어도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가고, 학교에서 친구들을 만났을 때 발기가 되어도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내용의 만화였다. 만화를 본 후 병우에게는 “어른이 되어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란다”라고 설명해주고 앞으로 병우의 몸에 일어날 수 있는 변화를 알려주었다. 남성호르몬의 변화로 변성기가 오고 몸의 소중한 부분에 털도 자랄 수도 있다고 말이다. 잠깐의 성교육이었지만 그 효과는 컸다. 병우는 두 번 다시 수업 중에 구석으로 가서 아프다고 소리 지르지 않았다.
   
   현장의 교사들은 장애학생 성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성교육을 제대로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성에 관해 너무 많은 지식과 정보를 주는 일은 안 그래도 호기심 많은 사춘기 아이들에게 긁어 부스럼을 키우는 일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교육은 단순히 인간의 생리적 구조나 기능 그리고 해부학적 지식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 인간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내 몸과 마음이 귀한 만큼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도 귀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성교육인 것이다.
   
   병우처럼 장애학생 중에는 지적수준은 3세 또는 7세에 머물지만 신체의 성장속도는 비장애청소년보다 훨씬 더 빠른 경우도 있다. 이때 적절한 성교육이 지원되지 않는다면 일상에서 숱한 어려움을 겪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장애인은 비장애청소년에 비해 성에 대한 정보를 접하거나 교육을 받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성적 욕구를 해소하거나 자제할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장애아동의 성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주체는 부모와 교사이다. 부모는 아동을 양육하면서 의도하든 아니든 언어적·비언어적으로 성교육을 하고 있다. 아이들은 성장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사건을 겪으며 어떤 행동은 해도 되고 어떤 행동은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가정에서 배우게 된다. 학교에서의 성교육도 중요하지만 가정교육과의 조화가 중요하다. 부모가 학교의 교육 내용과 다른 내용을 반복적으로 가르치거나, 방관자의 자세를 취한다면 성공적인 성교육을 기대할 수 없다. 성교육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하고, 해도 되는 행동과 절대로 하면 안 되는 행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또 일관성 있게 가르쳐야 장애아동이 어엿한 사회구성원으로 우뚝 설 수 있다.
   
허정환
   
   경남 창원 웅천초등학교 교사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2-10 09:50   |  수정일 : 2017-02-1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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