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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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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금 폭풍전야의 고요...사소한 변화에도 급변 가능성

글 | 이지수 명지대 교수(북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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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비오는 평양거리풍경./공동취재단

평창올림픽은 김정은 정권에게 득이 될까, 독이 될까?

평창올림픽에도 역시 평양 바람이 불어왔다. 평양에서 불어 오는 바람은 어느새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바람이 불때마다 바람의 정체, 바람의 향방, 바람의 영향 등을 놓고 갑론을박, 급기야 남남갈등이 절정에 오르기도한다.

하지만, 평양바람은 이제 평양의 통제속에 있지 않다. 평양이 일으킨 바람은 힘이 없다. 불었다가는 바로 꺼지고 만다. 오히려 엄청난 역풍도 일으킨다. 의도하는 방향으로 불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가버린다.
 
김씨의 손부채질로 시작한 평양바람은 이제 그들의 의도대로 불지 않은 지 오래다. 오히려 한국까지 불어 온 평양바람은 바람이 흘러 온 길을 따라 역으로 한국바람을 실어 나르는 통로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사상 가장 많은 숫자의 선발된 인민들을 '남조선'에 보내 일으킨 평양바람 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제 그들이 돌아 가서 전파할 한국바람이 어떤 파장을 일으키냐이다.  

평양의 의도가 언제나 의도한 대로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니다.  김정일이 고이즈미수상에게 일본 여성 강제 납북 사실 인정이라는 통 큰 선물을 주었지만, 일본 여론은 평양바람대로 불지 않았다. 평양바람이 일으킨 결과는 오히려  참담했다. 친북 사회당, 종북 정서의 일부 일본 지성계, 평양 나팔수 조총련 등이 사실상 몰락했다.
 
방북 사건으로 감옥에 갇혀 있던 이의 서울 집을 방문해서 가족들과 인터뷰를 통해 '남조선 정권'의 반통일성을 선전 선동하고자 했던 평양의 보도는 실은 엉뚱한 파장을 일으켰다.
"아니 남조선에서는 남조선 배반자 가족들을 수용소에 보내지 않는가?"
 
이번 북한응원단의 응원은 질서정연이라는 억지를 가지고,  획일적이라는 구태 이미지를 우리에게 심어주었다. 무질서를 방불케 하는 자유분방한 우리의 응원은 과연 이들에게 어떤 충격을 주었을까 궁금할 따름이다. 
천안함의 주역으로 알려 진 김영철은 천안함에 대한 기자의 자유로운? 질문에 어떤 기분이었을까?
이번에도 역시 김정은이 의도한 평양바람은 바람길을 따라 역으로 북한에 전혀 의도 하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이 기대된다.
 
요컨데, 타자성이 부재했던 북한 사회가 이번에 제대로  생소함을 느낀 것이다. 생소함은 타자의 존재를 인식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타자성을 비로소 회복하면서 스스로 타자와 자기를 비교하게 된다.
 
드디어 북한 인민들에게 주입 대신 자각이 싹트게 된  것이다. 북한 권력에 치명적인 상황이 온 것이다. 외부와의 접촉이 정권에게는  독이 되고 있다.  사실 이런 상황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저간의 사정을 헤아리면,  북한 상황이 폭풍전야의 고요와도 같은 상황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 마치 끓기 시작하기 직전의 그저 평온한 물과 같다. 두 개의 힘이 팽팽히 맞선 평형 상태라 오히려 긴장을 못느끼는 그런 상황이다.

하지만 밖이건 안이건, 북한 권력 심층부에서 조차  이를 실감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겉으로 보면 모든게 멀쩡하게 보이기 떄문이다.

그럼 과연 어떤 근거로 북한 정권이  임계상황이라고 보는가.
북한 경제 지표가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된다.
북한 경제는 현재 사회주의 통제경제가 아니라 인민들의 자유로운  장마당경제로 돌아가고 있는 형편이다. 장마당 경제, 즉 시장경제는  북한체제가 공식적으로 지향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체제는 시장경제 요소를 암세포로 여긴다. 그런데 암세포가 이미 북한 전역에 번져있다. 그리고 이 기세가 꺽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은 80년대말 소련 동구상황과 흡사하다. 임시적으로 허용한 자유시장이 마치 왕성한 말기암 세포처럼 겉잡을 수 없이 번져나간 것이 당시 소련 동구 공산당정권이 무너지기 직전의 상황이었다.
 
도처에 넘쳐 흐르는 시장을 여전히 암적 존재로 인식했던 소련 동구의 공산당 정권은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반면에, 중국은 어땠는가? 70년대 말, 비슷한 시기에 시장경제를 허용한 중국에서도 역시 비슷한 시기에 인민들의 봉기가 있었다. (89년 천안문사건).
그러나 이를 정권은 무사히 넘겼다. 중국 공산당은 시장경제요소를 암세포로 여기지 않았다. 임시변통으로 시장을 허용한 것이 아니라 시장경제라는 불구덩이에 아예 뛰어들었다.
시장은 암세포가 아니라, 역사진보의 활력소로 보았던 게 달랐다. 시장은 자본주의의 전유뮬이 아니라는 말을 한 것은 등소평이었다.
 
지금 평양은 장마당이란 시장경제 암세포가 전역에 번져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정권은 틈만 나면 이를 격멸하려고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경제로 진화하려는 경제와 통제경제로 이를 막으려는 정치가 팽팽히 맞선 것이 오늘의 북한이다. 너무 팽팽하게 맞서 아무도 일촉측발 긴장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 따름이다.  북한의 시장은 외부와 통해 있다. 밀수건 와크 무역이건 북한 경제는 이미 외부와 시장거래를 하고 있다.
물건만 오가는 게 아니라 사람도, 바깥 세상 공기도 오간다. 배급 공급제도를 통해 수직적으로 오가던 상품들이 이젠 수평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상품유통이 당국의 손에서 인민의 손으로 넘어 온지 오래다.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배급시대에 존재하지 않던  공기가 유통되고 있다. 거기에는 나라밖의 공기와 남조선의 공기가 섞여있다. 꽉막혔던 답답한 공기가 이제는 자유로운 공기로 변했다.
(대외적인) 폐쇄와 (대내적인) 통제 위에 군림하던 권력이 위협받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도 위협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오늘의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소한 변화도 아슬아슬한 균형을 깨트리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평양봉쇄도 평양 퍼주기도 어떤 결과를 가져 올지 이제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김정은이 파견한 역대 최대 규모의 방남단, 천암함 사건의 김영철 파남이 평양에 일으킬 가공의 파장을 묵도하고 있는 셈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3-21 11:01   |  수정일 : 2018-03-2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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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두  ( 2018-03-21 )  답글보이기 찬성 : 24 반대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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