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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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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의견을 들어주는 사회

“내가 취재하러 북한에 몇 번 가봤는데 실제로 보니까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백만을 굶겨죽이면 벌써 국가로서의 자격을 잃은 거죠."

글 | 엄상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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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경하는 후배가 있다. 대학시절 반독재 투쟁을 하다가 긴급조치 위반으로 구속되어 3년 동안 감옥에 있었다. 공안기관은 그를 괴롭히기 위해 잡범들 방에 넣었다. 강간의 위험도 있었고 동상에 걸려 발이 썩는 등 많은 고통이 있었다. 석방이 되도 직장을 구할 수 없었다. 그 어디에서도 그를 받아주는 업체는 없었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잠시 출판사를 하기도 했다. 가난과 병이 그를 따르기도 했다. 한쪽 신장이 약해지고 시력까지 없어져 어두컴컴한 방안에서 하루 종일 혼자 있는 모습도 본 적이 있다. 그는 절망과 죽음을 바로 앞에서 보고 있었다.
  
  그는 해외언론사의 현지 기자업무를 대행하다가 한겨레신문사가 생기면서 기자로 입사했다. 그는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항상 세상을 보는데 균형을 잡고 보려고 애쓰는 것 같았다. 세월이 흐르고 그는 한겨레신문의 주필을 마치고 나왔다. 이따금씩 사무실로 놀러오는 그에게서 여러 얘기를 들었다. 미국과 트럼프에 대해 세계적으로 여러 가지 평가가 있다. 그는 미국에 대해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미국의 정계 배경에 힘을 쓰는 몇 개의 그룹이 있어요. 군수산업을 장악한 그룹, 금융그룹, 석유 메이저 그룹 등이 있죠. 부시 대통령은 군수산업이 밀어주는 대통령이었어요. 전쟁을 일으키는 방향으로 가게 되어 있죠. 오바마는 뒤에 금융을 잡고 있는 그룹이 받쳐주고 있어요. 이 그룹들이 미는 사람이 정권을 잡으면 정책이 달라지는 거예요. 미국은 대통령의 배경이 어떤 그룹이냐에 따라 여러 가지 얼굴로 바뀔 수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6·25전쟁은 어떤 시각으로 해석해?”

  내가 물었다.
  
  “미국이 전쟁을 하는 이유는 몇 개가 있는 것 같아요. 세계적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 있고 중도의 석유 메이저 그룹을 보호하기 위한 비즈니스 전쟁이 있고 그 외 종교적, 문화적 우월의식에서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보죠. 미국의 경우 2차대전이 끝나고 전쟁군인이 돌아오면서 미국경기가 침체하기 시작했어요. 그때 미국경기를 살려준 게 한국전쟁이죠. 미 국방부가 예산을 올렸는데 대통령이 거부했다가 한국전쟁 때문에 네 배를 올린 국방비가 책정됐어요.”
  
  “맥아더는 핵으로 만주까지 폭격하자고 미국 대통령에게 제의했는데 그건 어떻게 봐?”
  
  “소련이 1949년 핵 생산에 성공했기 때문이죠. 그렇지 않으면 치고 들어갔을 거예요. 2차 세계대전에서 우리가 모르지만 소련의 역할이 큰 면이 있어요. 전쟁에서 소련인이 3천만 명이 죽었어요. 대단한 희생이죠. 레닌그라드 전투에서 소련이 독일을 이기지 못했다면 미국의 승리도 없었을지 몰라요. 그렇게 승리를 하고 미국과 소련은 세계를 갈라먹게 된 거예요. 미국과 소련은 유럽도 만주도 갈라서 차지하고 싶었어요. 만주를 차지하지 못한 데는 모택동의 담판이 중요한 역할을 했죠.”
  
  후배인 그의 머리에는 수많은 지식들이 꽉 차 있는 것 같았다. 대화의 방향을 국내 문제 쪽으로 돌려서 물었다.
  
  “박근혜 정권에서 통진당을 해산했는데 그건 어떻게 봐?”
  “우리 사회에 어차피 좌파 쪽으로 뿌리를 깊게 박은 사람들이 있어요. 청계천의 빈민들을 데려다가 성남 벌판에 버려 폭동이 일어난 적이 있잖아요? 좌파들이 있는 근본원인에는 그런 원죄들이 있는 겁니다. 80년대 전두환 군사정권이 잡고 누르니까 더 튀면서 주체사상파가 탄생하기도 했죠. 제가 보기에 통진당 해산은 무리가 있었어요. 법원에서는 무죄가 선고됐어요. 그렇게 되니까 권력 쪽이 급히 헌법재판소를 움직여 정당을 해산시켜 버린 면이 있죠. 그런 식으로 누르면 일본의 적군파 같이 앞으로 폭력이 나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통진당 대표였던 이정희 변호사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었어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의견도 대변해주는 그런 소수정당이 필요하다는 낭만적인 생각을 했죠. 그러다 변한 겁니다. 그 뒤에 주사파 골수들이 있었는데 꼭두각시 노릇을 한 면도 있어요.”
  
  “그러면 앞으로의 세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봐?”

  내가 물었다.
  
  “내가 취재하러 북한에 몇 번 가봤는데 실제로 보니까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가라고 하면 국민들을 보호하고 또 입에 밥이 들어가게 해야 하는데 수백만을 굶겨죽이면 벌써 국가로서의 자격을 잃은 거죠. 김정일 체제로 세습할 때 그건 사회주의 이념과 맞지 않다고 반대의견을 낸 사람들 모두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갔잖아요? 군사독재를 하는 봉건왕조국가로 지금 옛날의 전쟁같이 농성(籠城)체제에 있는 상황이죠. 평양을 중심으로 있는 소수의 봉건귀족을 제외한 나머지 인민들을 각성시켜야 하는 거죠.”
  
  “우리 사회에서 좌파 우파 정권하면서 말이 많은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노무현 대통령 보세요. 입으로는 좌파 같은 이런저런 말을 많이 했지만 시리아에도 파병을 하고 미국과 FTA협상도 하고 소고기도 들여오고 대통령이 되어서의 현실적인 행동은 달랐잖아요? 정권을 잡고 나라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현실을 보고 타협을 해 나가야 하는 거죠. 이론적으로 대들 때하고 권한을 가지고 실제로 일할 때는 달라지는 겁니다.”
  
  그에게서 또다른 의견들을 많이 들었다. 민주주의란 뭘까. 보통사람들이 중구난방으로 하는 말들이 모여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한다. 여러 가지 상반된 의견들이 서로 부딪치고 소리를 내면서 흘러가는 그런 사회가 민주사회가 아닐까. 여러 가지 농도의 다른 의견이라면 무조건 배척하지 말고 들어보는 그런 사회가 성숙한 사회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12-08 08:52   |  수정일 : 2017-12-0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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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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