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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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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진호 냉동복어에 생각난 김영수의 외화뭉치...남한에 北간첩들이 박히지 않은 곳이 없다.

글 | 김태산 전 조선-체코 신발 합영회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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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북한 당국에 나포됐다 6일 만에 무사히 귀환한 경주 감포 선적 39t급 복어잡이 어선 '391 흥진호'가 강원 속초시 속초해양경찰서 부두에 입항하고 있다. / 뉴시스

오늘은 여담 같은 이야기를 해본다.
 
북한이 경제난으로 한창 허덕이던 1999년 중반 어느 날 아침 출근시간이었다.
 
대동강구역 문수거리에 자리 잡고 있는 “은하 무역지도국” 정문 바깥 마당에는 낯선 지프차 한 대가 정차하고 있었고 그 주변에는 건장한 사나이들 서너 명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한창 출근하는 정무원들로 붐비는 정문을 지켜보고 있었다.
 
9시가 지나자 정문은 인적이 끊기고 각 사무실들에서는 아침 조회 겸 독보를 하느라고 은하무역지도국 정문 안마당이 조용해졌다. 이때에 지프차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나이들 세 명이 정문을 통과하여 건물의 1층에 자리 잡고 있는 가공수출 4무역관리국 사무실로 향하더니 조회준비를 한창 하고 있던 김영수 국장을 데리고 나와서는 지프차에 구겨 넣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4국장 김영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에 나가서 해외의 무역회사들과 연간 수백만 달러어치의 대규모적인 피복임가공 수출계약들을 체결하고 돌아옴으로서 완전히 침체되어가던 북한의 피복임가공 수출계에서 혜성과 같은 존재로 떠오르며 중앙당 김경희 부장의 총애도 받던 능력자였다.
 
후에 안 일이지만 그가 지금까지 중국에 나가서 면담을 하고 계약을 맺었던 그 무역회사들은 바로 남조선의 회사들이었던 것이다. 김영수 국장은 북한정권이 이제 얼마 못가서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앞으로 북한 정권 붕괴 후 해야 할 일들과 제기되는 문제들 까지 남조선 사람들과 합의를 비밀리에 맺었다 한다.
 
그렇게 아무 문제없이 승승장구를 할 것만 같던 그에게는 어느날 그의 앞으로 갑자기 날아든 종이 한 장 때문에 지옥문이 열렸던 것이다. 어느 날 북한의 모든 무역회사들이 외국과 통하는 전화와 팩스를 종합적으로 감시하고 관장하는 “평양통신센터” 로 “대한민국 통일부 장과 강인덕”의 이름으로 된 팩스 한 장이 날아들어 왔다. 북한의 보위부 전체에 전무후무한 최대의 비상이 걸렸다.
 
팩스 내용인즉... “존경하는 김영수 국장님 ..귀하 앞.. 우리는 귀하와 한 약속대로 만반의 준비를 하였으니 출하 날자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대한민국 통일부장관.” ...뭐 이러한 내용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보위부는 김영수를 체포하였던 것이다.  
 
나는 남한에 와서 조사를 받을 때에도 왜 남조선 사람들은 이렇게 어리석은 행동을 해서 동업자들을 죽게 만드냐?“고 말을 했으나 조사관들은 무덤덤한 태도였다.
 
나는 그때로부터 시간이 좀 지나서야 남한에 북한 간첩들이 박히지 않은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야 그 사건의 의문도 풀었다. 김영수 국장이 남한의 모 기관 기업들과 미래의 사업계약을 맺고 수많은 돈까지 받아 챙겼던 작전은 그렇게 허무하게도 김영수의 체포로 막을 내렸다.
 
정작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제 부터다. 
 
보위부에 잡혀간 김영수 국장은 빼도박도 못 할 증거 앞에서 할 수 없이 100% 실토를 했다. 남조선으로부터 받은 돈도 집안에 숨겼다는 자백을 받은 보위부는 증거를 찾기 위하여 영수의 집을 수차례 집중 수색 했으나 그들은 달러는 전혀 찾아내지 못했다. 그러자 보위부는 자존심을 굽히고 영수 국장에게 돈을 집밖의 어디에 숨겼는가고 심문을 들이댔다.
 
그때에 영수국장은 웃으면서 자기하고 집에 같이 가야만 찾을 수가 있다고 했다한다.
 
보위부 성원들과 집에 도착한 영수 국장은 부엌에 있는 냉동고로 다가가서 냉동고의 문을 열더니 냉동된 고깃덩어리들을 꺼내서는 그것을 녹여보라고 했다.
 
과연 얼마 후에 그 고깃덩어리들 속에서는 수십만 달러가 나왔다. 그리고  영수 국장은  독재자가 보내는 길로 갔다.
 
오늘 이글을 쓰는 원인은 요즘에 “흥진호” 라는 배가 북한에 들어갔다가 나왔는데 그 배에는 제철도 아닌데 냉동된 복어들이 3.5톤씩이나 들어 있었다고 한다. 혹시 대한민국의 해당 조사 기관들이 다른 것은 다 조사를 하면서도 그 냉동 된 복어창고나 박스들을 무심하게 지나치지는 않았을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써보는 것이다.
 
통례적으로 북한군은 중국의 어선들을 잡으면 그들이 잡은 고기와는 물론 어구와 기름까지 다 뺏어내고 돌아갈 기름만 조금 주어서 쫓아낸다. 그런데 흥진호는 오히려 수많은 복어를 냉동까지 해서 보내준 그 이유가 궁금하다.
 
하기사 세상이 다 된 세상인데 이제 와서 이런 말을 해야 입이나 아플 뿐 뭔 필요가 있겠냐 만은 늙은이가 그냥 심심풀이로 해보는 소리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11-06 11:08   |  수정일 : 2017-11-0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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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산 전 조선-체코 신발 합영회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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