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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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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는 北 김정은의 폭정을 종식시켜야 한다

글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2017년 새해 신년사 발표하는 북한 김정은
시대착오적 과거 회귀형 신년사
 
무릇 신년사라 함은 다소간의 과장이 있다 하더라도 새로운 희망과 미래를 향한 의지를 담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2017년 벽두 접한 김정은의 신년사는 객관적인 현실과 괴리된 채 과거로의 회귀를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김정은이 신년사 서두에 강조한 2016년의 성과는 북한 노동당 제7차대회와 국방력강화 두 가지이다. 북한 노동당 제7차대회는 김정은의 권력 승계를 마무리짓는 정치적 행사이외에 구체적인 그 어떤 성과도 제시된바 없으며, 국방력 강화는 사상최강의 대북제제국면을 초래한 핵과 미사일이다.
 
김정은은 북한이 동방의 핵강국으로 솟구쳤으며, 대륙간탄도로케트 시험발사준비가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이는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으며, 미국을 공격할 능력의 확보가 임박했으니 협상을 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트럼프 정권의 대외정책이 예측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북미협상의 향방을 가능하기는 어려우나, 북미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북한의 희망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미국에서 북한을 보는 시각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대동소이하기 때문이다. 후보시절 트럼프 당선인이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고 발언한 진의는 격의 없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 햄버거는 서민들의 간편 음식이며 정상외교의 식탁에는 스테이크가 오른다. 트럼프에게 북한은 스테이크 먹을 대상(정상국가)이 아닌 그저 햄버거 먹는 대상(불량국가)일 뿐이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화학공업은 공업의 기초라며 ‘탄소하나화학공업(C1화학공업)’의 창설이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을 강조했다. 나프타를 이용하는 석유화학은 화학공업의 기초에 해당한다. 따라서 지구상의 모든 선진 공업국은 석유화학공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김정은이 말하는 탄소하나화학공업은 석유가 아닌 석탄을 가스화하여 화학공업의 기본원료를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석유없이 북한에 풍부한 석탄을 이용하겠다는 것이며, 이는 이미 실패한 김일성 시대의 주체공업으로 회귀하겠다는 것을 말한다. 탄소하나화학공업의 창설을 위해 1980년대 초 건설을 시작한 거대한 규모의 순천비날론공장은 현재 폐허상태이며, 남포 갑문, 1989년 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 사업과 함께 북한 경제를 파탄시킨 대표적인 상징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김정은이 다시 탄소하나화학공업의 창설을 꺼낸 이유는 원유금수까지 동반될 수 있는 강력한 대북제재국면이 도래해도 끝까지 버티겠다는 의미를 내포함과 동시에 세계경제와는 유리된 북한 자신만의 주체경제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신년 벽두부터 자력자강을 외치는 것도 동일한 맥락이다.
 
신년사 말미에 김정은은 ‘세상에 부럼없어라’를 부르던 과거 역사속의 시대를 다시 오늘의 현실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세상에 부럼없어라’는 김일성 시대를 말한다. 김일성 집권기는 수십만에서 수백만으로 추산되는 대규모 기아사태가 발생한 북한의 90년대 이후 상황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경제상황이 좋았을 뿐 결코 ‘이밥에 고깃국 먹는’ 시기가 아니었다. 김일성 시대에도 북한 주민들은 내핍의 강요속에서 ‘새벽별 보기운동’이나 ‘천리마 운동’과 같은 노력동원에 시달려야 했다. 굶주림에 시달리는 지금의 북한보다는 나았지만 결코 풍족했던 시기는 아니었다. 김정은의 눈에는 40여년전 김일성 시대가 북한의 이상향인 셈이다. 2017년 김정은 신년사의 현주소이다.
 
새로운 폭정의 예고
 
지난해 12월 말 개최된 노동당 초급당위원장 대회에서 김정은은 초급당의 관료화로 인해 혁명을 망치며 당도 존재할 수 없게 된다고 비판했다. 북한에서 관료화는 관료주의뿐만 아니라 세도와 부정부패를 의미한다. 이어 김정은은 당의 관료화를 없애는 것을 ‘주 타격방향’으로 삼아 ‘일대 사상공세’를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이 말이 대규모의 무차별적인 유혈숙청을 의미한다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는 상식에 가깝다.
 
김정은의 신년사에도 국정운영에 대한 불안과 초조가 담겨있으며, 새로운 폭정을 예고하고 있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역사에 유례없는 시련을 웃으며 헤쳐왔다”고 했지만 곳곳에서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김정은은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를 독초로 규정하고 이를 뿌리뽑겠으며, 당과 인민대중을 갈라놓으려는 시도를 “짓부시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패배주의와 보신주의, 형식주의, 요령주의에 대한 투쟁도 강조했다. 김정은은 이 같은 모든 일들이 인민을 위한 것이라는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 김정은의 언급이 새로운 공포정치를 예고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김정은은 신년사 말미에 자신이 인민의 충복이 될 것이며 언제나 마음뿐이었고 능력이 따라가지 못했음을 자책했다. 그리고 새해 더 많은 일을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미 집권 5년간 340여명을 처형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의 약속이다. 이 숫자도 알려진 것에 불과하며 실제 희생자는 더 많을 것이다. 지난 집권 5년의 행적을 볼 때 신년사에 나타난 김정은의 경고와 자책은 새롭게 시작될 대규모의 공포정치와 유혈숙청에 대한 예고와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북녘 형제들의 올 한해에 대해 근심과 걱정이 앞설 따름이다.
 
“언제 끝날 것인가?”가 아닌 “언제 끝낼 것인가!”
 
이명박 정권 이후 북한붕괴론이 확산되어왔다. 2008년 8월 김정일의 뇌질환이 발병하자 한‧미 당국은 그의 수명이 최대 5년이 될 것이라는 점을 사전에 파악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정일의 급사 이후 준비되지 않는 신생 김정은 정권 역시 불안정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김정일의 발병과 급사, 그리고 신생 김정은 정권의 등장은 북한 붕괴론의 주요 근거였다.
 
북한붕괴론의 가장 중요한 한계는 “언제 붕괴할 것인가?”를 기다리기만 했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불안정성이 상존한 독재체제가 장기간 지속된 사례는 얼마든지 많다. 독재체제의 붕괴에 있어서 중요한 핵심 요인 중의 하나는 대내외적인 체제저항운동의 존재 여부이다. 독재체제를 붕괴시키기 위한 노력없이 자연적으로 정치변동이 발생한 경우는 드물다. 김정은 정권의 종식을 위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북한은 한국과 유리된 개별 국가가 아니며 북한문제의 모든 영역은 한국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북한의 핵개발은 한국 안보의 근본적 위협이며, 안보고비용구조를 초래한다. 임진강 수계에서 북한이 무단으로 강물을 방류하면 우리 주민들이 바로 위험에 처하며, 탈북민들은 한국에 입국하면 모두 주민등록증을 부여받는다. 북한이 헌법상 한국의 영토이며, 북한 주민은 잠재적인 한국 국민이기 때문이다. 북한내의 변화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한국이 능동적으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이유이다.
 
김정은이 핵을 스스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이제 상식이 되어가고 있다. 집권 5년간 자신의 고모부를 포함해 수 많은 인명을 유혈 숙청한 김정은이 개혁과 개방의 길로 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점차 명백해지고 있다. 김정은 체제가 한국안보에 대한 위협을 가중시킬 것이며, 더 많은 북녘의 무고한 인명을 해칠 것이라는 점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김정은과 그 핵심 측근들은 한민족의 안위를 해하는 ‘절대 위험’이며, 따라서 그 위험이 사라지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제거해야만 한다. 이 같은 평가에 보수와 진보가 있을 수 없다.
 
고난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측은 지심’이 인간의 기본 도리라는 것은 이미 수 천년전 유교가 전해준 가르침이다. 이제 김정은의 폭정이 언제 끝날지를 기다리는 수동적이고 패배주의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북녘 형제들의 고통을 경감시키는 능동적인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북한에 핵을 포기하는 정권이 들어서고, 김정은의 폭정이 종식되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북 압박일변도의 정책을 넘어 북한의 정권과 주민을 분리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이는 북한에 대한 전방위적인 관여의 확대(Engagement Policy)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망명한 태영호 공사의 말대로 북한의 뜻있는 엘리트들과 주민들에게 김정은 정권의 허구성과 폭정을 알리고 용기를 불어넣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북한에 진실을 알리는 대북방송과 대북전단의 살포 등 정보유입의 확대는 매우 중요하다. 소련 동유럽 체제 붕괴의 근본요인은 외보 정보의 유입이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80년대 우리가 반 군사독재 민주화투쟁을 벌였을 때 진실을 보도해준 외국의 언론들에게 얼마나 큰 용기를 얻었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외부세계의 소식과 김정은 정권의 폭정을 북한 주민들에세 알리는 노력이야 말로 독재라는 얼음덩이를 깨는 바늘과 같은 것이다. 국내외의 북한민주화운동은 물론 북한내 맹아단계인 체제 저항운동에 대해서도 공식, 비공식 통로를 통해 지원해야 한다. 북한의 미래는 북한의 엘리트들과 주민들 손으로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인권침해 역시 사후적인 차원과 아울러 예방적 차원을 병행하여 희생을 최대한 방지해야 한다. 북한인권침해와 관련된 인사와 조직,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수집하고 공개하여 김정은 정권을 압박해야 한다. 가장 심각한 인권침해는 전쟁과 기아이다. 따라서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게을리 할 수 없다. 지난해 함경북도의 끔찍한 재앙에도 우리가 한일은 거의 없다는 점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강력한 대북제재국면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구급약과 모포, 비상식량, 어린이 영양제 등 핵개발로 전용되지 못할 물품은 얼마든지 많다. 북녘형제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통일의 준비이다. 장기간의 노력을 통해 북녘 형제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감싸주는 존재가 북한 정권이 아닌 우리라는 사실을 체감하게 해야 한다. 독일 통일의 평범한 교훈이다.
 
2017년은 한국의 조기대선과 트럼프 정권의 출범, 중국 시진핑체제 2기 출범 등 대내외적으로 격랑이 예고되고 있다. 이미 중국과 일본이 한국을 압박해오는 기세다. 답은 우리 스스로 한반도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동적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다. 그 출발점은 모든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의 종식이다. 김정은 정권이 붕괴해도 모든 문제가 일거에 해결되지는 않으며, 북한내 어느 정도의 혼란도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보유를 고집하고 폭정을 지속하는 김정은 정권이 상존하는 한 한반도 문제의 해결은 요원하며 우리와 북녘의 형제들 모두 상시적인 위협과 불안정속에서 살아가야만 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2017년은 김정은 정권 끝의 시작이자 그 종점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1-09 09:50   |  수정일 : 2017-01-0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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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일을  ( 2017-01-29 )  답글보이기 찬성 : 0 반대 : 0
할만한 사람들은 하나둘씩 모두 탈북을 하고 있으니 요원한 일 이다. 김정은의 철권통치에 푸른신호등 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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