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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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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대북(對北)초강경 안보팀 등장...."김정은, 떨고 있나?"

글 | 백승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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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소구내에 차 넘치는 물고기 비린내를 맡으니 기분이 상쾌해진다.”
 
북한 김정은이 11월 20일 ‘8월25일수산사업소’를 찾아 관계자들에게 한 말입니다. 지난 9월 초, 5차 핵(核)실험을 감행한 이후 미국 대선(大選) 전후로 추가 핵실험할 것처럼 행동했던 김정은이 느닷없이 수산업 강화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는 최근 ‘김정은 현장지도’를 소개하며 관련 내용을 연이어 보도하고 있습니다. 6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처럼 보였던 김정은이 갑자기 ‘민생경제’를 챙기고 있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김정은의 수산업 강화 정책은 2013년부터 간간이 알려지곤 했습니다만, 관영매체가 이를 지속적으로 보도할만한 사안은 아니라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실제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등장 이후 복잡하게 돌아가는 국제 정세 속에 북한이 살아남을 방안을 모색하느라 ‘정중동(靜中動)’에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북한을 두고 “미쳤다”고 말한 트럼프가 대북(對北)정책을 어떻게 펼지 숨 죽이고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김정은은 힐러리와 트럼프의 대결에서 내심 트럼프를 지지했을 수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의 오늘》은 지난 5월 오피니언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를 “현명한 정치인”이라고 치켜세운 뒤 “트럼프의 선동적인 정책에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했습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북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였습니다. 트럼프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거론하면서 ‘미군 철수’ 여지도 남겨놨기 때문입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트럼프는 대선 전(前)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가지는 않겠지만 그가 미국에 오면 햄버거를 먹으며 만날 용의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미국 내 북한 전문가로 알려진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는 최근 《월간중앙(12월호)》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도 트럼프를 만나 악수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박 교수는 1990년대부터 북한을 수시로 방문해온 인물입니다. 그는 “(김정은이) 트럼프와 악수하고 머리를 맞댄다면 국내외 입지가 달라진다”며 “(현재) 김정은이 굉장히 어려운 처지에 있다. 경제가 말이 아니다. 이 모든 게 주적(主敵)인 미국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엉뚱한 사람이 미국 대통령이 됐으니 돌파구를 찾아보자는 의욕이 생길 법하다. 국가원수 레벨에서 우호관계를 구축하고자 할 것이다”고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당선 직후 김정은이 ‘핵실험 속도조절’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이 대북강경책을 쓰지 않는 이상 북한 핵실험을 자제하고 트럼프와 대화국면을 만들어 가려고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듯합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북(對北)정책을 관장할 외교ㆍ안보팀 책임자들을 대북 강경파로 발탁하고 있어서입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클 플린’입니다. 플린 내정자는 ‘김정은 체제 소멸’을 거론할 정도로 ‘매파’에 속합니다. 그는 11월 18일 미국을 방문한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 등 한국 방문단과의 면담에서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을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강력한 대북 압박을 통해 북한의 셈법을 변화시켜 나간다”는 기존 입장을 보여줬습니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무시무시한’ 상대를 만난 셈입니다. 그 동안 플린 내정자가 말해온 발언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미동맹은 핵심 동맹이다. 차기 행정부에서 북핵 문제를 우선순위로 다룰 것이다”(2016년 11월 18일, 한국 정부 대표단과의 면담)
“북한은 50년 전보다 훨씬 위험하다. 북한의 핵능력을 제거하는 노력을 하고 싶다”(2016년 10월 21일 한국 기자단과의 간담회)
“현재의 북한 체제를 오래 존속시켜서는 안 된다. 김정은과 경제적 거래를 할 생각은 없다”(2016년 10월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
“북한은 핵과 탄도미사일 폐기를 위한 협상에 나설 의지가 없다”(2013년 4월 국가정보국 국장 재직 당시)

김정은이 무서워할 인물은 또 있습니다. 국방장관 1순위인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군사령관입니다. 매티스의 별명은 ‘미친 개(mad dog)’입니다. 군 재직 시 직설화법과 저돌적 성격으로 얻은 별칭입니다. 그는 베트남전(戰)이 한창이던 1969년 해병대에 자원 입대(入隊)한 뒤 사병에서 4성(星) 장군까지 오른 입지전적의 인물입니다. 매티스는 핵개발과 관련한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에 대해 “효과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으며 북한 제재에 대해서는 “이란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강경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트럼프는 매티스와 만난 후 “미친개(mad dog) 매티스 장군과의 만남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는 진짜배기(real deal)이자 장군 중의 장군”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김정은도 이런 내용을 기사를 통해 접했을 것입니다. 그의 입장에서 ‘골칫거리’가 여럿 생긴 겁니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는 국제관계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당연히 그가 임명한 외교ㆍ안보 라인 인사들이 주도적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큽니다. 제임스 스태브리디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사령관은 11월 17일자 《타임지》 기고문에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가장 시급한 안보 현안이고, 두 번째가 예측 불가능하고 위험한 북한 김정은”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참을성 없는 김정은이 미국과 한국, 일본을 계속 위협하고 있다”며 “핵폭탄을 탑재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 김정은을 막기 위해 중국과의 협력도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앙정보국장(CIA)에 마이크 폼페오 하원의원을 지명했습니다. 폼페오 또한 대북강경파입니다. 그는 한발 더 나가 “북한에 무력(武力)을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폼페오는 지난 1월, 북한 4차 핵실험 직후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미국은 더 이상의 유엔 대북 결의는 없다고 선포해야 한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는 유용하지도, 생산적이지도 않으며 미국은 경제력과 군사력을 모두 행사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정도면 김정은 머리 속이 상당히 복잡할 겁니다. 자신보다 더 ‘엉뚱한’ 트럼프를 상대로 잘못 '까불다가는'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ㆍ정권교체ㆍ체제붕괴)를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북한 외무성은 11월 21일 A4용지 9매 분량의 비망록을 통해 “우리의 국가와 제도를 보위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로서 핵무장의 길을 선택했다”며 자신의 입장을 먼저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달라진 우리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똑바로 보고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우리에 대한 핵 위협을 철회할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만이 모든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북한의 입장은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으며 ‘적당히’ 봐달라는 제스처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 전 국민의 관심을 모았던 SBS 특별기획 프로그램 《모래시계》의 극중 명(名)대사가 생각납니다. 조폭 출신인 박태수(최민수)가 사형집행을 앞두고 친구이자 검사인 강우석(박상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나 떨고 있냐.”⊙ [글=백승구 기자]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6-11-22 15:01   |  수정일 : 2016-11-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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좃선  ( 2016-11-25 )  답글보이기 찬성 : 4 반대 : 3
플린이 한말이 저거뿐이야?
좃선 너들 통일 되믄 아이고 어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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