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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의사 이동윤의 백세시대 백세건강

달리기는 세상을 길들일 더 많은 기회를 발견하게 만든다

천천히 길을 달리다 보면 세상에 존재하는 즐거움의 극치에 도달하는 순간들을 만날 때가 있다. 눈과 귀, 코와 혀, 그리고 피부가 느끼는 오감은 모든 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기관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글 | 이동윤 이동윤외과의원장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3-18 09:29

천천히 길을 달리다 보면 세상에 존재하는 즐거움의 극치에 도달하는 순간들을 만날 때가 있다. 눈과 귀, 코와 혀, 그리고 피부가 느끼는 오감은 모든 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기관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시력과 청각, 호흡과 미각, 그리고 온도와 습도를 느끼는 촉감 같은 오감의 만족감, 특히 육체적 만족감의 극치를 관능감이라 하여, 달리다가 느끼는 그런 관능의 극치감이 바로 '주자의 극치감'이라고 하는 환희감이다. 

달리는 것만으로는 한 장소에 완전히 침잠하기에 중분하지 않다. 타성에 빠쟈 한 발 한 발 앞에 내딛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감동, 즉 나 자신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오롯한 의식 상태에 있어야 한다. 어떤 한 장소의 아름다움, 혹은 고요함은 무엇보다도 눈이 중심이다. 

눈의 기능이 뛰어난 사람, 소위 눈썰미가 좋은 사람에게 주어진 특권일 뿐이고, 그것은 그런 사람들이 자신들의 기회를 찾아 적극적으로 활동한 때문이다. 내가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도 내가 달리기의 건강상 잇점들이나 위험에 대해 적극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우리 삶이나 세상은 항상 언제 어디서나 살아 있고 관능적이다. 산과 바위, 강과 다리, 하늘과 달과 별, 밝음과 어둠, 해와 밤, 인간과 동물과 식물, 그리고 자연물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우리와 함께 움직이며 서로 공명하고 반응한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물 앙 옆으로 온통 봄 기운이 짙어진 풀들과 나무와 비둘기들로 뒤덮여 있는 길을 달리면서 묵묵히 주위의 향근한 봄내음을 즐긴다. 세상의 가벼운 떨림 속에 잠시 내 존재의 흐름도 정지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렇지만 강물 위 떼지어 식사활동 중인 오리들의 쉴 틈이 없이 반복하는 자맥질의 그 활력과 물고기를 물고 물 위로 떠오른 자신감 넘치는 활력과 그것을 빼앗으려 달려가는 주위 동료 오리들의 모습에서 세상살이의 향긋한 냄새를 즐길 수 있다.

세상은 넓고 높다지만, 지금 내 코끝을 찌르는 이 향기,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눈에 보이지 않는 오리들의 발움직임이 만드는 물결의 부드러움 같은 고전미 넘치는 풍경에 취해 달리던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을 때도 있다. 

그런 멋진 아름다운 풍경 속에 자잘한 나의 일상의 세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만다. 나를 싸고 있는 세상의 웅장함과 자연스러움, 토요일 오후의 맑은 하늘과 오후 햇살의 따스함, 내 발걸음의 부드러움까지 모두가 오늘이라는 연극에서 내가 맡은 한 막의 요소들이 된다.

달리기는 세상의 쾌락으로 이어지는 통로다. 잠깐 쉬었다 갈수도 있고, 내면의 평정도 찾을 수 있으며, 내 삶의 현장 환경과 항상 살을 맞대고 제한도 장애도 없이 현실적 삶의 탐험에 몰두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이동윤 이동윤외과의원장

이동윤외과의원장

전 한국달리는 의사들 회장
Lee Dong Yoon, President of the Korean Practicing Surgeon's Association

등록일 : 2019-03-18 09:29   |  수정일 : 2019-03-1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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