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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의사 이동윤의 백세시대 백세건강

추운 겨울 나만의 달리기 몰입을 즐기는 방법

달리기를 출발하여 1~2km 정도 지나면서 몸이 워밍업이 되면 달리기가 쉬워지고, 호흡도 규칙적이고, 팔과 다리의 움직임도 리드미컬 해지면서 기운이 넘쳐나고 영원히 달릴 수 있을 듯한 느낌 속으로 빠지게 된다. 이런 근사한 경험이 나를 장거리 달리기로 등 떠민다.

글 | 이동윤 이동윤외과의원장
필자의 다른 기사 2018-12-12 09:21

▲ / photo by 뉴시스
추위 때문에 텅빈 산책로를 혼자 달리면서 "나는 강하고 인내심이 강하고, 충분히 건강하다. 오늘의 이 추위는 나 자신의 실체를 새롭게 창조하는 멋진 기회를 나에게 선물하고 있다. 나는 이런 선물을 즐길 만큼 달리기를 사랑한다."고 나 자신에게 말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외부의 추위나 외로움 등 불편감이 사라지고, 리듬을 타며 놀랄 만큼 몸이 가벼워지고 마치 눈 위를 미끌어져 나가는 스키처럼 속도감을 느끼게 된다. 그만큼 강해졌음을 느끼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맞바람을 만날 때는 "그래 좋아, 한 번 맞붙어보자. 나는 충분히 이길 만큼 강해졌어!'라고 바람에게 말한다. 상체가 부드러워지고 발걸음은 더욱더 힘차고 경쾌해지면서 새로운 리듬감으로 자동적으로 달리는 듯한 느낌을 가지기도 한다.

주위에 차가 지나가고 시간이 흘러가는지도 모른 채 마주하고 있는 바람과의 씨름에 몰입하다가 길의 방향이 바뀌고 맞바람이 사라지면 그때서야 얼마나 멀리 달려왔는지 정신이 들어 바라보며 정말 짜릿한 순간을 느끼게 된다. 그런 기분 때문에 맞바람을 자주 만나길 기다릴 때도 있다.

반환점을 돌아 뒷바람이 불면 달리기는 더욱더 쉬워진다. 아무 힘도 들지않아 마치 풍선이 바람에 날려가듯 저절로 달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조금만 더 속도를 올리면 새들이 바람을 타는 듯한 느낌이 들며 시간 또한 쏜살같이 흘러간다.

알맞게 기름을 친 기계가 돌아가듯 손발이 척척 맞아떨어진다. 나 자신도 모르게, 놀랄 만한 힘이 솟아나고 그날 당장 42.195km를 달려도 될 것 같은 기세를 느끼게 된다. 이런 일은 정신적으로 완전히 차단된 경험과 비슷하다. 

환자를 보고 있었는데 어느 사이엔가 점심시간이 다가온 느낌 같은 것이랄까. 문제는 없었지만 나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진료를 한 듯 전혀 기억이 나지않는다. 달리기도 마찬가지다. 내가 달렸지만 달린 기억이 하나도 없다.

추위와 찬 바람 속에서도 일단 달리기에 몰입이 되면 마치 내 몸에 자동조정장치가 달려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벽을 뚫고 달렸는데도 몸에 아무런 느낌이 없는 듯 경이로운 기분이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여러 가지 새로운 즐거움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상태다.

주자의 극치감 또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지만, 너무 쉽지 않은 약간 힘든 달리기 주행 중에 가끔 일어나는 심리적 상태로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것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것이다.

달리기를 출발하여 1~2km 정도 지나면서 몸이 워밍업이 되면 달리기가 쉬워지고, 호흡도 규칙적이고, 팔과 다리의 움직임도 리드미컬 해지면서 기운이 넘쳐나고 영원히 달릴 수 있을 듯한 느낌 속으로 빠지게 된다. 이런 근사한 경험이 나를 장거리 달리기로 등 떠민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이동윤 이동윤외과의원장

이동윤외과의원장

전 한국달리는 의사들 회장
Lee Dong Yoon, President of the Korean Practicing Surgeon's Association

등록일 : 2018-12-12 09:21   |  수정일 : 2018-12-1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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