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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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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캐어와 의료산업화… 성형외과 진료기관이 2만 개나 되는 이유는?

글 | 진세훈 진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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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아래 내용과는 관계 없음 / photo by 조선DB
많이 알려진 장승백이 이야기다. 전국의 장승들이 장승백이에 모여서 매달 회의를 한다. 어느 날 임진강 어디 작은 개울가에 있는 장승이 얼굴이 찌그러져서 하소연한다.
 
가뭄이 들거나 홍수가 지거나 천재지변이 일어나면 장승에게 음식을 차려놓고 무사안녕을 빌거나 길을 가던 과객들도 개울을 건널 때 장승이 있으면 무사히 개울을 건너게 해주고 먼 여행길을 무사히 마치게 해달라고 간단한 목례라도 하는 것이 예의다. 어느 비 온 다음날 어떤 양반놈이 오더니, 물이 불어서 개천을 건너기 힘들다며 서슴없이 장승을 뽑아 개울에 척 걸쳐놓고는 가뿐히 장승을 밟고 건너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하도 기가 차서 씩씩거리고 누워 있으려니 고맙게도 어떤 착한 농사꾼이 와서 어떤 놈이 이런 망측한 일을 저지렀느냐며 장승을 깨끗이 씻어서 제자리에 세워 주고 절을 하고 지나가는 거였다. 그러더니 자신을 뽑아서 밟고 지나간 그 놈을 혼 내달라.그 장승은 대장 장승에게 청원했다. 조용히 듣고 있던 장승이 충고한다.
 
“우리가 만일 밟고 지나간 놈을 혼내주면 그놈은 틀림없이 도끼 들고 와서 널 쪼개어 불태워 버릴 것이다 그러니 그놈은 건드리지도 말고 널 씻어주고 절하고 간 착한 농부를 혼내주면, 착한 농부는 내가 정성이 부족했나? 라며 너에게 진수성찬의 제상을 바칠 것이다.”
 
이런 일이 자유민주국가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런 착한 농사꾼 역할을 하면 착하다고 더 가혹하게 혼내준다. 반면, 진수성찬의 충성을 요구하는 장승같은 사고를 하는 집단은 ‘문캐어를 강제로 실시하겠다’는 권력과 다르다고 하기 어렵다.
 
주요 국가시설을 파괴하고, 불 지르고, 경찰을 불태워 죽이고, 사회를 마비시키는 극렬세력에게는 관대하다. 반면 항상 화합하고 착한 농부역할 하는 의사에게는 물가상승률에 훨씬 못 미치는 수가 인상은 물론이고, 지급되는 수가가 진료원가의 70% 남짓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도, 의료보험공단에선, 돈을 더 줄 생각이 없다.
 
이는 한 마디로 ‘병원 망하고 싶지 않으면 진료에 해당되지 않는 숙박업‧목욕시설 같은 부대 장사를 해서 과외수입을 찾아봐라’고 말하는 듯하다. 다르게 표현하면, ‘이북에서 배급품이 부족하니 장마당에서 각자 알아서 먹고 살아봐라’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이걸 고상한 정치용어로는 ‘의료산업화’라고 말한다. 즉 국가가 노력은 전혀 안하고 의사들의 각자도생의 결과로 성공해서 의사가 안 죽고 살아남으면 그걸 ‘의료산업화의 성공’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의료보험과 상관없다는 성형외과의사가 이렇게 관심이 많으냐’고 의아해하는 분들이 있겠지만 사정은 이렇다.
 
개원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1500 명 내외다. 그런데 성형외과 진료를 한다는 의료기관은 아마도 2만 군데가 넘을 것이다. 성형외과 진료한다는 병원과 의사는 많아도 성형외과 전문의 자격을 가진 의사는 10% 미만이다.
 
다른 진료과에서 일어나지 않는 이런 일이 왜 성형외과에서만 일어나는가? 왜 성형외과분야가 항상 사회문제의 중심이 될까?
 
이유는 간단하다. 의료보험 환자를 진료하는 많은 의사들이 자신의 전공진료만으로는 병원이 도저히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수가를 통제하지 않는 성형외과 진료에 모두들 모여들 수밖에 없다.
 
이러니 개원가에서 대형성형외과병원이 성업을 이루고 대형병원일수록 환자가 줄을 서서 기다리는 현상과 대형병원일수록 큰 수익을 올린다는 현실이 생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얼마나 비정상적인 일인지 간단히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학병원에는 왜 성형외과가 성업하지 않나?
 
대학병원들도 수익이 있어야 큰 조직을 움직일 수 있고 때문에 수익에 목을 맨다. 아마도 매달 경영진단도 하고, 각 과의 수익비교는 물론이고 수익극대화를 위한 방안을 연구할 것이다.
 
대학병원 성형외과가 개인 대형 성형외과 같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틀림없이 성형외과를 크게 키워서 큰돈을 벌려고 하겠지만 거의 모든 대학에서 성형외과는 20여개 진료과 중에서 수입금액이 항상 꼴찌이거나 꼴찌에서 2번째이다.
 
왜 그럴까? 성형외과는 정상적으로 진료하면 의사가 상담 수술 치료 환자관리까지 모두를 수술한 의사가 직접 해야 한다. 즉 저임금 노동력으로 대체하거나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성형외과는 큰 수익을 올릴 수가 없다.
 
예를 든다면 삼성전자에서 최고의 핸드폰을 만들어서 그 핸드폰으로 하느님과 통화가 된다 하더라도, 그 핸드폰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재용 부회장 혼자서 직접 만들어야 한다면 핸드폰을 몇 대 만들 수 있겠나. 한 대에 1억 달러를 받아도 삼성전자 핸드폰 사업부는 유지되지 않는 논리와 같다.
 
그런데 대형 대학병원의 성형외과는 수익이 적어서 키우지 않는데, 개인 대형 성형외과는 번창하고 큰 수익을 올린다면 그건 비정상적이고 비합리적인 진료가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일련의 연쇄적인 현상의 원인은 모든 진료과 모든 의사가 의사다운 진료를 해서는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를 두고 편법으로 해결 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정부에서 이북의 장마당 같은 편법을 쓰는 이유가 의사들이 착한 농부이기 때문이 아니기를 빈다.
 
의사 모두가 장승을 밝고 지나가는 뻔뻔한 양반이 되면 그땐 어느 분야에도 착한 농부는 없을 것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3-15 10:02   |  수정일 : 2018-03-1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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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사진

진세훈 진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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