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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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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들의 최저임금제 탈출구...‘영주자매’란 무엇?

글 | 진세훈 진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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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hoto by 조선DB
이렇게 추운 날에는 TV는 당연히 없고 라디오 있는 집도 드물던 시절, 어릴 때 추운 겨울에 석탄난로 옆에 옹기종기 모여서 친구들끼리 떠들던 생각이 난다. 서로 난로 옆으로 가까이 붙으려고, 좀 더 난로의 따뜻함을 느껴보려고 어깨싸움을 하던 시절이었다.
 
난로 바로 옆에 가까이 가면 더 따뜻하고, 가까이 가더라도 앞에 친구가 가리고 있으면 따뜻함이 없다. 넉살좋고 힘 좋은 아이들은 난로 옆에서 따뜻하겠지만 그 난로 경쟁에서 밀린 아이들끼리 교실의 창가에서 먼 산을 바라보며 “산은 높으니 햇빛을 가리는 것이 구름밖에 없어서 따뜻할 것 같고, 그리고 산은 높아서 태양하고 훨씬 가까우니 얼마나 따뜻할까”라고 이야기하는 친구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하던 나의 모습이 생각난다.
 
요사이 어린 시절의 나같이 생각하는 순진무구한 사람이 많다면 큰일이다.
 
의대동창 모임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최저임금이 소득불균형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는 말씀을 지지하는 분들은 “근로자들의 임금을 올려야 소득이 높아지는 만큼 소비가 늘어나니까 경제가 더 활발해지고, 경제가 선순환에 들어가서 사업주의 소득도 늘어나서 국가 세금도 더 많이 걷히고 국가재정도 튼튼해진다”는 생각이다. 걱정하는 분들은 “모두들 월급을 최저임금 수준으로 올리면 지출이 늘어나니까 사업주가 견딜 수가 없느니 직원 숫자를 줄일 것이고, 그러면 일자리도 줄어들고 경제가 더 어려워진다”는 논리다.
 
이런 정반대의 논리가 현실에서 부딪히면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긴 하지만 아마도 우선은 인건비 부담이 사업주에게 먼저 올 것만은 확실하다.
 
문제는 인건비가 올라가면, 사업주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은 사업을 접던지 아니면 다른 돌파구를 만들던지 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모두 하지 않고 정부 시책에 앞장서며 병원도 잘 되려면 “능력껏 일하고 필요한 만큼 소비한다”는 공산주의가 성공했어야 한다.
 
개인병원에서의 방법은 직원수를 줄이거나, 노동법을 위반하고 직원들에게 주는 대로 받으라고 윽박지르거나, 아니면 직원을 내보내고 대신 부인을 앉혀놓거나 선택해야 한다. 이 방법 중에 노동법위반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최저임금미달 지급 업주는 중대 범죄행위자이므로 그 명단을 공개하고 신용불량자로 취급하여 금융권이용을 불가능하도록 한다. 신용불량자가 되면 자영업을 접고도 다른 직장에 취업을 하지도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경제적 사형선고를 내리는 셈’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해 안 되는 분들을 위해서 쉽게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의 경우로 설명하면 아오지탄광이나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진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이상은 개인의원 하는 친구들의 불만이 넘쳐서 나온 이야기들이다.
 
대형병원 운영하는 친구의 대책은 훨씬 다이나믹하다. 본디 대형병원에서는 진료수가가 원가대비 70~80%정도라는 걸 이미 알고 있단다. 직원숫자 줄이는 것은 하고 싶긴 하지만 허가받은 병원 기준에 맞춰서 직원 숫자가 정해져 있고, 대형병원은 환자숫자를 필요한 만큼 늘이는 것은 마음대로 될 수가 없으니 이런 건 뒷전이다. 반면 ‘영주자매’라는 걸그룹가수 이름 같은 것에 집중한다.
 
‘영주자매’라는 건 쉽게 말씀드리면 건강보험에 해당되지 않는 영안실, 주차장, 자판기, 매점을 말한다. 여기에 집중해서 수입을 늘리자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영안실 수입이 크다. 심지어 원무과 직원의 자조적인 비아냥이 소름끼친다. ‘중증환자 살리면 적자이고 죽으면 흑자’라는 말이다. 얼마나 섬뜩한가.
 
중증환자 살려서 오래 입원하면 의료보험으로 치료해야 하니 할수록 적자이고, 환자가 죽으면 의료보험에 해당 안 되는 영안실로 가니 흑자라는 말이다.
 
갑자기 중증환자 치료하는 의사가 성스럽게 보이기 시작한다. 영안실로 가면 흑자인데 적자를 감수하고 살려보려고 밤샘수술과 진료도 하니 말이다.
 
의사 제외하고 세상에 어느 직업군이 흑자를 포기하고 적자를 위해 전력을 다하는 경우가 있겠는가.
 
의사의 진료수가는 안 올려주고 최저임금 인상하고 법적인 제재를 하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믿는 사람은, 난로 가까이 다가가지 못해 추위에 떨었던 내가 먼 산을 바라보며 높은 산꼭대기로 올라가면 태양하고 가까워지니 따뜻할 거라고 믿었던 나보다 더 문제가 많은 사람이 아닌가.
 
왜냐하면 난 그렇게 바보스런 생각만 하고 산을 오르지는 않았는데 이 분들은 산을 서슴없이 올라가는 것 같아 걱정된다. 아니 자신은 안 오르고 우리한테 산꼭대기는 태양하고 가까워서 따뜻하니 올라가라고 몰아치는 건가?
 
결국 누가 바보인가?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1-16 10:02   |  수정일 : 2018-01-1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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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세훈 진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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