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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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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수술하면서 겸손해져야 하는 이유

글 | 진세훈 진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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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스톤은 면적 9000㎢나 되는 미국의 3대 국립공원 중 하나이다. 옛날에는 온갖 동식물이 균형을 이룬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었으나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황폐해졌다. 특정 개체수만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옐로스톤을 복원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허사였다. 하지만 70년 전 14마리의 늑대를 풀어 놓음으로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과정은 이렇다. 14마리의 늑대가 사슴을 잡아먹기 시작하자 숲과 초원을 황폐화 시키던 사슴이 줄어들고, 살아남은 사슴은 높은 산 쪽으로 피신했다. 그러자 초원의 풀들은 자라기 시작했고 사시나무․버드나무가 6년 만에 5배로 자랐다. 새들이 다시 돌아와 지저귀고, 숲이 우거지자 비버와 수달 오리가 돌아와 강의 생태계가 복원됐다. 늑대 먹이인 사슴이 부족하자 늑대가 코요테를 잡아먹었다. 코요테의 천적이었던 토끼․쥐들이 자라서 여우․오소리․족제비를 불러들이고, 오소리․족제비를 늘어나니 독수리도 덩달아 개체수가 증가했다. 강의 생태계가 복원되니 강굽이 줄어들고 침식도 줄었다. 연이어 급류지역이 생겨나 웅덩이가 많아졌다. 이로 인해 야생동물 서식환경이 매우 좋아졌다. 결국 옐로스톤 주변 강의 지리적 특성까지 변화시켰다.
 
이 모든 것이 자연은 자연에게 그대로 맡겨둠으로서 생태계가 복원되었다는 자연주의자들의 주장이다. 이것이 사실일 뿐만 아니라 이 주장에 대부분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동의하지 않는다면 자연주의자가 아닌 자연파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을 자연의 위대함, 자연의 복원력으로만 주장할 수 없다. 수많은 사슴들만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던 황폐화된 옐로스톤도 사슴이라는 자연의 힘에 의한 자연상태였다.
하지만 자연의 위대함과 복원력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일어나도록 처음으로 늑대 14마리를 풀어 놓은 당사자는 바로 인간이었다. 이로 인해 수많은 먹이사슬이 복원되고, 생태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일어나게 했다. 심지어 옐로스톤의 지리적인 특성까지 변화될 수 있도록 유도한 이런 위대한 결정을 한 사람에 평가와 가치를 간과하는 건 인정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옐로스톤에 산불이 나지 않도록 관리하고, 인간의 탐욕이 자연을 파괴하지 않도록 지켜 준 사람의 공덕을 무시해선 절대 안 된다.
 
이걸 무시하고 자연의 위대한 힘만 강조하면, 한국의 산업화가 박정희라는 위대한 지도자가 없었더라도 이루어졌을 것이고, 더욱 민주적으로 산업화가 원활하게 진행되었을 것이고, 부작용도 최소화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자연의 복원력이 명백히 큰 역할을 했듯이 우리나라 산업화에도 지도자의 능력뿐 아니라 어쩌면 우리 민족의 잠재적인 정신적 능력이 더 많이 작용했을 지도 모른다. 지도자 개인의 능력이 발휘되어 결실을 맺으려면 개인의 능력만으로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젠 우리나라도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잘나고 능력 있다고 주장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능력을 발휘하게 만들어 줄 겸손한 지도자를 기다려야하는 이유다.
아무리 지금까지 치료방법이 없었던 깊은 주름을 주사로 간단히 펴는 자가진피재생술을 세계 최초로 내가 개발하였다 하더라도, 또 내가 펴준 주름이 그분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하더라도 주름은 그 사람 얼굴의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그 사람 삶의 점 하나에 불과함을 느낀다. 주름을 펴서 그분의 삶이 행복하다면 그건 수술한 의사 때문이 아니라 수술을 결정한 그 자신의 몫이다. 성형외과 의사가 겸손해져야하는 이유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9-11 10:47   |  수정일 : 2017-09-1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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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세훈 진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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