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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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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를 이익으로 챙기려는 사람들 때문에… 배려 받는 것은 권리가 아니다.

글 | 진세훈 진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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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이철원 / photo by 조선DB
제가 아는 분 중에 음식점을 하는데 1인분에 7,000원씩을 받았다. 그런데 어린아이들이 어른 양인 1인분을 시켜서 먹다가 음식을 약간씩 남겼다. 그는 고객의 입장을 배려해서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양을 반으로 줄여 어린이용 3,000원 짜리 메뉴를 개발했다. 거기다 3살 미만 아기들을 배려해서 어린이용의 반을 담아 아기용으로 그냥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고객을 배려한 어린이용 아기용 메뉴가 생기고 나서부터 고객과 마찰이 늘어났다. 건장한 어른이 “제가 입맛이 없어서 어린이용으로 주세요”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7~8살짜리 아이 데리고 온 엄마는 “우리아이가 국수를 별로 안 좋아해요. 그러니 맛만 보게 아기용 무료국수 좀 주세요”로 시작해서 “맛이 괜찮나 봐요. 우리아이가 잘 먹네요. 아기용 무료국수 한 번 더 주세요”로 발전하더니 “사장님 어린이용 국수가 3,000원이면 어린이용 곱빼기는 얼마 드리면 되요?”에까지 이르렀다. 국수집 사장님은 요사이 고민에 빠졌다. ‘내가 고객을 배려해서 어린이용 아기용 무료 메뉴를 만든 것이 잘못한 것이 아닌가?’
 
저희 병원에서 10년쯤 전에 레이저로도 치료되지 않는 여드름함몰흉터치료와 보톡스로도 치료되지 않는 깊은 주름을 간단한 주사로 치료할 수 있는 ‘자가진피재생술’이라는 시술법을 개발하여 시술하기 시작하였다. 깊은 주름이나 깊은 여드름함몰흉터 치료에는 획기적인 방법이어서 한국과 미국에 여러 개의 특허도 등록했다. 세계최고 수준의 미용성형국제학술지에 표지논문으로 채택되기도 했고, KBS 9시뉴스 포함 신문, 방송 등 언론에 수차례 보도됐다. 조금 시술을 해보니 한번 만에 효과가 좋아서 2차시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따라서 환자분들이 2차수술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하는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동시에, 2차수술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아예 2차수술을 하게 되면 수술비를 안 받고 무료로 해드리겠다고 했다. 이 설명을 하고부터 병원 직원과 환자분간에 마찰이 생겼다.
 
2차수술이 필요 없어 보이는 분이 혹시 모르니까 미리 2차수술을 받겠다는 분이 생기더니, 한 번 해도 효과가 이렇게 좋은데 2차수술을 받으면 더 좋을 것 아니냐는 품위 있는 분들까지, 더 나아가 사실은 2차수술이 필요는 없는데 2차수술이 공짜니까 수술했던 부분은 아니지만 바로 옆에 조금만 해주면 좋겠다는 분까지 생겼다. 이런 분은 그나마 웃으면서 해드린다. 심지어 어떤 분은 “난 사실 2차수술이 필요 없어요. 근데 2차수술이 무료니까 어차피 내가 해달라면 해줘야 할 거 아니냐. 그러니 이왕지사 해줄 거면 우리남편 주름 조금 있는데 그거 내가 2차수술 한다 생각하고 그냥해주면 안되냐”는 요구까지 한다. 이후부터 난 그만 2차수술 무료를 철회하고 말았다.
 
‘상대의 따뜻한 배려를 받으면 자신도 상대를 배려하고 감사해하면 더욱 더 자신이 배려를 받을 텐데’하는 강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면 우리사회가 배려하는 사람으로 넘쳐나서 아름다운 정과 사랑이 넘쳐나는 세상이 될 수 있을 텐데….
 
상대의 배려를 나의 권리라 생각하고 그 권리를 어떻게 더 확장하고 늘여서 더 많이 누릴까에 집중하면 점점 배려는 없어지고 각박해지고 배려하고자 하는 사람도 피해의식에 빠지게 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난다.
 
다시 2차수술 무료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을 기다려 본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8-23 17:45   |  수정일 : 2017-08-2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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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세훈 진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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