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메뉴

칼럼 | 건강
  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기사목록 
  2. 글자 작게 하기글자 크게 하기

현실은 항상 상상 그 이상이다… 평범은 이제 무시하자

글 | 진세훈 진성형외과 원장
필자의 다른 기사

여드름 함몰흉터로 고민에 빠진 아들을 데리고 한 아버지가 어느 날 병원을 찾았다. 그 아버지는 아들 얼굴의 함몰흉터 걱정보다는 아들의 장래에 대한 걱정이 먼저인 듯했다. 아들은 그동안 레이저 치료를 30번쯤 받았지만 푹 파인 함몰흉터에는 거의 효과가 없더라는 고민을 털어 놓는다. 그런 아들이 아버지는 사내자식이 얼굴에만 신경 쓰는 것이 영 못마땅하신 듯한 표정이다. 아들이 어릴 때부터 말도 빨리 배우고, 빨리 걷고, 공부도 잘 하고, 외모에 관심이 많아서 잔뜩 기대를 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멋쟁이 의사나, 혹은 연예인이 되려나 하는 기대를 가직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런데 공부도 꽤 하고 좋은 대학 나온 아들이 기껏 공무원 하겠다고 7급 공무원 시험 준비 학원을 다니고 있으니 아버지는 가슴이 답답하다고 하신다. 그 옆에 어머니도 공무원 남편 와이셔츠 줄 세우며 다림질하기를 25년이나 했다고 푸념한다. “그 답답한 공무원을 왜 하겠다고 그런지 모르겠다”고 하신다. 부모의 잘못인지 학교 교육의 잘못인지 모르겠다는 부분에선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서 의사와 보호자간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소아과에서 영유아 발달을 평가하는 기준 중에 말을 빨리 배우고 말을 잘하면 두뇌발달이 좋다고 판단한다. 예를 들어 20개월에 두 단어 정도를 사용하여 대화가 가능해야 지능 발달이 정상이고, 만 2~3세에 “이게 뭐야?” 라는 등의 호기심을 가진 대화가 가능해야 두뇌발달이 정상 발육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천재형의 대학 수석입학자들 중에 말이 늦어서 부모들이 아이가 장애가 아닌가 하고 걱정했었다는 친구들이 제법 있다. 그런 분들을 두 분 만나 보았다. 그 분들께 “자신이 어릴 때 왜 언어 발달이 늦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니, 그 분들은 “자신은 말을 안했을 뿐인데, 자신을 부모나 주변에서 말이 늦다고 걱정하더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왜 말을 안했냐”고 물으니,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너무 많은데 자신의 언어 능력이 발달하지 못해서 말로 표현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말을 안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렇듯 특별한 경우 전문가의 판단 기준이 맞지 않을 경우가 있다.
 
어떤 집의 아이는 중・고등학생 적성 검사에서 모든 분야의 백분율이 밑바닥 2% 혹은 1%인 학생이 있다. 사회 모든 분야에 적성이 맞지 않고, 공부는 전혀 희망이 없고, 구멍가게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겠다는 유명 교육학자가 판단을 내렸다. 그 판단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는 데 불과 몇 년 걸리지도 않았다. 그 아이는 5년 후 세계대학랭킹 30위 이내의 미국 명문대학 3학년에 입학함으로서 학생 스스로 그 유명 교육학박자의 판단이 틀렸음을 증명했다.
 
그래서 그 학생에게 “왜 적성검사 성적이 밑바닥이었느냐?”고 물으니, “적성검사 항목이 전부 교사, 의사, 변호사, 정치가 등의 그런 자질을 평가하는 항목뿐인데,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예수, 석가모니, 마호메트를 믿는 신도들이 워낙 서로 싸우니까 모두 하나로 믿고 따를 수 있는 성인은 어떤 사람일까에 관심이 있었을 뿐”이라고 했다. 물론 IQ(지능지수)라는 것이 인간의 두뇌기능 전체를 평가하는 절대 기준일수는 없다. 개인 한 명 한 명의 평가를 하는 기준이라기보다는 단지 일반적인 판단 기준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니 당연히 이런저런 예외가 있을 수밖에 없다.
 
평범을 양산하는 교육으로는 앞으로의 세상을 앞장서서 발전시킬 수 없다. 좀 속된 표현으로 ‘남 밑에서 누가 누가 월급쟁이를 오래 편하게 잘하나’를 기준으로 젊은이들을 세상을 마주하게 해서는 그들이 얼마만큼 생존할 수 있을지 몰라도 더 이상 꿈이 있는 삶은 불가능하다.
 
과학이 기술위주의 발전이고, 그것이 아날로그적인 변화가 주류를 이룰 때는 늦게 출발하더라도 열심히 꾸준히 하고 빨리 서두르면 어느 정도 따라 갈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 과학은 아날로그적인 기술위주의 발전이 아니라 디지털중심의 기술혁신이다. 그 변화라는 것도 순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동안의 발전된 기술들의 통섭으로 창의적 획기적 변화를 이룬다. 특히 이런 창의적 변화가 콘텐츠를 채워서 새로운 스토리로 나타날 때는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신세계를 펼치게 되리라 믿는다.
 
이젠 부모의 기대를 무시하고 선생님의 상상을 뛰어넘는 평범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더욱 더 큰 기대를 걸고 투자하고 기다려야겠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8-10 10:52   |  수정일 : 2017-08-10 11:02
  1. 프린트하기 
  2. 기사목록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칼럼니스트 사진

진세훈 진성형외과 원장


독자 리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맨위로

하단메뉴

개인정보 취급방침독자센터취재제보광고문의조선뉴스프레스인스타그램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