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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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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 개를 데리고 온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글 | 진세훈 진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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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 시장규모가 2013년에 이미 1조를 넘어서서 2017년 2조8,900억 원을 예상할 정도가 됐다. 전국 가구 중 17.9%가 개‧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다는 통계다. 키우는 강아지를 미팅을 시켜주고 만남을 주선하는 장소도 있다고 하니 사람이 만들어준 세상이지만 동물과 사람이 구분이 안 되고, 사람의 생활을 닮아가는 세상이 되고 있다.
 
퇴근하면 자식들은 방에서 나와 보지도 않고, 마누라는 주방에서 저녁 준비하느라 돌아보지도 않고, 오로지 혼신의 힘을 다해 반갑게 아는 체 맞이해주는 것이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밖에 없다는 친구도 있다. 이러니 예쁘할 수밖에 없으며, 강아지 사랑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어떤 친구는 딸들이 장성하고 나면 딸아이 방에 들어가기도 조심스러운데 강아지는 딸아이 품에 안겨 목욕도 같이할 정도니 딸아이에게 사랑받는 강아지가 부럽기까지 하다고 하소연한다. 이렇게 가깝게 지내는 동물을 성형외과 병원 상담에 데리고 오는 경우는 아주 흔한 일이다.
 
그런데 진료실에 강아지를 데리고 올 수 있는가에 대해서 모두가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의사 입장에서 보면, 그런 환자는 상식을 뛰어넘는 행동이라고 판단한다. 환자는 이런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아무리 반려견이라고 하지만 환자진료실에까지 데리고 오는 행위를 양해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강아지를 예쁘하는 모습을 보면서 상담실에 데리고 오지 말라고 지적하는 것도 제법 용기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동물학대하는 사람으로 오해하는 양 물끄러미 쳐다보는 환자도 있기 때문이다.
 
조금 과장된 말로 강아지 성형 상담할 날이 별로 멀지 않을 거라는 상상을 해본다.
 
강아지 장례식을 치르고 온 어떤 친구는 강아지 장례식장에 가서 염, 수의, 널, 화장의식, 납골함, 납골묘 등등 끝도 없는 강아지 장례절차를 자신도 모르게 딸과 마누라 이끌림에 따르다, 순간적으로 몇 년 전 그의 아버지 장례식 때 딸과 며느리인 마누라가 얼마나 슬퍼했나 라는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 그만 소리를 지르고 나와 버렸다고 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개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현상이 보편화 됐다. 그런데 개한테 물려서 심한 흉터가 생겨서 오는 환자가 있다. 주로 입 주위가 물어뜯긴 경우가 많다. 성형수술을 하고도 입주변이라 많이 움직이는 부분이다 보니 함몰흉터가 생긴다. 남은 흉터의 모양이 상당히 심각해서 조심히 물어본다.
 
“이렇게 주인을 심하게 물어뜯은 개를 어떻게 했나요?” 아마도 개장수에게 팔아버렸거나 죽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어서 물어본 것이다.
 
그분들은 “어른들께서 말씀하기를 사람을 물은 개는 죽여야한다고 말씀하시지만 키운 정으로 죽일 수는 없어 시골 친척에게 보냈거나 마당 있는 집에 사는 친구에게 보냈다”고 한다.
아무도 죽이거나 팔지 않았다. 그런데 사람이 만일 그렇게 물어뜯겠으면 아마 맞아 죽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개가 사람보다는 더 배려 받는 것 같다.
 
그리고 개한테 물어뜯긴 기억으로 치가 떨려 다시는 개를 키우지 않을 것 같아서 또 물어 본다.
 
“지금은 개를 키우시나요?”
 
“그럼요. 조금 작은 강아지를 키워요.”
 
“그렇게 심하게 물려서 곤혹을 치르고도 또 개를 키우세요?”
 
“남자 사귀는 것이랑 비슷한 거 같아요. 남자에게 상처를 받고도 얼마 안 있어서 또 다른 남자를 만나잖아요. 사람한테 받은 상처보다는 상처가 적은 것 같아요”
 
그동안 개에게 물려 치료받으러 온 환자는 모두 젊은 여성들이긴 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개와 사람의 관계의 차이를 구별할 수 없을 만큼 친밀한 모양이다.
 
그래서 나 같이 사랑이 그리운 사람들은 ‘이렇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해본다.
 
‘개가 사람보다 더 배려 받는 이유를 생각하며 살자’고.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5-23 16:39   |  수정일 : 2017-05-2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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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세훈 진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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