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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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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의 독(毒)...그래서 더 맛이 있다?

글 |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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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의 본고장 시모노세키(下關)에서
 
“(윙윙)울리는 스크루(screw)-간몬해협(關門海峽)/ 나의 배(腹)에 두른 빛바랜 천이 젖는구나/ 나와 네가 히레자케(鰭酒)를 마시도다/ 간장에 얼어붙었는가, 진눈개비 눈(雪)인가/ 아-아-아- 바라보는 남자끼리 눈(目)이 젖도다.”
 
시모노세키(下關) 출신 가수 야마모토 죠지(山本讓二·68)의 노래 <간몬해협>을 흥얼거리며 가라토(唐戸)에 갔다. 10년 만의 발걸음이다. 노래에서 나오는 히레자케(鰭酒)는 복어의 마른 지느러미를 태워서 넣는 따끈한 사케(酒)를 일컫는다.
 
해협에 접해 있는 가라토 지역은 예로부터 교통의 중심지였고, 메이지(明治, 1868-1912)시대에는 해외 무역의 거점이었다. 그 시절 각국의 영사관과 외국 무역 기관·은행들이 속속 들어섰다.
 
1909년 가라토의 길거리에서 야채·과일 등 식료품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1924년 어시장(魚市場)이 생겨났다. 1933년 지금의 가라토 시장의 기반인 어류와 야채시장이 개장했다. 1976년 식료품 유통 센터가 문을 열었고, 1979년 현지 생산자를 중심으로 하는 아침(새벽) 시장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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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토 시장의 외관

2009년 개장 100주년을 맞아 수족관·해향관(海響館)·가몬와후(Kamonwafu)와 함께 시모노세키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발돋움했다. 100여 개의 가게가 들어서 있는 가라토 시장(市場)은 시모노세키 시(市)가 건물 등 시설물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
 
복어는 생선의 왕자로 최고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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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의 독과 맛에 대한 안내문
“독소(毒素)를 밝혀내는 지식과 기술의 향상에 의해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담백한 맛은 생선 중의 왕자로 일컬어지는 최고입니다. ‘복어(河豚)를 드시지 않는 사람과는 통하지 않습니다.’ 복어의 시모노세키(下關).”
 
‘복어의 독(毒)에 대해 불안해하지 말고 마음껏 먹으라는 것’과 ‘시모노세키에서 복어를 먹지 않는 사람과는 통하지 않는다’는 진지하면서도 익살스러운 협동조합의 안내문이다.
 
“복어는 먹고 싶으나 목숨이 아깝구나.”
 
복어에 대한 일본의 속담이다. 일본에서도 복어를 잘못 먹고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복어의 내장과 혈액 등에 함유된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때문이다. 테트로도톡신(화학식: C11H17N3O8)은 신경에 작용하는 독의 일종이다. 테트로도톡신이라는 이름은 독성 물질을 지니고 있는 복어류의 학명에서 따왔다.
 
복어의 독은 ‘복어 자신이 독을 생성한다’는 설(説)이 우세하다. 하지만, 먹이 등 외부에서 받아 들여 지는 것으로 보는 외인설(外因説)도 만만치 않다. ‘바다의 세균에 의해 만들어지고, 먹이 사슬을 통해 복어의 체내에 축적된다’는 것이다. 독성이 있는 조류 등 유독 플랑크톤이나 슈도모나스(pseudomonas)의 일부 세균, 먹이가 되는 조개와 불가사리 등이 농축돼 체내에 축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무튼, 복어의 체내에 들어있는 독을 제거하는 전문 기술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렇게 독이 제거된 복어는 시장에서 얇고 예쁘게 포장돼서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다양하다. 2인분이 13,000엔(한화 13만원), 3인분이 20,000엔(20만원), 5인분이 26,000엔(26만원)이다. 복어를 사는 것보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복어의 익살스러운 캐릭터 인기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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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복어의 캐릭터가 걸려있는 어시장 내부

가라토 어시장에는 곳곳에 복어의 캐릭터가 걸려 있다. 하나같이 귀엽다. 그 중에서 ‘복어 인간’ 캐릭터가 시선을 끈다.
 
‘그는 누구일까.’
 
주인공은 아역배우 스즈키 후쿠(鈴木福·14)군이다. 2006년 NHK 예능으로 데뷔해서, 2010년 동(同) 방송의 TV소설에 이어 영화에도 출연한 인기 아역 배우가 됐다.
 
“후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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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토 해변에 있는 '후쿠'의 캐릭터

시모노세키의 ‘후쿠(복어)’와 그의 이름이 ‘후쿠(福)’인 점이 맞아 떨어진 듯싶다. 그의 얼굴과 복어의 몸통인 캐릭터는 해변은 물론 복어를 파는 가게의 입구에도 어김없이 붙어 있다.

그는 언제부터 복어의 모델이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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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입구의 문에 붙어 있는 '후쿠'의 캐릭터

“유명 아역배우인 후쿠(福)군은 2018년 9월부터 복어 캐릭터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그의 인기 때문에 시모노세키의 복어가 더욱 유명해지고 있습니다.”
 
시모노세키 시청 직원 이노우에 야쓰히로(井上康博) 씨의 말이다.
 
최근에 제작된 파격적인 동영상과 후쿠(福) 군이 직접 부른 노래도 인기 만점이다. 제목은 <복어 복어 뻐끔뻐끔>.
 
“복어 복어 뻐끔뻐끔 천국의 맛
 복어 복어 뻐끔뻐끔 행복의 맛
 맛이 있으나 있거든요. 복어에는 독이
 그래도 역시나 먹고 싶어요.(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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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 식해금(食解禁) 130년을 알리는 포스터
이 노래에는 맛뿐이 아니라 복어에 대한 역사와 문화까지 담고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豐臣秀吉)가 금지령을 내렸으나, 몰래 먹고 죽는 병사들이 많았다. 도쿠가와 (德川)막부에서도 복어를 먹으면 가게를 철거하기도 했다. 1888년(明治 20년) 초대 내각총리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시모노세키에서 복어 요리를 먹고 그 맛에 감동해서 ‘먹어도 좋다’고 허용했다.>
 
실제로 시모노세키의 곳곳에 ‘복어 식용 해금 130년’이라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백화점과 기차역으로 이어지는 통로에 매달려 있는 캐릭터들도 바람 따라 흔들리며 사람들을 반긴다.
 
거짓말은 복어의 독(毒)과 같아
 
<거짓말은 복어의 독과 같다. 괴롭힘이 없으면 이렇게 맛있는 것은 없다. 그러나, 중독이 되면 종국에는 괴로운 피를 토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 등 많은 작품을 남긴 메이지(明治) 시대의 유명 작가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1867-1916)’가 한 말이다. 단순히 복어의 독에 대해 말한 것이 아니라, 생(生)의 철학이 담겨 있다. 작가 ‘아지마 유키히코(失島裕紀彦·62)’는 이를 정치인에 비유해서 의미 있게 풀이했다.
 
“거짓말은 복어의 독(毒)과 같은 것이라고 소세키(漱石)가 말했습니다. 거짓말이 때로는 괴로운 피를 토하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내뱉은 거짓말을 덮으려고 하면할수록 구멍이 생기고 파탄(破綻)으로 이어집니다. 돌이킬 수 없는 추태도 노출하게 됩니다.”
 
아지마(失島) 씨는 일본에서 벌어진 일부 정치인들의 정무 활동비 비리(非理)를 예(例)로 들었다.
 
‘허위와 속임수로 공금에서 경비의 지급을 받으면서 뻔한 괴로운 변명을 한다.’
‘숨기고 있던 작은 불씨가 뜻밖의 장소에서 피어오른다.’
‘변명과 거짓말을 거듭하다보면 마침내 자리에서 물러나고 만다.’
 
어찌 일본만의 일인가. 복어의 독과 같은 거짓말이 우리의 주변에서도 번번이 일어나고 있다.
 
2019년 새 해는 ‘거짓말이라는 독(毒)’에 중독되지 않는 투명한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9-01-09 10:41   |  수정일 : 2019-01-1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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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전 팬택전무(기획홍보실장)

동국대 행정학과/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석사)/인하대 언론정보학과대학원 박사(수료).
육군 중위(ROTC 11기)/한국전력/대우건설 문화홍보실장(상무)/팬택 기획홍보실장(전무)/경희대 겸임교수 역임.

현재 JSI파트너스 대표/ 부동산신문 발행인(www.renews.co.kr)
저서:홍보, 머리로 뛰어라/현해탄 波高 저편에/홍보는 위기관리다/커피, 검은 악마의 유혹/우리가 만날 때마다 무심코 던지는 말들/오타줄리아(공저)

기타:월간조선 내가 본 일본 일본인 칼럼 215회연재/수필가, 소설가(문학저널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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