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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사고로 20년 징역형을 받은 일본 공무원의 이야기

글 |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필자의 다른 기사

-세 아이의 죽음을 계기로 처벌 강화
 
“뛰어난 술을 가진 국민은 발전된 문화의 소유자라고 해도 좋다. 개인의 경우에도 어떤 술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각자의 교양의 깊이를 나타내고 있음과 동시에 인생의 크나큰 즐거움의 하나이기도 하다.”
 
일본의 술 전문가 사카구치 긴이치로(坂口謹一郞) 박사의 저서 <일본의 술>은 이렇게 시작된다. 참으로 좋은 말이다. 하지만, 즐거움을 넘어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한다면 당사자는 물론 피해자의 인생이 불행하기 그지없다.
 
‘윤창호법’의 국회 통과로 음주운전자에 의한 사망사고 발생 시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게 됐다. 종전보다는 강화됐지만, 여론의 기대치에는 못 미친다. 불문곡직 음주운전은 일벌백계(一罰百戒)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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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의 이자카야 거리

일본의 경우도 우리보다 술의 종류가 많고 술을 즐기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음주운전 문제는 우리보다 훨씬 엄격한 잣대로 처벌한다.
 
일본은 음주운전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음주 운전과 취기 상태로 운전을 하는 경우다. 물론, 두 가지 모두 음주 운전에 해당된다. 일본은 오래 전부터 음주 운전에 대한 혈중 알코올 농도를 0.03%로 시행해 왔다.
 
2007년 음주운전 제재 대폭 강화해
 
일본은 2007년 9월 19일 도로교통법의 개정을 통해 음주문제에 대한 제재를 대폭 강화했다. 거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2006년 8월 25일 22시 50분 경 규슈(九州)의 후쿠오카(福岡) 우미노나카미치(海の中道)대교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로 일가족이 탄 승용차가 다리 아래 바다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이 사고에서 부모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으나, 안타깝게도 장남(4세), 차남(3세), 장녀(1세) 세 아이가 모두 죽음을 맞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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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의 우미노나카미치 대교

일본 열도는 들끓었다. 더구나, 사고를 낸 음주운전자가 후쿠오카시청 소속의 공무원(남, 당시 22세)이었기 때문이다.
 
그 후 운전자 자신뿐만 아니라 음주 운전자에게 차량을 제공하거나, 술을 판 가게, 동승자도 엄벌에 처하도록 법을 강화했다. 관련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음주자에게 차량을 제공을 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과 100만 엔(한화 1,000만원) 이하의 벌금
 
▴음주 운전자에게 주류를 제공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과 50만 엔(500만 원)이하의 벌금

▴음주 운전자와 동승한 경우(음주사실을 인지하고 동승)
 ·3년 이하의 징역과 50만 엔(500만 원)이하의 벌금
 
‘술을 팔아 매상만 올리면 된다’는 장삿속의 가게도 책임이 있는 것이다. 물론, 그 기준이 애매할 수 있지만, ‘음주운전을 부추기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보편화됐다.
 
스스로 관리 책임을 물은 간부들...20년 형을 선고한 일본의 최고 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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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사고차량(사진: 야후재팬)
야마사키 히로타로(山崎廣太郞) 당시 후쿠오카 시장은 스스로 자신의 급여 20%를 감액했다. 음주운전자가 소속된 시청 동물관리센터의 보건복지 책임자도 스스로 10%의 급여를 반납했으며, 인사부장 등 관련자들이 줄줄이 징계처분을 받았다.
 
그 후 필자가 수차례 후쿠오카를 방문했다. 사고 전(前)과 분위기가 판이하게 달랐다. 필자의 지인들은 무알콜 맥주로 건배를 하는가 하면, 아예 집에 차를 놓고 택시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뒤늦게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학교관계시설을 중심으로 주류 판매를 하지 않았다.
 
공무원 신분의 사고자(남, 당시 22세)는 2011년 대법원에서 20년의 징역형을 받고 현재 오이타(大分) 형무소(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후쿠오카지방법원은 1심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만을 인정해서 징역 7년6월을 선고했으나, 검찰이 항소했다. 더불어 A씨도 형량에 불복해서 항소했다. 사고자는 1심 재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후회해도, 후회할 말이 없습니다.”
 
“검은 바다에서 많은 물을 마시고 고통을 받으며 죽어간 어린아이들을 생각하면 ‘어떻게 용서를 빌어야 할까?’말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반성의 말을 하면서도 판결에 불복한데 대해 비판 여론이 비등(沸騰)했다. 2심인 후쿠오카고등법원은 위험운전치사상죄를 인정하고, 도로교통법 위반과 병합해서 징역 20년 판결을 내렸다. A씨가 판결에 불복, 상고했으나 최고 법원이 기각함으로써 형이 확정됐던 것이다.
 
일본 최고법원(재판장 寺田逸郞)의 최종 판결문을 옮겨 본다.
 
<위험 운전 치사상 죄의 요건인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는 사고의 용태 외에 사고 전의 음주량 및 몹시 취한(酩酊) 상황, 사고 전의 운전 상황, 사고 후의 언행, 음주 검지 결과 등을 종합 판단해야 한다.>
 
<형법 208조의 2 제1항, 전단계의 ‘알코올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는 알코올의 영향으로 전방을 주시하고 거기에 있는 위험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처할 수 없는 상태도 포함된다.>
 
<음주로 인해 몹시 취한 상태에 있던 피고인이 직진 도로상에서 고속으로 일반 승용차를 운전 중에 선행차량의 충돌 직전까지 그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고 선행 차량에 충돌, 사상자를 발생시킨 사례에서 피고인은 알코올의 영향으로 전방을 주시하고 거기에 있는 위험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처할 수 없는 상태에 있어, 위험 운전 치사상 죄가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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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 아키라씨
지난 3일 한국을 방문한 후쿠오카의 와타나베 아키라(渡邊章·71)씨는 그 당시의 상황을 회상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고자의 형량이 높아진 것은 당시 사고를 내고 뺑소니를 쳤기때문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골프장 등에서 맥주 한두 잔은 마셨지요. 하지만, 그 사고 후 운전을 할 경우 아예 술을 입에 대지 않습니다. 피워보지 못하고 꽃봉오리채로 하늘나라로 떠난 어린 세 아이가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 준엄한 벌칙을 남겼습니다.”
 
연말에는 이런저런 모임이 많다. 그래도 음주운전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음주운전 뺑소니로 ‘30대 가장이 의식불명 상태다’는 뉴스도 겨울 추위만큼 몸과 마음을 얼어붙게 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12-07 15:34   |  수정일 : 2018-12-0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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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사진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전 팬택전무(기획홍보실장)

동국대 행정학과/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석사)/인하대 언론정보학과대학원 박사(수료).
육군 중위(ROTC 11기)/한국전력/대우건설 문화홍보실장(상무)/팬택 기획홍보실장(전무)/경희대 겸임교수 역임.

현재 JSI파트너스 대표/ 부동산신문 발행인(www.renews.co.kr)
저서:홍보, 머리로 뛰어라/현해탄 波高 저편에/홍보는 위기관리다/커피, 검은 악마의 유혹/우리가 만날 때마다 무심코 던지는 말들

기타:월간조선 내가 본 일본 일본인 칼럼 215회연재/수필가, 소설가(문학저널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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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 2018-12-08 )  답글보이기 찬성 : 13 반대 : 0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법이 강해져야 사람들이 법을 지킬까요? 무언가 벌이 없어도 하지말자고 한건 안하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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