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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제로’ 이후, 인공지능은 친구인가, 적인가?...마크 저커버그 vs 엘론 머스크 대논쟁

인공지능의 섬뜩한 미래(2) 기술적 특이점이 다가오고 있는 징조들

글 | 홍익희 세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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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론 머스크(왼쪽)와 마크 저커버그
알파고 제로, 인공지능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지난 10월 ‘알파고 제로’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아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생각보다 빨리 왔다.”는 느낌이었다. 일반적으로 ‘초지능’ 인공지능의 탄생은 2045년~2060년이라야 가능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런데 지금의 인공지능 발전 속도를 보면 그 시기가 훨씬 앞당겨질 것 같다. 현재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어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본격적인 ‘이륙’을 시작한 느낌이다. 
 
한마디로 ‘알파고 제로’는 인공지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전 버전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기존 알파고 버전들은 인간의 기보를 통해 바둑을 배웠다. 그런데 ‘알파고 제로’는 말 그대로 제로베이스에서 바둑을 스스로 깨우쳤다. 그래서 이름도 알파고 제로로 붙인 것 같다. 인공지능이 ‘스스로 깨우쳤다’는 게 실로 의미심장한 사건이다. 알파고 제로는 기존 버전들과는 달리 그냥 바둑판에 검은 돌과, 흰 돌을 놓는 방법만 알려줬을 뿐인데 바둑 원리를 혼자서 ‘스스로 깨우쳐’ 단기간에 경이적인 성취를 보여줬다. 인간이 기초 데이터를 입력하지 않아도 이제 인공지능이 인간 지식의 한계를 뛰어넘어 스스로 학습하고 스스로 진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알파고 제로는 처음 36시간에는 바둑 초심자처럼 돌을 포위하여 잡아먹는 것에 집중했으나 이후 고급전략을 스스로 깨우쳐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아니 인간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정석과 수를 발견해내기 시작했다. 알파고 제로는 바둑을 독학한 지 불과 3일 만에 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 리’의 실력을 넘어섰다. 그 뒤 커제 9단을 이긴 ‘알파고 마스터’마저 추월했다. 
 
관심이 쏠리는 건 이런 대국 결과가 아니라 기존 지식과 데이터 없이 스스로 깨우쳐 실력을 길렀다는 부분이다. 편견과 아집에 갇혀있을 수 있는 인간 지식의 도움이 없어지자 오히려 훨씬 더 창의적이고 강해졌다는 사실이다. 알파고 개발책임자 데이비드 실버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교수는 알파고 제로가 기존 버전들보다 강한 이유는 “인간 지식의 한계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알파고 제로는 인간 지식 도움 없이 스스로 깨우쳐 특정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제 더 큰 관심은 알파고 제로의 '확장 가능성'이다. 비단 바둑 게임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도 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각종 연구개발 분야는 물론 주식, 의료, 법률, 에너지, 로봇 등 무궁무진하다.
 
 
인공지능, 인류의 친구인가, 적인가? 
 
인공지능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찬사와 우려가 극명하게 갈리는 기술이다. 인공지능이 인류의 친구가 될 것인지 적이 될 것인지에 대해 실리콘밸리 리더들 간에 뼈있는 논쟁이 붙었다. 
 
전자 곧 찬성편에서는 인공지능(AI, Aritificial Intelligence)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는 구글의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그리고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있다. 
 
구글은 2014년에 영국 인공지능회사 ‘딥마인드’를 인수하여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Alpha Go)를 개발했다. 올해 5월에는 구글의 모든 인공지능 관련조직들을 ‘Google.AI’라는 하나의 조직으로 묶어 연구와 개발의 효율성을 높였다. 
 
페이스북은 구글보다도 빠른 2013년에 인공지능 연구조직 ‘FAIR’(Facebook Artificial Intelligence Research)를 설립했고 이듬해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세계 최고수준의 안면인식기술을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금년 3월 기준, 페이스북의 안면인식 정확도는 97.25%를 넘어섰다. 인간의 97.53%와 비슷하다. 사진을 보고 당신과 당신 친구들을 알아맞출 확률이 백발백중은 아니더라도 97% 이상 이라는 이야기이다. 딥러닝은 사람의 신경망을 참조해 만들었기 때문에 서로 다른 각도와 모습에서도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 그 뒤 페이스북은 자사의 개발자 회의인 ‘F8’에서 인공지능의 장기전망과 그 중요성을 밝히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챗봇을 메신저에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대편 곧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매우 위험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주도하는 쪽에는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와 스페이스 X와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가 있다. 호킹박사는 “완전한 인공지능의 개발이 인류의 종말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엘론 머스크 역시 ‘터미네이터’ 영화에서 기계들이 자기인식 능력이 생겨 인류를 멸망시키려는 악당 인공지능의 사례가 충분히 현실성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는 “인공지능은 인류에게 핵무기보다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인공지능 개발을 ‘악마를 소환하는 행위’에 비유했다. 2015년에 스티븐 호킹, 엘론 머스크, 노엄 촘스키, 스티브 위니악 등 1000명이 공동서한을 발표, “인공지능을 활용한 로봇의 개발은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엘론 머스크는 딥마인드가 구글에 인수되기 전에 이미 딥마인드에 투자한 선구자다. 그가 투자한 이유는 이윤이 탐나서가 아니라 내부자로 참여함으로써 딥마인드 인공지능 발전상황을 가장 빨리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인공지능 발전 속도가 상상 이상으로 가속화되자 2015년 말 일론 머스크는 실리콘밸리 최고 인큐베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 대표 샘 알트만과 함께 인공지능연구 비영리단체 ‘OpenAI’를 설립했다. 
 
 
인공지능 관련 상반되는 두 견해의 충돌
 
엘론 머스크가 공식적으로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처음 경고한 것은 2014년 MIT 연설에서 “인공지능은 인류 멸망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듬해 자신에 대한 전기를 쓴 애슐리 반스의 <엘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책에서 그는 재차 자신의 친구이자 구글의 창업가인 레리 페이지에게 “인공지능에 대한 의도는 선할지라도, 예기치 않은 실수로 악당을 만들 수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2016년 두바이에서 열린 ‘월드거버먼트서밋’에서 그는 또 다시 “가끔 과학자들은 자신의 연구에 너무 심취되어 자신들이 하는 일이 가져올 파문을 보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한 마크 저커버그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독일에서 인터뷰 중에 ‘일론 머스크의 최근 경고들이 합당하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면 오바라고 보느냐’는 물음에 ‘신경질적’(hysterical)이라고 답해 큰 입장 차이를 보였다. 
 
결국 이러한 입장 차이는 올해 7월에 또다시 충돌했다. 반복된 경고에 대해 별 변화가 없자 엘론 머스크는 목소리를 더 높였다. 미국 주지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는 인공지능에 대한 정부차원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에 일자리를 뺏긴 사람들로 인해 사회가 극도로 불안정해지고,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가짜뉴스’ 때문에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인공지능이 길거리에서 인간을 살육하는 상황을 지켜보고 난 뒤 위험을 자각한다면 너무 늦다”고 말했다. 그는 빠르면 2030년쯤에 ‘초지능’ 인공지능이 현실화될 수 있어 인류가 지금부터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 주에 마크 저커버그는 ‘Facebook Live Q&A’ 페이스북 라이브 공개방송을 진행하다 시청자가 엘론 머스크가 주장한 인공지능의 위험성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는 “이에 대해 내 의견은 확실하다”며 “앞으로 5년에서 10년 후 인공지능은 인간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공지능에 대해 지구 멸망 시나리오를 그리는 사람들은 매우 부정적이며 어떤 면에서는 무책임한 행동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이 답변이 순식간에 트위터로 퍼지자 엘론 머스크 역시 바로 트위터로 응대했다: “(인공지능 주제에 대해) 마크와 얘기를 나누어본 적이 있다. 이 주제에 대한 그의 이해도는 제한적이었다.” 
 
 
예상치 못한 인공지능의 돌발행동 
 
마크 저커버그와 엘론 머스크가 서로의 견해에 대한 비판을 주고받은 지 채 일주일이 지나지도 않아 상황은 더욱 재미있게 전개되었다. 페이스북이 주최한 인공지능 시연회가 있었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챗봇 두개가 서로 흥정하는 시연이었다. 원래 이 시연의 목적은 챗봇이 인간처럼 자신의 의도를 숨긴 채 최대 이익을 챙기기 위해 흥정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자리였다. 그런데 시연 도중 챗봇들은 자신들만의 언어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 대화내용은 프로그램을 만든 개발자들조차 이해할 수 없었다. 두 인공지능 챗봇들은 서로를 잘 이해하는 듯 대화를 이어나갔다. 주최 측이 당황해 두 챗봇의 전원을 꺼 급하게 중단시켰다. 두 챗봇이 만들어낸 언어는 그들 간의 효과적인 소통을 위한 것이었겠지만, 예상 못했던 결과였음은 분명했다. 
 
인공지능이 예상치 못한 행동을 보인 것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이전에도 페이스북이 개발한 두 인공지능 간 대화에서 방언 비슷한 언어를 선보인 적이 있었다. 작년 11월 구글번역기 인공지능이 예상치 못하게 자신만의 중간 언어를 만들어내 번역한 적도 있었다. 올해 3월에는 엘론 머스크의 ‘OpenAI’에서 개발한 인공지능들도 자신들만의 언어를 만들어 소통했다. 
 
비록 장기적으로 인공지능이 위험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지만, 현재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예상 밖으로 빠르다는 데는 모두 동의하고 있다. 특히 지난 1~2년 사이에 발전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졌다.
 
 
인공지능 발전사 
 
1950년에 이미 인공지능을 내다본 사람이 있었다. 컴퓨터의 아버지라 불리는 유대인 수학자 ‘존 폰 노이먼’은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이는 인간이 만든 기계들이 인간보다 훨씬 똑똑해져서 초인간적 지능을 갖게 되는 시점을 말한다. 이 시점은 인류에게 되돌릴 수 없는 기점으로써, 노이먼은 이 기점을 지나면 인간사회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고 했다. 
 
기계가 인간보다 똑똑하다는 기준은 모호하지만 차츰 기계가 인간보다 잘 하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기술적 특이점이 다가오고 있는 징조들이 보인다. 이 가운데 세계적 주목을 받은 사건은 지능 대결을 보인 보드게임 종목에서였다. 
 
1990년 인간 대 컴퓨터의 첫 경기가 열렸다. 종목은 체스판에 말을 놓고 움직여, 상대방의 말을 모두 따먹으면 이기는 게임 ‘체커’였다. 미국 수학교수이자 체커챔피언 ‘마리온 틴슬리’가 ‘치눅’(Chinook)이라는 컴퓨터프로그램과 대결했다. 치눅은 앨버타대학 ‘조나단 셰퍼’ 교수가 1989년부터 준비한 체커 프로그램이었다. 첫 시합에서는 마리온 틴슬리가 4-2로 치눅을 이겼으나 4년 후 재시합에서는 치눅이 이겼다. 
 
그 뒤 1996년에는 ‘체스’로 다시 인간과 기계가 맞붙었다. 당시 체스챔피언 ‘개리 카스파로브’와 IBM에서 개발한 ‘딥블루’ 간의 시합에서 4-2로 개리 카스파로브가 승리했으나 다음 해에는 딥블루가 승리했다. 
 
비록 치눅 프로그램은 체커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올랐으나, 실질적인 기술은 아직 인공지능이라고 부르기에는 미비했다. 하지만 ‘딥블루’부터는 현재 인공지능의 바탕 기술인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 도입되었다. 머신러닝은 기존 경기들에 대한 데이터를 시스템에 주입시킴으로써 이를 활용하여 스스로 학습하는 기술이다. 여기에서 학습의 의미는 단순히 특정경우에 어떻게 대응하라는 수동적 학습이 아니라 수많은 경우들을 보여줌으로써 거기에서 패턴을 도출해내어 스스로 법칙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딥블루 이후 지난 10년 사이 인공지능의 핵심기술은 ‘뉴럴 네트워크’(Neural Network) 곧 인공신경망이다. 이는 인간 뇌의 신경세포를 구성하는 뉴런과 시냅스의 연결을 본 따 만든 여러 노드(Node)들 망으로써 인간 뇌와 유사한 방식으로 정보를 분류하고 학습할 수 있다. 이러한 뉴럴 네트워크들을 여러 층으로 활용하여 규칙을 제시받지 않고도 스스로 데이터를 이해하고 이를 이용해 학습하도록 한 ‘딥러닝’ 기술이 현재 인공지능의 핵심기술이 되었다. 
 
1990년대에 컴퓨터가 체커와 체스 챔피언을 이겼으나 여전히 넘지 못한 종목이 하나 있었다. 바로 바둑이었다. 바둑은 다른 보드 게임들에 비해 경우의 수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많다. 바둑의 경우의 수는 우주에 존재하는 원자의 수를 원자의 수로 곱한 수보다도 많다고 한다. 
 
최신 딥러닝과 뉴럴 네트워크 기술을 도입하여 바둑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구글이었다. 구글의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Alpha Go)가 지난해 3월 1백만 달러 상금을 걸고 이세돌과 승부를 다투었다. 여기서 알파고가 이기면서 드디어 바둑에서조차 기계가 인간을 앞섰다. 
 
 
인공지능을 만드는 인공지능 
 
"알파고 쇼크"라고 불리며 세계를 놀래킨 이 인공지능은 무서우리만치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 5월 구글은 더욱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구글은 개발자컨퍼런스를 통해 인공지능을 만드는 인공지능, ‘오토ML’(Auto Machine Learning)을 발표했다. 
 
오토ML은 현존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한 뒤 분석결과를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이미 오토ML이 만든 이미지 인식 프로그램은 전문가들이 만든 프로그램에 필적하는 정확도를 보였으며, 언어 번역에 있어서는 오토ML의 수준이 오히려 인간이 만든 기술수준을 능가했다. 
 
인공지능이 인공지능을 만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인공지능에게 몇 가지의 핵심 키워드만 주어진다면 스스로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에 장차 컴퓨터 언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오토ML에게 주문하면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주게 된다. 구글은 5년 내로 컴퓨터 언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원하는 프로그램을 주문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인간이 만드는 인공지능과 더불어 인공지능이 만드는 인공지능이 어느 정도 발전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인간보다 우수한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공격하는 모습은 SF영화에 단골로 등장한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선 미래의 인공지능이 현재의 인간을 공격하고, <매트릭스>에선 인간의 기억마저 인공지능이 조작한다. 최근 급속히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보면서 영화에서처럼 인공지능이 스스로 자기복제도 가능해지고 또 자기 결점을 보완해 자기보다 우월한 인공지능을 만드는 날도 머지않을 수도 있다.
 
 
알파고 제로의 의미 
 
이제 인공지능은 인간이 제공하는 지식 없이 스스로 학습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지금까지의 알파고 버전들은 바둑을 학습하기 위해 인간이 제공한 10만개 이상의 기보와 3천만번 이상의 가상경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번에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알파고 제로는 바둑에 대한 어떠한 사전 데이터도 제공받지 않은 채 스스로와의 대국을 통해서만 바둑을 익혔다. 이렇게 인공지능이 백지에서부터 스스로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고, 이전 실수들을 통해 더욱 똑똑해지는 학습방식인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을 활용했다. 
 
알파고 제로는 이런 방식으로 백지상태에서 시작해, 자신과 49만 번의 경기를 단 72시간 내에 학습한 뒤 이세돌을 꺾었던 '알파고 리'와 맞붙어 100전 100승을 거두었다. 3일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40일에 걸쳐 2900만 판을 혼자 둔 뒤, 이전까지의 모든 '알파고' 버전을 압도하며, ‘스스로 깨우치는’ 강화학습의 놀라운 힘을 입증했다. 
 
이 과정에서 알파고 제로는 높은 승률을 보였을 뿐 아니라 지금껏 인간이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수를 창조해냈다. 인간 지식의 한계와 편향을 극복한 것이다. 구글 딥마인드는 이에 대해 "우리는 인공지능의 이런 창조력을 보고, 인류가 해결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공지능이 더 이상 인간의 지식에 속박되지 않으며, 오히려 지적인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초지능 단계로 다가가고 있다. 여기서 초지능이라 함은 인간 전체의 지성을 합한 것보다도 우월한 지능을 의미한다. 과학자들은 인류가 초지능이라는 기술적 영역에 도달할 것이라는 데는 거의 모두 동의하고 있다. 
 
 
인류의 삶을 바꾸는 인공지능 
 
인공지능은 이제 단순히 바둑이나 체스 같은 게임 상대가 아니라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일례로 구글의 통번역시스템이 있다. 과거 단어와 문구 기반의 번역에서 이제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문장 전체를 한 번에 번역하는 방법이다. 이로써 의미 전달이 훨씬 정교해졌다. 구글 어시스턴트의 알고리즘도 날로 정교해서 대화 맥락을 이해할 정도로 똑똑해졌다. 이미지 인식기능을 추가해 각종 사물 인지능력도 갖추었다. 알파고가 빠르게 바둑을 습득했듯,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습득 속도도 정식 서비스 시작 후 더욱 빨라질 것이다. 
 
주식투자 시장도 인공지능으로 인해 크게 변하고 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미국 JP모간은 최근 인공지능 로봇을 주식거래에 전면 도입했다. 지난 1분기부터 유럽의 증권 알고리즘 사업부에서 LOXM이라는 이름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결과, 사람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주식투자뿐 아니다. 인공지능이 자산관리 분야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그동안 상위 1~3%의 고액 자산가에만 제공됐던 전문가의 자산관리 서비스가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일반 대중들에게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서비스, 상품, 조직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인공지능 자료분석 회사인 '켄쇼'를 인수해 방대한 금융데이터를 분석해 투자자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측은 연봉 50만 달러 받는 전문 애널리스트가 40시간에 걸려 하는 작업을 켄쇼는 몇 분 내에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은 인간 노동력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감정에 이끌리지 않아 위기상황에도 효과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도 빼놓을 수 없다. 구글과 테슬라 이후 GM, 아우디 등이 인공지능을 내세운 자율주행차를 앞 다투어 선보이고 있으며 그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아우디는 4세대 A8의 상징성을 아예 인공지능으로 잡았다. 현대자동차 또한 완전 자율주행 구현 단계를 충족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크게 기대되는 분야는 헬스케어 분야이다. 구글이 지난 해 선보인 스트림스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병을 조기에 진단하는 시스템이다. 환자의 몸 상태를 스스로 학습해 위험한 상황이 오기 전에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러한 기술은 인간의 평균수명을 늘리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인공지능은 사람과 친구도 되고, 심리상담자도 되고, 멘토도 되고, 교사도 되고, 심지어 애인도 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1만 5천 달러에 인공지능 섹스로봇을 주문받고 있는 회사도 있다. 올해 말 출시 예정이다.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 
 
인공지능은 이제 인류의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구글은 이미 “AI first company”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 두 달 사이에도 흥미로운 발전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우리 삶 거의 모든 분야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인공지능 미래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일론 머스크는 미국 로드아일랜드에서 열린 전미 주지사협의회 하계총회에 참석해 "인공지능은 인간 문명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 위협이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은 유례없이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규제가 필요한 매우 드문 영역”이라고 주장했다. 
 
인공지능이 앗아갈 일자리에 대한 걱정도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0년까지 미국, 영국등 주요 15개국에서 사무직과 생산직 분야에서 총713만 개 일자리가 사라지는 반면, 경영/재무/운영, 컴퓨터/수학 등 분야에서 총196만 개 일자리가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보았다. 517만 개의 일자리 축소가 불가피 하다는 이야기이다. 한국고용정보원도 2025년까지 국내 일자리의 60% 이상이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한 인공지능의 생산성을 일부 자본가나 일부 대기업이 독점함으로써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부작용이 속출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결국 대다수 국민은 소비여력을 상실하게 되어 결국 시장경제 시스템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다. 
 
다행히 세계 지도자들은 빠른 속도의 인공지능 발전이 부정적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 해 유럽연합(EU)은 ‘로봇 시민법’을 제정했다. 공상과학 소설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1942년 발표한 ‘로봇 3원칙’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곧 “로봇은 사람을 해치면 안되고, 인간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로봇은 스스로를 보호할 권리가 있다.” 
 
학계와 재계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버클리 대학과 옥스포드 대학 등에서 ‘인공지능 윤리’를 연구하고 있으며, 구글에서도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인공지능의 책임 있는 개발과 인류와 사회에 이익을 주는 인공지능 협력체 ‘Partnership on AI to Benefit People and Society’에 참여하고 있다. 전기전자공학 연구소(IEE)는 인공지능에 대한 윤리적 기준을 제안했으며, 구글의 딥마인드는 최근 인공지능의 도덕적, 윤리적 의미에 중점을 둔 조직 창설을 발표했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혁신에는 불안정이 따랐다. 하지만 이 불안정 속에서 발전이 이루어졌고 인류는 과학 발달로 날개를 달 수 있었다. 이제 인공지능은 피할 수 없는 미래이다. 그 발전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법과 더불어 이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할 때이다. (주: 이 글은 아들 홍기대와 공동 집필임을 밝혀둡니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12-07 14:41   |  수정일 : 2017-12-0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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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사진

홍익희 세종대 교수

서울고와 외대 스페인어과를 나와 1978년 KOTRA 입사하다. 이후 보고타, 상파울루, 마드리드무역관 근무를 거쳐, 경남무역관장, 뉴욕무역관부관장, 파나마무역관장, 멕시코무역관장, 마드리드무역관장, 밀라노무역관장을 역임하고 2010년 정년퇴직했다. 배재대학에서 ‘서비스산업의 역사와 미래’, ‘유대인의 창의성’, ‘기업가 정신’을 가르친 바 있으며 현재는 세종대학에서 ‘세종리더십’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32년간 수출전선 곳곳에서 유대인들과 부딪치며 그들의 장단점을 눈여겨보았다. 우리 민족의 앞날도 제조업 보다는 그들이 주도하는 서비스산업에 있다고 보고 그는 10년 전부터 유대인 경제사에 천착해 아브라함에서부터 현대의 월스트리트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궤적을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유대인 경제사> 시리즈 10권을 썼다. 그 축약본 <유대인 이야기>가 2013년 초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예스24 네티즌 투표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이듬해 출간한 <세 종교 이야기> 역시 베스트셀러가 되어 2년 연속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또 같은 해 화폐금융시리즈 곧 <달러 이야기>, <환율전쟁 이야기>, <월가 이야기>를 동시 출간했다. 최근에는 <세상을 바꾼 다섯가지 상품이야기>를 펴냈다. 그는 종이책 이외에도 금융산업 등 각종 서비스산업에 대한 이야기와 <한민족 이야기> 등 103권을 전자책으로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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