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메뉴

칼럼 | 세계
  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기사목록 
  2. 글자 작게 하기글자 크게 하기

전후 일본은 통렬한 반성 후 새로 탄생한 시민사회의 나라이다

글 | 신상목 전 외교관/일식당 운영
필자의 다른 기사

본문이미지
새해 연휴를 맞은 일본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러 온 일본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조선DB

일본은 20세기 초중반 시민사회없는 대국 건설에 매진했다.국가는 거대한 생산력과 군사력을 갖는 대국이 되었지만, 그 힘을 주체할 건전한 통제 능력이 부재한 상태에서 그 힘은 재앙이 되었다. 군사적 모험주의가 페널티보다는 리워드를 받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온 국민이 그러한 국가상에 대한 문제 의식을 상실하였다. 정치적 자유는 억압되었고 언로는 봉쇄되었다. 민주주의가 형해화되었으나 국민들은 그에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였다. 결과는 참혹한 전쟁이었고 자기 파멸이었다.
 
전후 일본은 그에 대한 통렬한 반성에서 새로이 탄생한 나라이다. 국민 개개인의 레벨에서 물리적 변화가 아닌 화학적 변화에 해당하는 새로운 가치관이 배양되었고 그러한 가치관은 제도와 관행으로 실존적 의미를 획득하였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시민사회이다. 일본의 시민사회는 두텁고 다양하고 실천적이다. 시민사회가 실존적 존재가 되면서 일본은 대국이기를 포기한 나라가 되었다. 불의에 항거하여 거리에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지 않는다고 시민사회가 발전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일상에서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실천성과 추동력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일본의 시민사회는 결코 낮은 평가의 대상이 아니다.
 
대국 신드롬에서 벗어난 일본의 시민사회는 개인의 삶을 국가의 힘과 등치시키지 않으며, 개인의 행복을 국가의 힘과 동일시하지 않으며, 국가의 힘과 위신을 개인의 정체성과 분리시킨다. 대신 대국 국민으로서의 프라이드를 포기하는 순간 해방되고 확장되는 개인의 영역과 협력의 가능성에 일본의 시민사회는 주목한다.
 
나는 일본은 그런 나라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일부 정치인이 나와서 뭐라 떠들건 우익들이 설치건 그를 여과하고 정제할 시민사회의 역량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십수년간 동북아에서는 국가간 세력 판도의 변화가 명확하다. 규모, 강도, 속도 면에서 결코 20세기 초반에 비해 덜하지 않은 대격변이다. 그러한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대응하여야 하는가? 작금의 변화의 요체는 시민사회가 부재한 대국의 출현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덧)한국의 시민사회는 사회의 모든 영역을 지나치게 정치의 영역으로 몰고가는 과잉 정치화의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 발전의 단계에 기인한 통과의례일 것이다. 그 정도 수준에 다다른 것도 대단한 것이지만, 일상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참여와 실천이라는 성숙의 과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10-31 10:21   |  수정일 : 2017-10-31 10:30
  1. 프린트하기 
  2. 기사목록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칼럼니스트 사진

신상목 전 외교관/일식당 운영

1996년 제 30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무부에 근무하며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핵안보정상회의 의전과장 등 주요보직을 역임했다. 2012년 일식 우동에 반해 외무부를 퇴직하고 현재 기리야마 우동집을 운영하고 있다.

독자 리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맨위로
자유지성광장 마음챙김 명상 클래스

하단메뉴

개인정보 취급방침독자센터취재제보광고문의조선뉴스프레스인스타그램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