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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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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준의 차이나 워치]
“롯데 쫓아내자” 시진핑의 모순

글 | 박승준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초빙교수 중국학술원 연구위원 전 조선일보 베이징·홍콩 특파원

▲ 롯데가 국방부에 제공한 경북 성주군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photo 연합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월 17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해서 기조연설을 했다. 시진핑의 연설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전 세계가 보호무역주의의 태풍을 걱정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의 글로벌화와 자유무역을 이제부터는 중국이 보호해 나가겠다”고 강조해서 뜨거운 박수를 여러 차례 받았다.
   
   “영국 문학가 찰스 디킨스는 산업혁명 이후의 세계를 ‘가장 훌륭한 시대이자 동시에 최악의 시대’라고 묘사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모순이 가득한 세계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곤혹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세계는 도대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걸까요. 곤혹감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문제의 근원을 찾아내야 합니다. 요즘 세계가 어려워진 것은 모든 것이 경제의 글로벌화 때문이라고 보는 관점이 있습니다. 경제의 글로벌화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알리바바의 동굴로 인식되는가 하면, 적잖은 사람들에게는 판도라의 상자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현재 국제사회는 경제의 글로벌화를 놓고 광범위한 토론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 경제가 처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협동을 견지하고 개방을 통해 윈윈하는 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인류는 이미 ‘당신 속에 내가 있고, 내 속에 당신이 있다(你中有我 我中有你)’는 경지의 운명공동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익은 고도로 융합되고, 피차 상호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모든 국가는 대소(大小)와 강약(强弱), 빈부(貧富)와 관계 없이 모두가 국제사회의 평등한 구성원입니다. 모두가 결정에 참여할 수 있고, 권리를 향유해야 하며, 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신흥 시장경제 국가와 발전 도상의 국가들도 대표성과 발언권을 부여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중국의 발전은 세계에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중국은 경제 글로벌화의 수익자(受益者)이자 동시에 공헌자입니다.…”
   
   “…각국의 상공업계는 중국의 발전이 여전히 그들에게 기회라고 인식하고 있고, 중국의 대문은 세계를 향해 시종일관 활짝 열려 있으며, 절대로 닫히지 않을 것입니다. 문이 열려 있기 때문에 세계가 중국으로 진입할 수 있고, 중국이 세계를 향해 달려갈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 각국의 문이 중국 투자자들에게도 공평하게 활짝 열려 있기를 바랍니다.…”
   
   중국공산당 총서기를 겸하고 있는 시진핑이 엘리트 자본주의자들의 연례 총회인 다보스포럼에 참석해서 기조연설을 한 것은 이색적인 광경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미국 제1주의)’를 구호로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한 가운데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대세는 자유무역과 경제의 글로벌화이며 앞으로는 중국이 그 흐름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선포한 것도 이례적이었다.
   
   시진핑은 그 다음 날 1월 18일에는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회의에 나가서 ‘인류의 공동운명체를 함께 건설해 나가자’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중국이 각국의 주권이 평등함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의 주권이 평등함은 국가의 대소와 강약, 빈부를 가리지 않는 데 그 요체가 있으며, 주권의 존엄은 필수적으로 존중받아야 하며, 내정간섭은 용납되지 않으며, 각 주권국가들은 사회제도와 발전의 길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소리 높여 강조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그렇게 각종 국제회의에 나가 “중국 시장의 개방성과 주권의 존엄은 국가의 대소(大小)를 가리지 않고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중국의 관영 언론과 외교부는 엉뚱한 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28일 롯데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위해 한국 국방부와 성주 골프장 환지(換地) 계약을 체결하자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국제문제 전문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기다렸다는 듯이 “롯데를 타격해서 한국을 징벌하는 것 이외에 중국이 선택할 길은 없다”는 논평을 실었다.
   
   “한국은 동북아 평화의 최대 수익자이다. 한국은 1992년 중·한 수교 이후 획득한 발전 성과로 선진국 대열에 섰다. 한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한 것은 동북아 평화협력 논리를 배반한 것이다. 한국의 사드 배치에 롯데가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 우리 중국은 관심 없다. 롯데를 중국 시장에서 축출해서 중국의 국가이익에 대한 위해를 제거하는 것은 하나의 기업을 죽여 100개의 기업에 경고를 보내는 것이다. 중국이 대국으로서의 위엄을 보이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런가 하면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월 28일 “사드의 한국 배치에 중국 민중들이 외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면서 “외국 기업들의 중국 내 경영 성공 여부는 중국 소비자의 결정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인민들도 중국 내에 104개나 되는 롯데마트에 대한 불매운동에 불을 붙이고 나섰다.
   
   중국은 1980년대 이후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정책의 덕분으로 지난 30여년간 경제발전을 해왔다. 경제발전을 해오면서 중국에 가장 필요한 것은 경제발전 경험과 동북아 평화였다. 덩샤오핑은 1985년 첸지천(錢其琛) 당시 외교부 부부장에게 한국과의 수교를 독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과 중국이 수교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국의 경제발전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한마디로 현재 중국의 경제력은 지난 30여년간의 동북아 평화와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참고한 덕분이다.
   
   1992년 수교 당시 중국은 세계에서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였고, 한국은 이미 신흥공업국의 지위에 올라 있었다. 그런데도 중국이 ‘음수사원(飮水思源·물을 마시며 그 근원을 생각한다)’을 못 하고, 한국의 주권 사항에 해당하는 사드 배치에 대해 내정간섭을 넘어서 국방부와 환지한 롯데라는 민간기업을 중국 땅에서 축출하겠다는 대국답지 못한 논리를 구사하고 있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래갖고서야 어떻게 중국이 시진핑 주석이 말하는 경제 글로벌화와 자유무역의 수호신이 될 수 있을까.
   
   일단 우리 정부로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통해 맞서고 볼 일이 아닐까. 명청(明淸) 시기에 조선 왕조가 당한 굴욕적 사건들을 생각하면,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내정간섭에 굴복해서 밀리면 우리가 앞으로 어디까지 밀려가야 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안시성 공격에 나선 당 태종을 물리친 것은 당 태종의 눈에 박힌 안시성 성주 양만춘의 화살이었다는 것이 역사의 평가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3-08 17:10   |  수정일 : 2017-03-0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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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호  ( 2017-03-10 )  답글보이기 찬성 : 2 반대 : 0
사드설치 반대 한다고 중국에 가서 알현하고온 더민당 소속 7적 국회의원들 부터 단죄하고 온국민이 일체 단결하여 중국을 징벌해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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