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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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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의 로코모션]
오바마와 트럼프, 자동차로 보는 그들의 성격

흑인 래퍼처럼 반짝이는 대형 휠 장착했던 오바마와 F1 경주용차 타고 뉴욕 달린 트럼프

⊙ 흔하고 뻔한 슈퍼카는 절대 안 고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
⊙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원 때 타던 차, 경매에서 백만 달러(12억원)에 판매돼
⊙ 대권 도전 직전 급하게 차 바꿔 친환경과 실용성 이미지 만든 오바마 전 대통령
⊙ 바이든 전 부통령 임기 마치기 전부터 최신형 슈퍼카 모터쇼에서 점찍어놔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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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이 타는 차는 정해져 있다. 백악관에서 제공하는 캐딜락 리무진 차량을 주로 이용한다. 미국 대통령은 임기 중 개인차량을 직접 운전하지 못한다. 물론 횟수를 제한하여 예외적으로 가끔 사용할 수도 있지만, 이럴 경우 경호실에서 모든 동선과 교통상황 등을 분석한다. 임기 중 대통령이 개인차량을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안전 때문이다. 대통령이 직접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당할 수도 있고, 방탄이 되지 않는 차량을 타고 가다 암살에 노출될 우려 또한 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미국 대통령은 임기 중 개인적으로 소유한 차량을 타는 경우를 거의 볼 수 없으며, 언론에도 별로 알려진 바 없다. 그렇다면 미국 전 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 어떤 차를 소유했을까. 또 새로 부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차를 소유하고 있을까. 
  
  
  “정치인은 국산차를 탄다”는 일종의 공식
 
과거 한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F1 경주차를 타고 나왔다. 사진=유튜브 캡처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대부분이 국산차를 타고 있다. 물론 일부 의원이 렉서스 LS와 같은 일본산 최고급 세단을 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국산차량을 애용한다.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의 에쿠스(EQ900)와 제네시스(G80)를 탄다. 선거철에는 다수의 정치인이 내부 공간이 넓고 수행원 여러 명이 타기 좋은 기아 카니발을 선호한다. 이번 2017년 대선주자인 문재인, 안철수, 유승민 등도 카니발을 타고 있다. 대권 도전을 포기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선거 준비기간 동안 현대 그랜저를 사용했다. 정계에 따르면, 정치인들이 국산차를 애용하는 것은 민심과 국민정서를 고려한 탓이다. 대외적으로 서민 이미지와 서민과의 동질감을 주기 위해서다. 외제차는 자칫 위화감을 줄 수도 있다.
 
  이런 국내 정치인의 국산차 애용 공식은 어느 정도 미국에서도 유효한 공식이다. 다수의 미국 정치인도 미국산 차를 타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었다. 처음 그가 대선에 도전하기 전인 일리노이 상원의원 시절, 그는 미국의 자동차 회사인 크라이슬러의 고급세단 300C를 탔었다. 300C는 국내에서도 판매되는 차량으로 국내 출시된 6기통 엔진 탑재 모델의 가격은 5000만원 내외다. 독일산 대형 세단 대비 가격이 저렴하고 중후한 디자인이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국내에서는 독일산 차량의 강세에 밀려 판매량은 저조한 편이다. 

  
  이 300C는 2004년 크라이슬러가 미국산 프리미엄 세단이라는 야심찬 프로젝트로 양산화했다. 이 프로젝트는 당시 크라이슬러와 한솥밥을 먹고 있던 메르세데스 벤츠의 부품을 대량 장착하는 것으로 획기적인 시도였다. 차량의 플랫폼 자체가 일단 벤츠의 E 클래스와 동일했으며, 후륜부 서스펜션 및 스티어링 칼럼(steering column·조향부) 등이 벤츠의 부품과 같았다.
 
  당시 업계에서 미국산 세단이 평가절하되는 상황에서 크라이슬러는 벤츠의 부품을 대거 적용하면서 한 차원 다른 미국산 차량을 보여주고자 이 300C를 제작한 것이다. 이 때문에 300C는 부품의 공유뿐 아니라 차량의 전반적인 디자인 콘셉트 등이 유럽형 프리미엄을 표방했다. 일종의 아메리칸 벤츠였던 셈이다. 출시 당시 엔진은 2.7리터와 3.5리터 V6였으며, 상위 모델은 5.7리터와 6.1리터 V8 헤미(Hemi) 엔진까지 다양했다.
  
  
  340마력 8기통 붕붕거리던 일리노이 상원의원 오바마
 
오바마 대통령은 과거 8기통의 크라이슬러 300C를 탔었다. 사진=위키미디어
  오바마 대통령이 선택한 300C는 색상은 회색이고, 엔진은 무려 5.7리터 8기통 헤미였다. 헤미는 크라이슬러에서 제작하는 독창적인 엔진 디자인(hemispherical·반구형)으로 실린더당 최대 장착 밸브는 2개로 제한된 구조의 엔진이다. 이런 독창적인 설계구조를 가져 헤미 엔진 특유의 소리를 만들어 낸다. 오바마 대통령의 차에 장착된 5.7리터 V8은 최대 출력 340마력에 54kg.m 토크를 뿜어내는 괴력의 엔진이었다. 이 차량의 장점은 연비를 고려해 저속 주행 등에선 8기통 중 4기통만 활용해 운전이 가능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300C가 출시되던 2004년에 구매해 2007년까지 소유했고, 소유기간 동안 약 3만킬로미터를 주행했다고 알려졌다. 한국에 비해 차량의 종류가 다양한 미국에선 정치인들이 즐겨 찾는 차종이 국내처럼 한두 가지로 국한되지 않는다. 하나 대부분 정치인들은 대체로 실용주의를 내세운 차를 택하는 게 보통이다. 일례로 남부 출신인 부시 전 대통령은 마초적 이미지와 추진력, 실용성을 보여주는 미국산 대형 픽업트럭을 소유했으며, 매케인 상원의원은 일반인이 고르는 미국산 중형 세단인 포드 퓨전(Fusion)을 탄다. 이렇게 실용적인 차들을 주로 타는 미국 정치인들의 기준으로 볼 때,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고른 고급세단인 300C는 남다른 선택이었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권 도전을 선언했을 무렵, 국제 유가가 하루가 다르게 요동치고 있던 터라, 5.7리터 8기통 엔진을 탑재한 오바마 차의 경우 주변에서 탐탁지 않게 보기도 했다. 실제로 일부 언론과 정치 평론가들은 ‘오바마 상원의원이 8기통을 붕붕거리며 돌아다닌다’ ‘자신은 8기통 차를 타면서 환경 운운하고 있다’는 식의 비판을 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300C를 고른 연유를 분석하자면, 미국 흑인 사회에서 만연한 흑인들의 자동차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미국의 흑인 사회에서는 고배기량 고급세단은 일종의 로망이다. 한국의 기성세대가 벤츠 S500을 선망의 대상으로 보는 것과 유사하다. 또 흑인 사회에서는 차량의 휠을 큰 휠로 교체하는 인치업(Inch-up)과 같은 외관 튜닝을 주로 하고 있다. 특히 인치업을 할 때는 번쩍이는 크롬(chrome) 종류의 휠을 장착하는 게 흑인 사회에서는 일반화된 튜닝 공식이다. 이런 튜닝 사례는 미국의 흑인 래퍼(rapper)들이 자주 보여주고 있으며, 이런 흑인들의 자동차 문화는 남에게 보여주는 과시욕에 기반을 두고 있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사회적으로 하층민에 머물러 있던 흑인들은 이런 과시를 통해 자신의 사회적 신분 상승이나 출세를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오바마의 300C에도 번쩍이는 크롬 휠이 장착되어 있었다. 실제로 300C는 출시 이후 미국 사회에서 백인보다는 흑인들이 사고 싶어 하는 고급세단 중 하나로 꼽힌다. 즉 오바마의 300C는 사회적 지위 상승을 대변하고, 또 한편으로는 8기통을 선택해 그가 강력한 마초적 성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분명 저가 사양의 6기통 엔진을 고를 수 있었음에도 오바마 전 대통령은 8기통의 헤미 엔진을 골랐기 때문이다. 8기통 엔진은 다가오는 순간부터 묵직한 배기음을 뿜어내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감을 주변에 드러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3만킬로만 주행한 이 300C를 2007년 대선 레이스에 앞서 급매로 처분했다. 시간이 흘러 2012년경 이 차가 한 경매에서 매물로 올라왔는데, 당시 낙찰가격이 100만 달러(한화 약 12억원)였다. 자동차 소유주였던 오바마의 이름이 박힌 매매문서를 포함한 가격이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비슷한 중고매물의 가격 대비 약 5000%가량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차를 판 뒤 새로 구매한 차량은 포드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Ford Escape Hybrid)이다. 미국 정치인 대부분이 구매하는 실용주의적 면모를 드러내기에 안성맞춤인 차였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골랐기에 민주당의 화두인 친환경에도 부합하고, SUV를 골라 노면을 가리지 않는 진취적이고 실용주의적 성향 또한 드러내기에 딱이었다. 색상조차 녹색을 골라 일상용 차량처럼 보였고 대선주자라고 주위에 과시하는 듯한 위화감을 조성하지도 않았다. 이스케이프 모델은 준중형급 SUV이기 때문에 일반 서민적인 이미지를 풍기기에도 충분했다. 대권 도전을 위한 선택이었기에 실제 오바마의 취향이 반영된 것 같지는 않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콜벳(Corvette)
 
바이든 전 부통령은 1967년형 콜벳 스팅레이를 가지고 있다. 사진=위키미디어
  오바마의 러닝메이트였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콜벳(Corvette) 광이다. 콜벳은 미국을 상징하는 미국산 슈퍼카의 대명사다. 조 바이든은 1967년형 콜벳 스팅레이(Corvette Stingray)를 가지고 있다. 콜벳 중에서도 스팅레이는 그 디자인이 콜벳 역사상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밋밋해 보이지만 적절한 곡선의 조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콜벳만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준다. 콜벳은 주로 8기통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그는 임기 중 이 차를 너무나도 몰고 싶었지만, 대통령 경호실이 불허해 실제로 임기 중 차를 몬 경우는 불과 네 차례뿐이라고 알려졌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한 모터쇼에서 신형 콜벳에 대해 관계자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구글
  콜벳을 몰고 싶어 조 바이든 부통령은 임기가 끝나길 누구보다도 기다렸을 사람이다. 그가 임기 중 얼마나 차를 몰고 싶었는지가 그의 임기 막바지, 미국의 한 모터쇼에서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바이든은 콜벳의 제작사인 GM 부스에 전시된 최신형 콜벳 앞에 장난감 진열대 앞을 떠나지 못하는 꼬마처럼 붙어 있었다. 그는 신형 콜벳 운전석에 앉아보는 것은 물론 콜벳의 치프 엔지니어(chief engineer)와 최신형 콜벳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콜벳의 치프 엔지니어는 바이든이 “임기를 마치자마자 이 최신형 콜벳을 구매하고 싶어 하며, 구매 후 차량에 관한 관리법 등을 치프 엔지니어인 자신에게 직접 배우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포드 이스케이프를 탄다고 알려졌을 땐, 콜벳 광인 조 바이든 부통령과의 접점은 없어 보였다. 한 사람은 연비와 실용성을 우선시하는 사람이고, 다른 사람은 연비 따윈 안중에도 없는 슈퍼카의 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과거 8기통 고급세단 300C를 탔다는 점에서 둘 사이 교집합이 나타났다. 두 차량 모두 8기통의 엔진을 탑재한 고배기량, 고출력 차량으로, 오바마, 바이든 이 둘은 마초적 성향과 가슴에 늘 강력한 한 방을 가진 지도자들이었다. 그들이 임기 말까지 북한을 강력한 대북제재로 꽁꽁 싸맨 연유가 아닐까.

  
  트럼프가 소유한 올드카, 롤스로이스 실버 클라우드
 
  만약 백악관에 대통령의 개인 차고가 있다면, 아마도 이 차고의 확장 공사를 해야 할 사람은 단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일 것이다. 거부 중의 거부로 알려진 만큼 소유한 차의 수도 엄청나다. 트럼프의 가족이 소유한 차까지 모두 합친다면 백악관 주변 잔디 위가 모두 주차장이 될지도 모른다. 웬만한 부자도 1대 이상 소유하기 어려운 영국산 명차 롤스로이스도 그는 여러 대 가지고 있다. 그는 최신형 롤스로이스 팬텀은 물론 희소가치가 높은 1956년형 롤스로이스 실버 클라우드도 소유하고 있다.
 
  자동차는 단순히 부를 상징하는 것일 뿐 아니라, 투자적 가치를 가지고도 있다. 거부들이 오래되고 희소가치가 높은 슈퍼카와 클래식카에 목을 매는 이유다. 제작 대수가 적고, 자동차의 모든 파츠가 정상 작동할수록 그 가격이 더 높게 평가받는 게 보통이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오래된 1920~30년대 제작된 부가티 타입 41 로열을 소유하고 있는 것도 이런 투자 가치 때문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거부들은 부동산 투자보단 이런 희귀 슈퍼카나 클래식카 수집에 열을 올린다. 단지 몇 년이 지나기만 해도 값이 더 오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소유한 순간부터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마치 희귀 골동품을 채굴하는 고고학자처럼 차량의 외관이 녹슬지 않게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한 세척과 습도 관리 등이 뒤따른다. 
  
  앞서 오바마의 300C가 동일 매물 대비 가격이 5000% 상승한 전례로 볼 때, 트럼프 소유의 롤스로이스 실버 클라우드도 트럼프가 소유했었다는 이유로 훗날 경매에서 더 높은 가격에 팔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재 50년대 생산된 실버 클라우드의 평균적인 경매 가격은 수억원을 호가한다.
 
  이미 트럼프는 자동차를 넘어서 전용 비행기인 보잉 757기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차원이 다른 부자이다. 트럼프가 소유한 보잉 757기의 안전벨트는 금장식이 달렸다고 알려졌다. 또 비행기 외관에 새겨진 그의 이름 TRUMP도 금을 덧씌워 새겼다고 알려졌다. 트럼프는 최근 떠오른 신흥부자와 달리 오래전부터 부를 축적했다. 이 때문에 지금은 다시 구매할 수 없는 오래된 슈퍼카도 여럿 소유 중이다. 
  
  
  누구나 사는 흔한 슈퍼카는 싫어하는 트럼프의 선택, VT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메르세데스 벤츠 SLR 맥라렌이다. 사진=위키미디어
  2003년형 메르세데스 벤츠 SLR 맥라렌은 트럼프의 컬렉션 중 하나다. 지금 기준으로도 엄청난 617마력의 V8 엔진을 탑재한 이 차는 2000년대 초반 슈퍼카 시장에서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했다. 벤츠가 다시 슈퍼카 시장에 복귀했음을 선포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메르세데스 벤츠 SLR 맥라렌은 벤츠와 영국의 슈퍼카 제작사 맥라렌이 함께 손잡고 만든 슈퍼카다. 맥라렌은 자동차 경주의 최고봉인 F1에서 축적한 기술 등을 이 차에 쏟아부었다. F1의 기술이 대거 적용되어 차의 전면부 그릴과 본닛의 모양조차 독특한 디자인이 새겨졌는데 이것은 F1 차의 노스(nose) 형상을 투영시켰기 때문이다. 이 차량의 기본 모델 판매가격은 약 6억원이며, 옵션에 따라 값은 더 비싸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란색 람보르기니 디아블로 VT도 소유하고 있다. 사진=위키미디어
  트럼프는 부의 상징이자 슈퍼카의 상징인 람보르기니 디아블로(Diablo)도 구매했다. 파란색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는 람보르기니가 제작한 슈퍼카 중 디자인적으로나 성능적으로나 가장 잘 만들어진 명기(名機)로 알려진 차다. 디아블로는 당대 이탈리아의 3대 디자이너 중 한 사람인 마르첼로 간디니(Marcello Gandini)가 디자인했다. 람보르기니 역사상 처음으로 최고속도 320km를 뛰어넘은 차가 바로 디아블로이기도 하다. 전 세계에 총 2800대 정도만이 팔렸다. 
  
  그런데 트럼프는 그냥 디아블로가 아니라, ‘디아블로 VT’를 구매해 디아블로 중에서도 더 희귀한 차량을 소유했다. VT는 4륜구동 모델이다. 과거 람보르기니는 미드십 엔진에 후륜구동 구성 (MR)으로 제작됐다. 즉 엔진이 차량의 중앙쯤에 위치하고 뒷바퀴가 구동축인데, VT는 비스커스 트랙션(Viscous Traction)의 약자로 4륜구동 모델이다. VT는 기존 디아블로보다 핸들링과 브레이크 시스템이 한 차원 더 진화된 차량이다.
 
 
  F1 경주차 타고 뉴욕 도심 주파한 트럼프
 
캐딜락의 투도어 컨버터블 알란테이다. 사진=위키미디어
  트럼프는 슈퍼카 외에 어떤 차를 가지고 있을까. 캐딜락은 미국 GM 산하 럭셔리 브랜드다. 미국 대통령의 의전용 차량도 캐딜락일 만큼 미국을 상징하는 명차다. 일반적으로 캐딜락은 중후한 세단을 연상케 하는 차로 알려졌고 세단이 주력 모델이다. 그런데 캐딜락의 일반적인 세단과 달리 트럼프가 소유한 캐딜락 알란테(Allante)는 캐딜락이 만든 거의 유일한 투도어 컨버터블이다. 이 차는 미국인에게조차 생소한 차다. 미국산 차임에도 이탈리아의 디자인 거장 피닌파리나(Pininfarina)가 디자인했으며, 외관이 중후하면서도 특유의 멋이 있다. 엔진은 8기통을 탑재했으며 최상위 모델은 약 300마력을 뿜어낸다. 
  
  위에 나열한 트럼프의 차들은 모두 공도에서 합법적으로 탈 수 있는 스트리트 리갈(street legal) 차량들이다. 그런데 미국의 한 방송(The Celebrity Apprentice, 서바이벌 리얼리티 쇼)에서 트럼프는 F1 경주용 차량을 타고 등장한 적이 있다. 그 F1 차량이 트럼프 소유인지는 불확실하지만, 본래는 1인용인 F1 차량을 2인용으로 개조한 상태였다. 일반인이 주행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F1 경주차의 특성상 트럼프가 직접 운전하지는 않았다.
 
  당시 방송에서 운전을 맡은 사람은 미국 인디카 레이스의 거장 마리오 안드레티(Mario Andretti)였다. 방송에서 마리오 안드레티는 트럼프를 “보스(boss, 상사)”라고 부르면서, 방송에 지각이라고 발을 동동 구르는 트럼프에게 “보스, 늦지 않게 모셔다드리죠. (주행풍에) 머리를 망치진 않을 겁니다” 라는 말을 건넨다. 이내, 경주차는 트럼프를 태우고 뉴욕 도심을 쏜살같이 달려나간다. 트럼프는 앞서 언급한 차량 외에도 페라리, 테슬라, 벤츠의 최고급 세단인 마이바흐 등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를 통해 확실히 알 수 있는 트럼프의 성격은 매우 독특하다는 점이다. 하나같이 뻔하거나 흔한 차는 없다. 이것은 돈이 많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다. 돈이 많더라도 차에 대해 모르거나, 확실한 호불호가 없이는 고를 수 없는 차들이다. 그가 그만큼 차의 세부 종류를 알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티를 내고 싶어 함을 알 수 있다. 트럼프는 별도의 기능이 탑재된 더 고가의 모델이나 추가 기능이 장착된 모델을 택한다.
 
  또 그가 고른 차들은 대부분 디자인 거장들이 디자인한 차량이다. 이는 그가 독창성과 미적 감각을 추구함과 동시에 보여주기식 과시 성향을 갖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F1 경주차를 타고 도심을 달리는 방송의 콘셉트 자체도 매우 창의적인 아이디어다. 유사한 포맷의 방송이나 영화에서 헬기를 타고 등장하는 정도의 시도는 있었지만, 교통체증으로 항상 몸살을 겪는 뉴욕 도심을 F1 경주차로 주파한다는 건 흔히 상상할 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트럼프 소유의 차종을 모두 종합해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다. 뉴욕 도심을 경주차로 주파하듯 상당한 추진력과 결단력도 있어 보인다. 그의 자동차 기호는 ‘모 아니면 도’로 어떤 결정에 있어서 중간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의 이런 극단적인 기호는, 분명 ‘나는 한다면 한다’는 확실한 결단력을 보여줘 그를 반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너무 과격해 보이는 결단으로 반기를 들 사람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월간조선 3월호/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3-08 09:27   |  수정일 : 2017-04-0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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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라운드 하우스(Round House)는 조선시대 '원실'(圓室)이라고하며, 일본에서는 '원형기관차고'(円形機車庫)라고 불렀던 곳입니다. 당시 열차와 같은 '운송수단'의 집합소이자, 수리실이었습니다.

라운드 하우스를 통해서 필자와 함께 둥근,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둥근바퀴로 풀어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라운드 하우스를 붙여서 한 단어로 말하면, 돌려차기 혹은 훅(hook) 펀치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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