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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특집] 김정남 암살과 주요 인물에 대한 전세계 암살 사례 비교

일격(一擊)에 죽이는 북한, 서서히 죽이는 러시아, 이동 중 죽이는 테러집단 IS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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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좌)에게 독극물을 묻힌 여성의 CCTV 영상. 사진=조선일보

 
2월 15일 국정원은 김정남의 사망 원인을 두고 독침뿐 아니라 (독)주사일 가능성도 있다고 발표했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은 독 스프레이를 얼굴에 분사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암살 시 독침의 끝에 맹독성 물질, 브롬화네오스티그민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물질은 10mg 이하의 극소량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 북한은 이런 독침 등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인 볼펜, 손전등 등에 숨겨 사용한다. 국정원의 한 관계자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무기류를 최근 다시 공개했다. 대북 전단 살포를 추진해 온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도 북한의 독침에 의해 살해될 뻔했다.
  
  북한의 암살 방법은 일격(一擊)에 죽이는 식이다. 이 경우 북한의 입장에서 완전하고 확실하게 대상을 제거할 수 있다. 대신 암살을 시도한 사람이 현장 혹은 추적을 통해 발각될 위험성이 크다.
 
 
  서서히 죽이는 러시아 KGB의 암살 사례
 
다이옥신 중독에 피부가 상한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구글
  러시아에선 독침으로 일격에 사람을 죽이는 방법과 달리 방사능 물질, 폴로늄(polonium) 중독에 의한 암살 방법을 적용한다. 알렉산드라 리트비넨코(Alexander Litvinenko) 전직 KGB 요원은 영국으로 망명해 러시아의 중요 정보를 발설했다.
 
  2006년 11월 1일, 그는 그날 오전에 또 다른 전직 KGB 요원 두 명을 만났고, 그날 오후 갑작스런 고통을 느껴 영국의 병원으로 후송됐다. 그는 3주간 고열과 구토 설사 등에 시달리다 사망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독성에 의해 신체의 털이 모두 빠졌다. 영국에서 그의 혈액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폴로늄 210이라는 방사능 물질을 발견했다. 이 물질은 청산가리보다 수억 배 더 강력한 독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그가 폴로늄 외에 또다른 방사성 물질인 탈륨(Thallium)에 장기간 노출 및 중독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독성물질에 중독되어 죽을 고비를 넘긴 인물로는 빅토르 유셴코(Viktor Yushchenko)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있다.
 
  2004년 그의 혈액에선 일반인 대비 6000배가량 높은 다이옥신(dioxin)이 검출되기도 했다. 누군가 그의 음식 등에 다이옥신을 투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간 다이옥신에 노출되면서 그의 얼굴은 심각한 변형을 가져왔다. 매끄러웠던 피부는 곰보 흉터 같은 보기 흉한 상처가 자리 잡았다. 
  
  2007년 우크라이나 보안 당국은 유셴코에게 독성물질을 투여한 사람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용의선상에 아무도 올리지 못했다. 결국 이 사건이 누구의 소행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나 당시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러시아가 배후였을 것으로 우크라이나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다행히 유셴코 대통령은 여러 노력 끝에 현재는 완전히 중독에서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무렵부터 공개된 사진에서는 그의 얼굴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가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암살 시도 및 사례는 암살의 대상을 서서히 죽이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럴 경우 대상은 서서히 죽어 가는 대신 고통스러운 최후를 맞이한다. 일격에 죽이지 않기 때문에 누가 배후인지를 찾는 데 상당히 애를 먹는 게 대부분이다. 또 살해 대상이 재빨리 자신의 몸이 아픈 원인을 파악하는 데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최초 자신에게 독극물 등을 투여한 배후를 찾아내기 어렵다. 
  
  
  IS의 암살 사례
 
  테러집단 IS(이슬람국가)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암살을 계획 및 실행에 옮긴 바 있다. IS는 총을 사용한 암살을 시도하는데 은밀하게 처리하기 위해 총에 자체 제작한 소음기를 부착해 실행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IS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권총용 소음기에 대한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IS의 총기를 활용한 암살은 북한이나 러시아의 암살 방법과 달리 이동 중인 차량을 대상으로 실행된다. VIP가 탑승하고 있는 차량 옆으로 테러범들이 탑승한 차량이 다가간다. 그런 다음 앞서 언급한 소음기를 부착한 권총을 수차례 발사해 죽이는 것이다. 
  
  IS가 공개한 소음기는 오스트리아에서 제작한 권총 글록 23에 부착할 수 있다. 글록 23은 수많은 국가에서 경찰용 총기로 활용되고 있다. IS는 암살 영상의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는데, 이라크의 공무원(고위공직자)을 대상으로 이런 암살을 실행했다. 대부분 암살당한 공무원들은 직접 차량을 운전하는 경우이며, 차량의 유리 틴팅(tinting·유리창을 어둡게 하는 것, 이른바 선팅)이 비교적 옅어 탑승자가 외부에서 육안으로 확인된 경우다.
 
  IS의 테러 방법은 북한과 러시아의 암살 방법 모두를 섞은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일격에 대상을 죽이면서도 이동 중에 소음기를 부착해 조용하게 죽이기 때문에 살해범을 추적하기 어렵고, 제거 대상을 확실히 죽일 수 있는 형태다. 대신 살해 전 준비해야 할 상황이 상대적으로 많다. 차량의 이동 경로, 일정, 차량 번호 등을 사전에 장기간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19일에는 안드레이 카를로프(Andrei Karlov) 주 터키 러시아 대사가 터키 경찰에 의해 살해됐다. 이 암살의 배후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Fethullah gulen)에 의해 창설되었다는 FETO(Fethullah Terrorist Organization)라는 집단이 지목됐다. 살해범은 터키 경찰 신분으로 살해 전 러시아 대사를 지근거리에서 경호하는 경호원 역할을 맡았다. 그는 연설하는 카를로프 대사의 뒤에서 권총을 수차례 발사해 살해했다.
 
  이 사건은 기존에 국제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고, 식별되지 않은 조직에 의한 암살이다. 또한 경찰과 같이 안보적으로 비교적 신뢰할 수 있는 조직 내부의 인원을 포섭한 것으로, 암살 전 이상 징후를 감지하기 어려운 구조다. 테러집단 IS는 과거 벨기에의 은신처에서 경찰복이 발견된 바 있어, 경찰로 위장한 형태의 유사 사례가 더 있을 수 있어 보인다.⊙
 
김정남 암살한 여성 공작원의 복장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더 스타(The Star)는 김정남을 암살한 여성의 CCTV 영상 중 일부를 공개했다. 더 스타는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2명의 여성이 김정남의 얼굴에 스프레이를 뿌렸다고 했다. 이 스프레이를 맞고 고통을 호소한 김정남은 곧바로 공항 내 의무실로 옮겨졌다. 의무실에 도착하자마자 김정남이 발작 증세를 보여, 의무실 관계자들이 푸트라하야(Putrajaya) 병원으로 이송 중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 영상에 등장한 여성 공작원의 복장이 새삼 주목된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은 하얀색의 긴소매 티를 입고 있다 이 여성의 가슴팍에는 LOL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LOL은 Laugh out Loud의 약어로 큰 소리로 웃는다는 뜻이다. 보통 이 LOL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에서 채팅 중에 사용하는데, 그 의미를 한국식 표현으로 풀자면 웃을 때 내는 소리인 크크크와 유사하다. 우리도 채팅 중 웃기는 경우 등에 ‘ㅋㅋㅋ’를 주로 사용한다. 즉 북한 공작원은 김정남을 죽이는 최후의 순간에 ‘ㅋㅋㅋ’라는 무언의 표현을 한 것이다. 김정남의 최후는 김정은에게는 단순한 조롱의 대상일 뿐이라는 뜻이었을까.
 
  이번 암살에 투입된 여성들의 전반적인 차림새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젊은 여성들의 복장과 다르지 않았다. 공작원이 여성이라는 점에서 보안 당국의 입장에서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철저한 경계가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이번 암살은 지난 2월 2일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방한한 지 11일이 지난 13일 현지시간으로 오전 9시경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발생했다.
 
<월간조선 3월호/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2-23 15:42   |  수정일 : 2017-02-2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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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라운드 하우스(Round House)는 조선시대 '원실'(圓室)이라고하며, 일본에서는 '원형기관차고'(円形機車庫)라고 불렀던 곳입니다. 당시 열차와 같은 '운송수단'의 집합소이자, 수리실이었습니다.

라운드 하우스를 통해서 필자와 함께 둥근,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둥근바퀴로 풀어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라운드 하우스를 붙여서 한 단어로 말하면, 돌려차기 혹은 훅(hook) 펀치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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