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기사목록 
  2. 글자 작게 하기글자 크게 하기

김승열 변호사의 문화예술과 법

공정경쟁과 인권 측면에서 바라본 스포츠 경기규칙

스포츠 분쟁전문 중재기구 도입, 경기규칙 법철학적 연구 필요

글 | 김승열 변호사,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3-11 09:58

▲ 스포츠 분야에서 민주적인 의사수렴절차의 정립과 선수친화적인 방향으로 경기규칙의 제. 개정 작업이 이루어지고 나아가 국내 스포츠 분쟁관련 전문기구가 하루빨리 도입되어야 한다.

스포츠의 경기규칙은 해당 스포츠 분야에서 스스로 제정한 자치법규이다. 따라서 그 규칙은 스포츠 단체의 그 관할 범위 내에서 그 법적인 효력이 있다. 다만 해당 스포츠 규칙이 합리성이라는 일반법 원칙에 위반되어서는 아니된다. 또한 다른 분야의 자치법규정과 마찬가지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프로 골프 경기에서 골프선수는 경기 도중에 카트를 탈 수 없고 걸어서 이동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일반인과 달리 걷는 데에 어려움을 가진 신체 장애 프로선수에게도 동일한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공정한 경쟁이라는 스포츠 법정신에 맞을 것인가? 물론 이 문제는 또한 해당 장애 프로선수의 인권문제와도 관련성을 가지게 된다. 이에 대하여 미국의 연방 대법원은 과거 명쾌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신체적 결함으로 인하여 걷는 데에 장애가 있는 프로선수에게 일반 프로선수와 동일하게 걷도록 강제하는 것은 공정경쟁에 반하고 나아가 해당 선수의 인권에 대한 침해라는 취지의 판결이었다. 이 판결로서 이후 장애 프로골프 선수는 카트를 타고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즉 스포츠 규칙이 자치 법규이지만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부분에 대하여는 그 법적 구속력을 제한한 대표적인 판결이었다.  

양다리를 절단하여 탄소섬유재질로 된 보철다리를 한 육상선수가 장애인 경기가 아닌 비장애인 일반 육상 경기에 참가할 수 있을 것인가? 선천적으로 양다리에 종아리뼈가 없어서 생후 11개월에 양다리를 절단한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바로 그 예이다. 보철다리가 에너지소비율을 향상한다는 항의 등이 있었으나, 국제 스포츠 중재재판소(CAS)는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그의 비장애인 육상경기의 출전을 최종적으로허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최근에는 성전환 선수의 경기 출전자격이 논란이 된 바 있었다. 즉 성 소수자로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여자선수가 여자경기에 출전할 자격이 있느냐가 문제가 되었다. 그 반대의 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하여 2004년에 국제 올림픽위원회(IOC)는 스톡홀름 합의문에서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출전할 수 있음을 선언하고 나아가 2015년에는 좀 더 자세한 세부규정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국제올림픽위원회( IOC)가 관장하는 올림픽 경기 등 국제 대회에서 성전환자가 일정한 조건하에서 경기에 출전할 권리를 보장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이 부분은 좀 더 성전환자의 인권측면에서 더욱 더 보완될 것이다

그렇다면 일정한 스포츠 경기에서 새로운 행위 시도는 어느 범위내에서 해당 규칙에서 허용되는 행위일까? 아니면 규칙에 위반되는 실격인 행위가 될 것인가? 이는 새로운 행위가 시도되고 실제로 이루어지는 경기의 담당 심판이 1차적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 판정에 이의가 있으면 이에 대한 일반적인 관할권이 있는 국제 스포츠 중재재판소(CAS)에서 이를 최종적으로 판정하게 된다. 아시다 시피 국제 올림픽위원회( IOC)는 자체 관할 범위 내에 있는 모든 스포츠 관련 분쟁 즉 선수자격, 심판판정, 도핑 등분쟁에 관하여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CAS)에서 최종적인 판정 권한을 가지도록 회칙 등에 명시적으로 이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스포츠 분쟁 사안이 발생하게 되면 국제스포츠 중재재판소(CAS)가 이에 대한  최종 판정을 하게 될 것이다.  

수십년전에 높이뛰기에서 그간의 관행과는 달리 옆으로 누워서 뛰어 넘기를 시도한 선수가 있었다. 당시 이러한 시도가 규칙 내에서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행위로 허용될 것인지 아니면 경기규칙에 반하는 행위로서 실격처리가 되어야 할 것인지 논란이 되었다. 이는 경기규칙에 관한 구체적 분쟁해결문제이기도 하지만 그 저변에는 법철학적인 과제라고도 볼수 있다. 어쨋든 스포츠 선수들에게 이러한 새로운 시도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시도로 긍정적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경기 규칙에 반하는 불공정하고 부당한 경쟁행위로 볼 것인지가 문제가 된 것이다. 물론 이 건의 경우는 혁신적 시도로 보아 허용되었다. 그 결과 이제는 높이뛰기 경기에서 모든 선수들의 동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화된 동작이 되었다. 또 다른 예는 골프에서 배꼽퍼터의 사용이다. 배꼽퍼터는 초기에는 이를 허용하였다. 그러나 이후 일반 퍼터의 경우는 고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퍼팅이 이루어지는 반면에 배꼽퍼터의 경우는 고정된 상태에서 퍼팅이 이루어짐으로써 공정한 경쟁에 반한다는 논란이 끊이질 아니하였다. 마침내 이러한 비판이 받아들여져 배꼽퍼터의 사용이 금지되었다. 물론 배꼽퍼터를 사용하되 선수의 팔 이외의 신체의 일부에 고정되지 아니하면 여전히 이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이와 같이 경기규칙은 공정한 경쟁과 인권이라는 두 개의 목표하에서 그 합리성을 심사하여 그 유효성과 그 법적 구속력이 판단되어 왔다. 

그간 전통적으로 상당히 엄격한 골프 규칙이 규칙개정을 통하여 2019년부터 상당부분 완화되었다. 이러한 규칙완화는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일부 규칙에 관하여는 여전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리키 파울러 선수가 공을 드롭함에 있어서 종전규정에 따라 어깨높이에서 드롭하여 이런 행위가 규칙위반이라는 이유로 벌타를 받았기 때문이다. 현행 규정은 종전규정과는 달리 선수의 무릎 높이에서 공을 드롭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선수의 어깨높이에서 공을 드롭한 것은 오히려 더 공정하게 공을 드롭한 것이니 이를 개정된 골프규칙위배라고 보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면 더스틴 토마스 선수가 경기 도중 아이언 채가 부러지는 상황이 발생되었다. 그런데 바뀐 규칙에 의하면 경기도중 골프채는 어떠한 경우에도 교체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해당 번호의 아이언채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중세시대도 아니고 고의가 아니라 선수가 경기 도중에 우발적으로 장비가 부러졌는데도 장비의 교체없이 마냥 장비없이 게임에 임하라는 것이 과연 공정경쟁에 부합할 것인가 하는 점이 화두가 되었다. 특히 해당 선수는 너무 황당하여 현행 규칙의 경직된 규칙시행에 강하게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이와 같이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는 규칙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규정을 다소 지나치게 경직되게 집행하는 행위는 일견 보기에도 다소 불합리한 면이 있어 보인다. 기본적으로 스포츠 경기 규칙은 공정한 경쟁 등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한 선수들의 경기력향상을 위하여 좀더 자율성과 유연성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 사안은 스포츠의 자치 법규인 스포츠 경기 규칙 등의 제. 개정 절차에서 좀 더 민주적인 의사 수렴 과정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스포츠 경기규칙이 선수가 아닌 협회 관계자 들에 의하여 선수들의 다양한 의견 수렴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잘못된 관행은 이제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즉 스포츠 분야에서도 좀 더 선수 친화적이고 또한 선수들의 주도하에 선수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방향으로 경기규칙이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 사안들을 보면 스포츠 분야에서 의외로 선수와 협회 등과의 사이에  원할한 의사소통이 미흡하고 민주적 자율 규제 내지 통제시스템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차제에 각종 스포츠 분야에서 선수보다는 협회 차원 등의 이익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행여 선수들의 인권 등이 침해되거나 스포츠규칙의 기본취지나 그 정신이 훼손되는 점이 없는지를 다시 한번 재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더 놀라운 점은 이와 같은 스포츠 분쟁을 해결할 전문기구가 우리나라에는 없다는 점이다. 이는 실로 놀랍고 또한 안타까운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과거 한때에 국내에도 스포츠 중재 전문 기구가 설립되어 운영되기도 한 적이 있었으나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폐지된 이후에 지금까지 마냥 방치되고 있다. 이는 스포츠 산업이 미래의 유망산업으로 각광받고 있어 그 어느 분야보다도 범국가적인 역량을 모두 집중하여야 할 중대 시점에 실로 한심스럽다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국내에 스포츠 분쟁전문기구가 없다 보니 스포츠 관련 분쟁이 생기면 거의 대다수가 스위스에 있는 CAS에 가야 하는 현실은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그리고 스포츠 업계 내에서 스포츠 법규칙이나 기타 여러 부문에 걸쳐 아직도 남아 있는 일부 민주적 절차 위배 또는 인권 침해적인 규정과 관행 등도 차제에 전면적으로 정비되어야 한다. 이들 문제들은 선수와 협회 그리고 스포츠 산업종사자들 뿐만 아니라 정부까지 다같이 참여하여 범사회적 차원에서 이를 해결하여야 한다. 이들 문제에 대하여 좀더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이를 해소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이야말로 국내 스포츠산업의 글로벌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아울러 법학적인 측면에서도 이제는 구체적인 분쟁해결중심의 스포츠 실증법학 연구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근원적인 법철학적인 관점에서 스포츠 법에 접근하고 이를 연구하는 법학자들이 많이 나와야 할 것이다.  특히 스포츠 규칙 등을 근원적인 법철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하여 스포츠 법학의 법철학적 토대를 세우고 나아가 스포츠 관련 법 규정의 미래 방향도 아울러 제시하는 새롭게 유망한 법 분야중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스포츠 법철학분야의 연구 활성화를 감히 기대해 본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김승열 변호사,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KAIST 겸직 교수
⊙ 55세, 서울대 법학과 졸업. 美 보스턴대 국제금융법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 법과대학 LL.M.
⊙ 사법시험 합격(24회), 환경부·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금융위 자금세탁방지정책위원, 미국 뉴욕주 Paul, Weiss 변호사,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 산하 지식재산활용전문위원장 역임. 現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대한중재인협회 수석 부협회장(PRESIDENT ELEC)

등록일 : 2019-03-11 09:58   |  수정일 : 2019-03-11 09:58
  1. 프린트하기 
  2. 기사목록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NS 로그인
  • 페이스북 로그인
  • 카톡 로그인
  • 조선미디어 통합회원 로그인
  • pub 로그인
댓글을 입력해주세요.
마음챙김 명상 클래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