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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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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반출된 고천문(古天文) 유물들

300년 전 제작한 간평의, 그때도 이상기후로 피해 막심
천문의 이치를 알아 세상을 이롭게 하려던 선조들의 노력
간평의, 천지도, 혼천총성열차분야지도 등 국외 소재
고천문 역사를 집대성할 역사박물관 필요
문화유산회복재단 ‘파리천문대’ 등 특별열람 진행

글 | 이상근 재단법인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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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한 간의(簡儀), 기술이 정교하여 복원에도 수 십년이 걸렸다함. 한국천문연구원 전시

올해는 무술년(戊戌年)이다. 폭염으로 기상청의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이에 ‘기상이변’이라고 한다. 그런데 300년 전 무술년, 숙종 44년인 1718년에도 극심한 가뭄으로 백성들은 굶주리고 전염병이 창궐하였다. 이에 임금은 감선(減膳)이라 하여 수라상의 음식을 줄였다고 한다. 당시 기록을 살펴보자.

 
<조선 숙종 44년, 무술년(戊戌年), 1718년>
 
4월 1일
• 전염병이 만연하므로 북교(北郊)에서 여제(厲祭)를 지내고, 민충단(愍忠壇)에 제사지냄.
5월 1일
• 민진후(閔震厚)가 기근과 전염병 등의 재해에 대응하는 방안을 아룀.
5월 25일
• 가뭄이 심하므로 임금이 정전(正殿)을 피하고 감선(減膳)하고자 함.
6월 6일
• 두 달 동안 가물어 기근과 전염병이 크게 일어나 한성과 외방의 병민(兵民) 가운데 사망자가 잇따름.
6월 13일
• 관상감(觀象監)으로 하여금 중성의(中星儀) · 간평의(簡平儀)를 만들게 함.
7월 1일
• 전염병으로 사망한 도성민들의 시체가 방치되어 있다 하여 한성부로 하여금 낭관(郎官)과 부장(部將) 1명씩을 정하여 전담시켜 매장하도록 함.
9월 21일
• 경기 각 고을에 염병(染病)을 앓는 자가 2,750명, 사망자가 1,384명임.

실록 중에 눈에 띄는 대목이 <6월 13일  관상감(觀象監)으로 하여금 중성의(中星儀) · 간평의(簡平儀)를 만들게 했다>는 점이다.
 
이때 제작한 간평의가 서울역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조선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하여 사용한 이 간평의는 조선 후기의 서양 천문학 지식을 알려주므로 과학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그러면 현재처럼 과학적 측정기구가 부족할 당시 선조들이 하늘의 변화 이치를 알고자 했던 천문기구나 기록은 얼마나 있을까? 
 
천상열차분야지도, 간의, 앙부일구 등 전해져와
 
대표적인 하늘 관측기구로는 세종 때 제작한 간의(簡儀)가 있다. 1432년 장영실, 이천이 중국에서 전해져 오던 혼천의의 결합을 보충하고 당시 최고 수준이던 아라비아의 천문기구을 참고하여 독창적으로 제작하여 주로 사용한 관측기구이다. 당시 경복궁 경회루 북쪽에 간의를 설치하였는데 규모가 높이 31자, 너비 32자, 길이 47자로 대규모 시설이었다. 이렇게 설치돤 간의를 통해 매일 밤 5명의 천문관이 하늘을 관측하여 그 결과를 임금에게 보고하였다한다.
 
경복궁 외에도 창경궁과 한양 북부 광화방(현재 계동일대)에도 설치되었으나 사라지고 현재는 간의대만 남아있다.
 
대표적인 천문도(天文圖)는 태조 4년인 1395년에 제작한 천상열차분야지도가 있다. 이는 중국의 〈순우천문도 淳祐天文圖〉(1247) 다음으로 세계에서 오래된 것으로 고구려에서 제작한 천문도를 바탕으로 돌에 새긴 석각본이다.
 
시간 측정기구로는 규표(圭表)와 해시계인 앙구일부(仰釜日晷), 천평일구, 일성정시의 등이 있다.  이 중에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는 세종 19년인 1437년에 처음 제작된 것으로 세종이 직접 연구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조선의 천문은 어떻게 발전하였나?
 
조선은 개국과 함께 천상열차분야지도(1395년), 혼일강리역대국도(1402년), 간의(1432년), 자격루(1434년), 측우기(1442년) 등 천문, 기상, 지리 관련 연구를 집중하여 역사적으로 큰 성과를 이루었다. 이에 대해 한국천문연구원 김상혁 고천문연구센터장은 “천문학이 발전한 것은 원나라로 당시 원은 아라비아의 천문학을 수용하여 고려에 전수하였다. 고려를 계승한 조선은 원나라의 천문학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천문분야를 열어갔지만, 원나라를 부정한 명나라는 이를 계승하지 못함으로 조선 개국 초기인 15세기에는 조선의 천문학이 높은 수준에 있었다.”고 한다.
 
왕조시대 천문의 이치를 안다는 것은 곧 왕권과 직결되는 문제로 태조는 집권하자마자 ‘천상열차분야지도’라는 하늘의 지도를 제작하고 태종은 집권 2년차에 세계 지도인 ‘혼일강리역대국도’를 제작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요 고천문(古天文) 유물 국외로 반출 당해
 
고천문학을 연구하는 대구가톨릭대학교 이기원 교수는 유럽에 소재한 유물에 대해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다.
 
연번
유물 명칭
소장처
출처
01
Copper sundial
Paris Observatory, Paris
DS2004
02
Astronomical ruler
Paris Observatory, Paris
DS2004
03
Planisphere
Paris Observatory, Paris
DS2004
04
天地圖 (COR.I.329)
Ecole des Langues Orientals, Paris
CM1894
05
天象列次分野之圖
1. Ecole des Langues Orientals, Paris
2. Paris Observatory, Paris
3. BnF3, Paris (MSS or coréen 3470)
CM1894
06
渾天總星列次分野之圖
Paris Observatory, Paris
CM1894
07
星辰圖
BnF3, Paris
CM1894
 
Paris Observatory : 파리천문대
Ecole des Langues Orientals : 파리대학(동양어학과)
BnF : 프랑스 국립도서관
DS2004 : Débarbat, Susanne, 2004, Korean Instruments Preserved in the Paris Observatory Collections, in Astronomical Instruments and Archives from the Asia-Pacific Region ed. W. Orchiston, F. R. Stephenson, S. Débarbat, I.-S., Nha, Yonsei University Press, Seoul
CM1894 : Courant, M., 1894, Bibliographie Coréene, Ernest Leroux, Paris
 
이외에도 일본, 영국, 중국 등지에도 소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천문(古天文) 역사박물관’ 없어 집대성 어려워
 
한국의 천문 유물은 삼국시대로 거슬러간다. 조선 태조의 천상열차분야지도는 고구려의 천문도를 바탕으로 한 것이고. 신라는 첨성대, 물시계, 해시계를 발전시켰다. 고려 시대에도 첨성대와 해시계 등을 사용하였고 조선에 이르러서는 혼천의 등 천체관측기구, 시간 측정기인 해시계, 자격루와  별자리 지도인 천문도를 제작하였다. 기상관측기구인 측우기는 당시로는 파격적으로 전국 344곳에 설치하였으나 임진전쟁 때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천문유물을 집대성할 역사박물관이 없다는 사실은 다소 충격적이다. 현재 국내 천문대는 국립중앙과학관을 비롯하여 30여 곳이 있고, 사설 천문대와 관측기구가 설치된 청소년 수련시설까지 20여 곳이 있다. 하지만 역사박물관은 단 한곳도 없다.
 
이에 한국천문연구원에서는 고천문역사박물관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신청한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중단하는 바람에 표류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문화유산회복재단 ‘파리천문대’ 등 특별열람 진행
 
문화유산회복재단은 수년전부터 파리천문대 등지에 소재한 간평의, 해시계 등을 추적 조사하여왔다. 그 결과 오는 10월 파리 천문대로부터 특별열람을 허락을 얻어 고천문 연구가, 조선왕실관계자들과 함께 방문, 조사와 연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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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문연구원에서 문화유산회복재단, 대전시 관계자들이 고천문(古天文)토론 후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8-16 09:50   |  수정일 : 2018-08-1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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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사진

이상근 재단법인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대한불교조계종중앙신도회 사무총장
사단법인 날마다좋은날 상임이사
조선왕실의궤환수위 실행위원장
서울시문화재찾기시민위원 등 역임

(현)문화재환수국제연대 상임대표
(현)명원문화재단 이사
(현)재단법인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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