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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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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아의 책갈피]
꼰대 되지 않으려면…

배리 슈워츠 《우리는 왜 일하는가》

글 | 최인아 최인아책방 대표

우리는 인생에서 아주 오랜 시간을 일하면서 보낸다. 그런 만큼 ‘왜 일하는가’라는 질문은 매우 중요하지만 우리는 이 질문을 잘 하지 않는다. 답이 너무 빤해서일까.

“먹고살아야 하니까”라는 답.

물론 건물주 부모를 두지 않는 이상 일을 해야 돈이 생긴다. 그럼 부자가 되면 일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 하지만 세상엔 돈이 많아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 보자. ‘일이란 뭘까’라고. 왜 일하느냐는 질문에 답할 때처럼 답이 간단하지는 않다. “일? 그야 돈이지”라고 쉽게 끝낼 수가 없다. 일에는 돈 말고도 뭔가가 더 있는 게 아닐까?

아닌 게 아니라 우리는 일을 통해 도전하고 성취하며 재미를 느끼고 몰입한다. 의미와 보람을 느끼고 진한 동료애도 경험한다. 일하는 모든 순간 이런 것은 아니지만 확실한 것은, 일을 하면서 이런 즐거움을 맛본다는 거다. 사람에 따라서는 돈보다도 이런 즐거움을 앞세우기도 한다.

그런데 어쩌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일을 곧 돈으로 여기게 된 걸까? 바로 이 질문이 이 책을 관통하는 질문이며 주제다. 저자 배리 슈워츠는, 우리가 일을 곧 돈이라고 여기게 된 것, 돈 때문에 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야말로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가 우리에게 주입한 잘못된 이념이고 프레임이라고 주장한다. 그중에서도 애덤 스미스의 영향이 지대하다고.

애덤 스미스는,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고 가급적 편하게 살고자 하므로 보상이 같다면 열심히 일하려 들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이 그 유명한 분업론을 낳았다. 사람들은 돈 때문에 일하지 그 외엔 의미를 두지 않고, 또한 일이 가져올 결과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므로 업무를 단순하고 쉽게 반복할 수 있도록 작은 단위로 나누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일을 잘게 쪼개면 생산성이 높아져서 일거양득이었다. 애덤 스미스의 이런 생각은 프레더릭 테일러 같은 자본주의의 후예들에게로 이어져 ‘과학적 관리법’으로 이어졌고 인센티브 같은 보상제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프레임으로 발전했다.

그러니까 만약 당신이 더 많은 일을 하거나 높은 퍼포먼스를 올린 후 당연하게 인센티브를 요구하거나 인센티브가 있는 일을 우선으로, 더 열심히 하려 든다면 당신 역시 300년 전 애덤 스미스의 영향 속에 살고 있다는 방증이다.

조금 다른 얘기를 해 보자. 요즘 나의 화두는 ‘꼰대 되지 않기’다. 꼰대를 좋아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으니까. 그렇다면 왜 꼰대가 되는 걸까? 나는 성장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더 공부하거나 고민하지 않고 예전에 알게 된 것만을 옳다고 주장하며 고여 있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꼰대가 되고 만다.

어릴 때는 학년이 높아지고 상급 학교에 진학하면서 성장한다. 학교를 졸업한 후엔 무얼 통해 성장할까? 일이다. 우리는 일을 통해 성장한다. 업무 능력이 쌓이는 것은 물론,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일하면서 갈등도 겪고 이해도 커지면서 ‘사람’이 되어간다. 그뿐인가. 도전하고 실패하고 성공하는 사이 ‘면역력’이 높아지고 그릇이 커진다. 관계도 일을 통해 맺는다. 좋은 사람, 존경할 만한 사람, 배울 만한 사람도 모두 일을 통해 만나고, 운이 좋으면 뜻을 같이하는 친구를 얻기도 한다. 우리는 오로지 돈만 보고 일하는 것이 아니며 일에는 돈 말고도 소중한 것이 많다는 말이다.

요즘은 가성비를 많이들 따진다. 그렇다면 물어보자. 일을 통해 오로지 돈만 취하는 것이 가성비가 높을까? 아니면 성취감이나 보람, 의미 같은 것들도 같이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 가성비가 높을까? 즉, 당신은 어떤 태도와 시선으로 일을 대하고 싶은가? 당신은 여전히 애덤 스미스의 후예로 그를 추종하려는가? 아니면 당신 자신의 생각으로 일과 관계를 맺을 것인가? 잠시 업무와 떠나는 휴가철인 만큼 생각해 보기 바란다. 당신에게 일은 무엇인지, 무엇이 당신을 일하게 하는지.

글쓴이 최인아는 강남 한복판에 자리한 ‘최인아책방’의 대표로, ‘책방마님’으로 불립니다.
카피라이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거쳐 제일기획 부사장을 지냈습니다.
최근엔 ‘혼자의 서재’를 열어 ‘혼자력’과 ‘사색력’을 모색하고 전파합니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8-0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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