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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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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여자대표팀의 색다른 매력 사투리, "야가 막고, 쟈를 치우고"

글 | 이상흔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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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대부분이 의성 출신으로 구성된 한국 컬링 여자대표팀. 이들이 경기장에서 쏟아내는 경북 북부 지방 사투리도 화제다./ 뉴시스

한국 컬링 여자대표팀들이 세계 1, 2, 4, 5위를 연달아 누르면서 평창올림픽 깜짝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랭킹 8위인 우리 대표팀은 예선 첫 경기에서 세계 1위 캐나다를 물리치면서 파란을 예고했고, 이후 세계 2위 스위스, 4위 영국에 이어 강호 스웨덴까지 격파하며 예선 공동 1위에 올라섰다. 
 
인터넷에서는 우리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쏟아내는 강한 억양의 경상도 사투리도 화제가 되고 있다. 컬링 국가대표 5명의 선수 가운데 막내 김초희 선수를 제외한 김은정·김영미·김선영·김경애 선수 등 네 명이 의성여고 출신이다. 김영미와 김경애 선수는 친자매다.
 
이들은 경기 도중 진한 경상도 억양으로  "끝까지 가" "기다려" "좀만더" 라고 외치는가 하면,  "이러케가 좋긴 한데",  "야(이게)가 막고, 쟈(저게)를 치우고" "하나만 밀어노코~" 라며 사투리로 작전회의를 한다. 우리 선수들이 사투리로 작전회의를 하면 경상도 출신인 이슬비 SBS 해설위원이  TV시청자를 위해 다시 설명해주기도 한다.  
 
컬링 대표팀이 쓰는 말은 의성 사투리지만, 좀 더 넓게는 안동 방언 권역에 넣을 수 있고, 더 넓게는 경북 북부 방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경북 북부 지역 사투리는 TV드라마나 영화 등에 거의 노출이 되지 않기 때문에 타 지역 사람들은 그 특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TV드라마나 영화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경상도 방언은 대부분 부산·경남 사투리로 영화 ‘친구’에서 듣는 말이 이 지역 말이다. 말끝에 “~아이가”처럼 ‘아이가’란 단어를 집어넣는 경향이 있고, ‘세무서’ ‘중학교’ 같은 단어를 발음할 때 가운데 발음을 약간 올리며 처음과 끝이 처지는 특징을 보인다.
 
흔히 경상도 사람보고 ‘쌀’과 ‘살’의 발음을 구별 못 한다고 하는데 경상도 전역이 그렇지 않고 밀양, 양산을 중심으로 하는 경남 지역에서 이 발음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경상도 다른 지역은 ‘쌀’과 ‘살’의 발음을 비교적 정확하게 발음한다.
 
경북 말은 크게는 대구권과 경북 북부권으로 나뉘지만 세부적으로는 지역적 특색이 조금씩 다르다. 대구와 경주는 역사적으로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억양이 상당히 비슷하다. 이쪽 지방의 말은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지적했듯이 ‘~능교’형의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인교’, ‘했능교’ 식으로 끝이 ‘~능교’로 끝이 난다. 대구 말의 또 하나 특징은 ‘언지예’ ‘어데예’ ‘했지예’처럼 끝이 ‘예’자로 끝나는 데, 이런 말투는 경상북도 북부 지방에서는 들을 수 없다.
 
충청도와 가까운 상주 지역의 말은 경상북도 전체를 통틀어 가장 독특한 말투를 쓰는 지역이다. 말끝에 ‘~했어여’처럼 ‘여’를 붙이는 특징이 있다. 경북 중에서도 김천이나 구미 지역 사람들은 말할 때 ‘으’ 와 ‘어’ 발음을 잘 구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안동을 중심으로 예천, 문경, 의성, 봉화, 영주, 청송 등 경북 북부 지방 말은 ‘~니껴’형이라고 할 수 있다. 컬링 여자대표 선수들이 바로 이 경북 북부 지역의 사투리를 쓰고 있다. “밥 잡수셨습니까”는 “밥 자셨니껴”가 된다.
 
경북 북부 지방 사투리가 독특한 느낌을 갖는 것은 억양 때문이다. 단어의 강세는 단어 앞부분에 온다. ‘중학교’ ‘고등어’ ‘세무서’를 발음할 때는 단어의 앞부분인 ‘중’‘고’‘세’에다 강세를 둔다.
 
이처럼 앞부분에 강세가 오는 경북 북부 지방의 억양은 매우 독특해서 경상도 다른 지역과도 아주 다르게 들리게 된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정치인 중에는 영주 출신의 홍사덕 전 의원이 쓰는 말이 전형적인 경북 북부 억양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밖에 경북 북부 지방은 ‘고추’를 ‘꼬치’라고 할 만큼 된소리 발음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할 지’ 등의 연결형은 ‘~할 동’처럼 ‘동’이란 말을 쓴다. 우리 고 시조 중에 ‘올 동 말 동 하여라’란 구절이 있는데 꼭 같은 표현이다.
 
우리나라의 사투리의 억양은 산과 강을 경계로 서울,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함경도, 평안도, 제주도 지역에서 각자의 특성이 강하게 나타나지만, 사용하는 단어는 농경문화의 영향에 따라 동서를 포함하는 좀 더 넓은 권역까지 공유하는 경향이 있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2-20 09:19   |  수정일 : 2018-02-2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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