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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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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헌의 다시 짚어보는 우리 역사(49)]
4세기 백제의 대외 진출,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나?

한국사 교과서, 이대로 가르쳐서는 안 된다.

글 | 김병헌 동국대학교 동국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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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사기』 백제 근초고왕 부분

현행 한국사 교과서에는 4세기 백제 근초고왕(近肖古王:재위 346∼375)의 업적으로 대외 진출을 서술하고 있다. 그런데, 교과서를 보면 이 부분의 서술도 참으로 다양하다. 먼저 지도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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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교과서는 요서 지방으로는 진출, 산둥, 동진, 왜의 규슈와는 교류로 표시하였다. 하지만, 지도의 표시와는 달리 교학사와 천재교육은 산둥과의 교류에 대한 본문 서술이 없으며, 리베르스쿨은 요서 진출에 대한 서술이 없다. 요서 진출에 대해서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기록이 없고 이를 기록한 중국 사서(史書)에 대한 논란이 있다. 그러면서도 동아출판을 제외한 모든 교과서 지도에는 요서 진출을 표시하고 일부는 본문에도 서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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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교과서는 산둥과의 교류를 지도에도 표시하지 않고 본문에도 서술하지 않았다. 또, 요서진출에 대해서 미래엔과 비상교육은 본문에 ‘요서 진출’로 서술하였으나, 지학사는 이설(異說)이 있다는 서술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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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지도에는 모두 요서 진출로 표시하였으나 금성출판사는 교류 관계로 표시하였으며, 동아출판사는 유일하게 요서 진출을 지도에 표시하지 않았다. 대신 ‘요서경략설’에 대해 “백제가 요서 지방에 진출하여 진평군, 백제군 등을 설치했다는 주장이다. ’송서‘, ’양서‘ 등 중국 남조 역사서에 바탕을 둔 이 주장을 놓고 많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을 붙였다.
 
다음은 본문 서술 부분이다.
 
리베르스쿨
백제는 중국의 요서 지역으로 진출하고, 중국의 산둥 반도, 일본의 규슈 지역과 교류하여 중국과 왜를 잇는 동아시아 국제 교역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다.(35)
교학사
또한, 중국의 요서 지방까지 진출하였으며 남조의 동진, 왜와 교류하였다.(27)
천재교육
중국의 정세가 혼란한 틈을 타 황해를 건너 요서 지방까지 진출하였으며, 남조의 동진과 통교하고, 일본의 규슈 지역과도 교류하였다.(28)
미래엔
또한, 백제는 동진과 국교를 맺었으며 요서에 진출하고 규슈와 교류하는 등 활발한 대외 활동을 벌였다.(23)
비상교육
한편, 중국의 동진, 왜의 규슈 지방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으며, 중국의 요서 지방에 진출하는 등 활발한 대외 활동을 벌였다.(31)
지학사
또한 중국의 남조, 가야, 왜 등과 교류하였다. 요서 진출에 대해서는 이설이 있다.(32)
금성출판사
이를 토대로 중국 동진과 외교 관계를 맺고, 남중국에서 한반도를 거쳐 일본까지 이어지는 백제 중심의 해상 교역권을 확립하였다.
동아출판
밖으로는 중국의 동진, 왜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다.(26)

분문 서술은 얼핏 별 차이가 없는 듯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다. 지도에 표시된 부분은 앞에서 언급하였으니 여기서는 서술의 차이를 보도록 한다.
 
리베르스쿨, 천재교육은 일본의 규슈, 비상교육은 왜의 규슈, 미래엔은 규슈라 하여 규슈와의 교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교학사, 지학사, 동아출판은 왜라고 하여 그 범위가 넓어졌으며, 금성출판사는 교류 여부를 명시하지 않고 일본까지 이어지는 해상 교역권 확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대부분의 교과서가 교류라고 한 반면, 비상교육과 동아출판은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다.’고 하였다. 교류와 우호적인 관계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음은 모든 지도에 표시된 동진과의 교류 부분이다. 동진(東晋:317-419)은 진(晉)의 후반에 해당하는 왕조로 백제 근초고왕(재위 346-375) 시대와 겹친다. 이 시기 동진(東晋)에서는 천하의 명필 왕희지(王羲之)가 등장하여 지금까지도 한중일 삼국 서예에 크나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반면, 남조(南朝:(420~589)는 동진(東晋)이 망한 후 화남(華南)에 한족(漢族)이 세운 송(宋), 제(齊), 양(梁), 진(陳) 네 나라를 일컫는 것으로 근초고왕과는 시기가 어긋난다. 따라서, ‘남조의 동진’이라 쓴 교학사와 천재교육, ‘남조’라고 쓴 지학사의 서술은 오류임을 알 수 있다.
 
고등학교 한국사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역사 교과서다. 당연히 고등학생 수준에 맞는 내용을 수록하여 어느 교과서를 보든지 이해하는데 별 무리가 없어야 한다. 하지만, 4세기 백제의 대외 진출 지도를 보고 있노라면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하물며, 고대사에 대한 선지식이 없는 학생들은 얼마나 혼란스러울까 싶다. 어차피 학생들은 어느 것이든 한 가지만 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다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1-02 09:09   |  수정일 : 2018-01-0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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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헌 동국대학교 동국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
동국대학교 동국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학사/석사/박사수료
동국대학교 대학원 사학과 박사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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