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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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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 뒤의 골프...준비된 자만이 우승 트로피 안는다

글 |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전 스포츠조선 부국장

1896년 2월 11일, 고종의 아관망명(俄館亡命)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일부 사학자들은 임금이 도성을 떠나지 않았다고 해서 ‘파천’이 아닌 ‘망명’으로 고쳐 부른다. 아관망명은 철저한 사전준비 덕분이었다.
   
   고종은 일단 친일 성향 친위대의 경복궁 수비를 약화시키기 위해 1896년 1월 27일, 의병을 일으키라는 밀지를 팔도에 발령했다. 이에 전국의 의병장들이 일제히 의병을 일으켜 2월 초 700여명의 친위대들이 의병 진압차 지방으로 향해 서울의 궁궐 수비는 허술해질 수밖에 없었다.
   
   또한 고종은 망명 전 며칠 동안 밤낮없이 상궁과 나인들로 하여금 교자를 타고 궐문을 드나들게 하며 검문할 경우 자주 마찰을 빚게 했다. 그러자 포도청에서는 아예 여성용 교자 검문을 금지시켰다. 이 덕분에 상궁 차림을 한 고종과 왕세자(순종)는 안전하게 경복궁을 빠져 나갈 수 있었다.
   
   골프에서도 마찬가지다. 긴 연휴가 끝난 10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각종 골프 모임에서는 납회를 겸한 자체 대회를 갖는다. 저마다 좋은 스코어를 벼르고 있지만 우승 트로피의 임자는 철저하게 준비한 사람의 몫이다. 몇 년 전 5개 팀으로 이뤄진 고교 동창의 골프 모임에서 대회를 가졌는데 우승 상품이 푸짐했다. 나는 일주일 동안 술을 삼가고 연습장에도 세 번이나 가며 칼을 갈았다. 이 덕분에 우승-메달리스트-니어리스트 3관왕에 롱기스트 2위를 차지했다.
   
   얼마 전 7개 팀이 참석하는 대학 동창 골프대회가 있었다. 열흘간 나름대로 준비를 철저히 했다. 저녁 모임을 자제하고 세 번의 연습장행, 그리고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에서 한 번의 사전 라운드를 해 내심 우승 등 2~3관왕을 노렸다. 하지만 대회 당일 전반 9홀 내내 짙은 안개 속 플레이로 인해 두 차례 결정 미스를 범하며 우승을 놓쳤다. 그러나 롱기스트 1위에, 메달리스트와 니어리스트 각 2위를 차지해 ‘꿩 대신 닭’의 아쉬움을 달랬다.
   
   맹사성(1360~1438)은 황희(1363~1452)에 못지않은 고려 말~조선 초의 훌륭한 재상이었는데, 왜 영의정에 오르지 못했을까? 황희가 18년간이나 영의정을 지내는 바람에 맹사성은 이에 눌려 좌의정과 우의정까지만 벼슬이 올라갔다. 어느 골프 모임에서든 1인자인 황희가 있고, 2인자인 맹사성이 있다. 만약 내가 맹사성이라면 올해는 반드시 황희를 잡아 우승의 본때를 보이자.
   
   이렇게 하려면 며칠 동안 술을 삼가고 2~3일에 한 번씩 연습장을 찾아 샷을 다듬어야 한다. 라운드 전날은 숙면을 취해 다음날 가뿐하게 일어나야 한다. 골프장엔 프로들처럼 티오프 적어도 1시간30분 전에 도착해 가벼운 식사를 하고 5~10분 퍼팅 연습으로 실전 감각을 단단히 익히자. 스트레칭으로 어깨 근육을 부드럽게 만드는 것은 당연한 준비 동작.
   
   그리고 1번홀에서 심호흡 몇 번으로 설레는 마음을 진정시켜 ‘굿 샷’을 날리면 우승은 떼어논 당상이다. 물론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지나친 욕심은 금물이다. 예민한 플레이를 삼가고 동반자들과 즐겁게 운동을 하면 성적은 저절로 따라온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10-07 오전 11:04:00   |  수정일 : 2017-09-2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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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 2017-10-10 )  답글보이기 찬성 : 1 반대 : 0
아마츄어 = 실력 49% + 운 51%
프로 = 실력 1% + 운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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